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학원] 공부 잘하는 법: 읽고 생각하고 쓰라
벌써 2025년도 훌쩍 거의 한 달이나 지나갔다. 일월(January)이라는 이름이 그리스의 신인 야누스(두 얼굴을 가진 신)에서 비롯되었고, 새해의 첫 달을 과거와 미래의 두 시간대를 동시에 담고 있는 기간으로 이름 지은 것이 아주 적절해 보인다고 옛 선인들의 지혜에 감탄한 것이 어제 같은데 벌써 이 달도 과거로 돌아 간다. 또 다시 반복되는 과거에서 배우고 현재에서 배움을 기반으로 새롭게 살아 가는 시간의 흐름이다.
작년 이맘 때 돌아 가신 어머님의 일주기를 맞으며, 한국에 있는 동생 가족들, 미국의 이곳 저곳에 있는 자녀들과 함께 어머님을 기리는 화상 추도 예배를 드렸다. 각자의 삶속에서 생전의 어머님과 가졌던 기억을 되살려 나누는 시간에 우리 직계 자녀들 뿐만이 아니라 손자 손녀들도 어머님에 대한 애틋한 기억을 나누는 것을 들으며 눈시울이 붉어 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상 나눔의 끝에는 그러한 어머님이 베풀어 주신 사랑과 헌신에 대한 기억들을 자신의 삶속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실천하며 살겠다는 다짐으로 맺어지는 것을 보며 어머님이 삶과 관계속에서 보여 주신 선한 영향력을 새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러한 회상의 유익에 대해 생각하노라니, 조던 피터슨 교수의 ‘읽은(배운) 것을 잘 기억하는 방법’에 관한 한대목이 떠올랐다. 요약하면, 강의를 들을 때, 교수가 강의하는 내용을 글자 그대로 받아 적느라 강의 내용을 놓치는 실수를 하지 말라. 시험 준비를 위해 또는 배움을 위해 책을 읽을 때, 어떤 내용을 외우기 위해 밑줄을 좍 긋거나 하이라잇을 하고 그 부분을 수도 없이 되풀이 해서 외우려 하지 마라.
그러기 보다는 읽고, 생각하고, 그 결과를 써 보는 순서를 따르는 것이 그 내용의 핵심을 머리속에 담는데 훨씬 유용하다는 제언이었다. 사실 필자의 경험으로도, 읽은 것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며, “왜”라고 질문을 하고 내가 알고 생각하던 것과 비교해 새롭게 가다듬어 써 본 지식은 거의 지혜로 변해 영구적으로 머리 속에 남는 것을 경험한 바라 좋은 제안이라고 동의했다.
이것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겪게 되는 대화와 받아들임의 방식에도 적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져 피터슨 교수의 '인생의 12가지 법칙' 중의 아홉번째 챕터인 “당신이 대화하는 사람에게서 무언가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Assume that the person you are listening to might know something you don’t)”가 떠올랐다.
이 책이 2018년에 출판될 때, 뉴욕 타임즈가 “현재 서방 세계에서 가장 대중에게 영향력이 큰 지성”이라고 극찬한 피터슨 교수의 아홉 번째 챕터는 앞선 챕터들과는 달리, 신화나 성서의 영향이라기 보다는 그의 임상 심리학자로서의 경험이 전반적인 논점을 이끌고 있다. 그가 자신의 환자들과 나눈 대화의 방식과 내용, 그 결과들을 기반으로 해서 얻은 결론에 의하면 대화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듣는 것이다.
즉, 대화 속에서 상대의 말, 제스처나 얼굴 표정을 주의 깊게 바라 보며 경청하는 것은 당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의 개인적 경험을 존중하는 것이다. 당신은 대화의 상대방이 하는 말들이 그의 인생 속에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조심스럽고 사려 깊으며 진실된 결론에 다다른 말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
당신은 말하는 사람이 겪은 것과 같은 수고를 겪음이 없이 공짜로 그 경험을 체득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사실 다른 사람의 경험으로부터 간접적으로 배우는 것은 훨씬 빠르고 위험이 덜하지 않은가?
이렇게 남의 이야기를 경청(책을 정독)한다는 것은 또한 자기 자신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생각을 깊이 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당신 자신이 마음 속에 만든 당신의 아바타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즉, 또 다른 자신과 대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결정하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당신이 대화를 할 때, 말하는 이의 말을 듣고 나서 그 말에 자신의 마음이 어떻게 반응하게 되는지, 그 새로운 사실이 어떻게 당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변화시키는지, 어떤 새로운 의문을 갖게 되는 지는 자신(의 아바타)에게 귀 기울이는 것과 같다.
이렇게 생긴 변화와 의문을 말하는 상대에게 직접 말하고 의견을 나누게 되면, 두 대화자는 화제에 대한 새롭고 더 넓은 이해의 수준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듣기와 대화를 통해 당신의 지혜는 당신이 이미 갖고 있었던 지식이 아니라, 최상의 지혜라 할 수 있는 지식을 위한 지속적인 탐구에 이르게 된다.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어구 ‘너 자신을 알라’처럼, 당신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하며 자신이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아니므로 계속해서 진리를 찾으려 노력해야함을 고백하는 마음으로, 당신이 듣고 말하는 대화자로부터 새로운 것을 배우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그 후에는 그 배움을 우리의 삶 속에서 실천해야함이 뒤따른다.
올 해는 대화에서 당신의 상대방, 즉 당신에게 말하는 사람에게서 무언가 배울 점이 있다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화에 임하면 어떨까? 오늘 배운 것을 실천해, 당신의 대화 상대가 아내처럼 가까운 사람이든, 공부에 소홀한 자녀이든, 길거리에서 마주친 타인이든 그들과의 대화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시라. 불가에서, 부부의 연은 7천겁이며 (1겁, 4억3천2백만년), 부모와 자식의 연은 8천겁, 하루를 동행하는 것도 2천 겁의 인연이라고 할 정도이니 말이다 (www.ewaybellevu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