[민명기학원]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게 합격증이 열린다
요즘 한국의 정치 상황을 보노라면, 우리 아이들이 누굴 보고 뭘 배울까 라는 염려가 생긴다. 점점 깊어 가는 생각의 차이로 나라 전체가 편을 갈라 온전히 생사를 건 줄다리기와 같은 편싸움에 나선 형국이다. ‘오징어 게임’에서 지면 죽는 상황에서 모든 힘과 모략을 올인하는 처절한 줄다리기와 다를 바 없다.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당파의 이익을 위해서는, 아니 살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나 행동은 금지된다.
그러나 우리 고국에는 다른 사람들도 있다. 아내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한국의 이재철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다며 전해준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 목사님은 정해진 정년이 있음에도 후진을 위해 조기 은퇴를 하고 시골 마을로 가 살고 계신다. 5백년 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하고 감나무가 많아 감나무골이라고 부르는 지역이란다.
이 마을의 중앙에는 5백년된 느티나무가 아직도 건강하게 위용을 자랑하며 서있는데, 몇 사람이 팔을 벌려 둘러서야 그 둘레가 채워질 정도이다. 이 목사님의 집 뒤편에는 감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중간의 몸통 부분이 썩어가 시름시름 했다고 한다. 동네의 한 노인장에게 여쭈니, “감나무와 같이 열매를 맺어 사람들이나 동물들에게 자신을 내어 주는 유실수들은 백년이면 그 수명을 다 하니 베어 버리는 것이 좋다는 말씀이었다.
동네 한 복판의 크고 잘난 느티나무의 수령은 천년으로 보는데, 이 나무는 그늘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기도 하고, 열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작아 식용으로 널리 사용된 것은 아니다.
이 목사님 비유의 목적은 유실수들의 자신을 내어 주는 헌신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마치 우리 옛 어머님들의 젖가슴이 아이들에게 젖을 물려 키우시느라 축 늘어지고 흉해 보이는 것을 마다 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우리네 인간들의 죄를 사해 주시기 위해 십자가에 자신을 내어 주고 축 늘어져 돌아 가시면서도 “이제 다 이루었다”라고 하신 모습을 떠오르게도 한다. 우리가 예수님처럼 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그들이 나와는 생각이 다르고, 나를 미워하고 자신을 배반한 자들이라도—사랑하는 마음으로 품고 용서하고 하나가 되려 힘을 다 한다면, 우리 고국이나 미국의 그 큰 정파별/계층별/인종별 괴리를 메꿀 수 있지 않을까?
필자의 자녀들이 레이크 사이드 고등 학교에 재학 중일 때, 당시 교장이었던 버니 노 선생님이 학부모 회의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 자녀를 집에서 어떻게 교육하는 것이 좋겠냐고 묻는 한 학부모의 질문에, 이곳에 계신 분들은 많은 경우 사회에서 경제적이나 많은 다른 면에서 상당한 지위를 갖고 계실 겁니다.
자녀들에게 좋은 집이나 차, 비싼 의류나 가방 등에 마음을 빼았기도록 하기 보다는 주위의 다른 갖지 못한 삶들에게 관심을 갖고 배려하며 돕는 본보기를 보여 주시는 것이 댁의 자녀들이 존경받는 리더로 성장하는 일에 가장 큰 본보기일 것이라는 요지의 답변이었다. 필자의 희망이기는 하지만, 아마도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대학의 입학 사정관들이 학생을 뽑을 때 커뮤니티 서비스의 경력을 중요시하는 지도 모른다.
여하튼, 지난 칼럼을 이어가면, 사정관들이 지원자의 과외 활동 경력을 평가할 때, 보통 다음의 네가지 정도로 지원자들의 활동을 분류해 점수를 매긴다고 소개한 바 있다: 1. 국제적인 또는 전미국 단위의 경연 대회 등에서 우승을 하거나 상위권에 뽑힌 경우. 전미 수학 올림피아드 (USAMO)나 다른 분야의 올림피아
드 대회 또는 인텔 과학 경시, 전국적인 운동 분야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거나, RSI와 같은 지극히 선별적이고 경쟁이 심한 여름 프로그램에 뽑히거나 아주 특수한 활동 단체를 창립해 우수한 활동을 한 경우; 2. 주 단위의 운동 분야나 학문적 경연 대회 등에서 우승을 하거나 학교의 학생 회장, 모의 유엔이나 디베이트 팀
의 주장을 맡아 활약한 경우, 올 스테이트 오케스트라에 뽑힌 경우 등; 3. 학교나 디스트릭트 단위의 단체에서 총무나 재무 등을 맡아 일하거나 꾸준히 어떤 커뮤니티 서비스 활동 단체를 위해 기여한 경우; 4. 어떤 리더십 직책을 맡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비교적 열심히 한, 두 해라도 꾸준히 그 활동에 참가해 활동한 경우. 전체적으로, 명문대 합격자들의 경우는 만약 1번이 없다면 적어도 두개 정도의 2번 활동 경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위에서 언급한 1단계의 과외활동을 성취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가요 중에서, 이장희가 부른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라는 노래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인 “그댈 위해서라면, 나는 못할 게 없네, 별을 따다가 그대 두 손에 가득 드리리”라고 열창하는 허스키한 음색의 이장희를 배우라.
무슨 일에서나 마찬가지이지만, 과외 활동에서 괄목할만한 업적을 이루려면, 먼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열정(passion)이 있어야 한다. 로보틱스가 자신이 선택한 것이라면, 매주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며 꿈 속에서도 로보트의 어떤 점을 더 보강하고 어떤 부품이 최적인지를 팀원들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 종목에 대한 불타는 사랑이 있어야 하는 것은 지적할 필요도 없이 중요하다.
다음에는 그 일을 함에 있어 발생하는 어떤 고난과 역경도 극복할 수 있는 끈기와 인내(grit and perseverance)가 있어야 한다. 위의 1/2 단계에서 괄목할만한 업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마도 고교 전 학년의 헌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 긴 시간 동안 시험이 활동과 겹치고, 몸이 아플 수도 있고, 남들처럼 가족 휴가에 동참할 수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장희의 노래처럼, “그댈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네”의 의지로 꾸준히 헌신하며,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서 그 분야를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으리라는 소망을 갖는 새해 아침이 되기를 기도한다. (www.ewaybellevu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