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학원] '제기' 차고 '아파트/아파트'를 부르며

전문가 칼럼

[민명기학원] '제기' 차고 '아파트/아파트'를 부르며

요즘처럼 어떤 문화 현상의 앞에 K라는 수식어를 붙이면 만사형통, 즉 만사 K통인 때는 없었다. K 팝/드라마/화장품/음식 등의 긍정적인 면모는 특히 고국을 떠나 생활하는 우리네 이민자들에게는 정말 눈물겹도록 자부심이 하늘을 찌르고 마음을 적시는 일들이다. 물론 긍정적인 면만으로는 부족해 최근에는 양극단으로 치닫는 정치의 행태까지도 이곳저곳에서 흉내 내고 있는 것을 보면 좀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말이다.


우리 자녀들에게 위에 언급한 긍정적인 문화 현상을 선도하는 국가의 후손이라는 마음이 드는 것은 큰 격려이다. 학교에서 주위의 급우들에게 ‘오징어 게임’에 나온 제기차기나 ‘달고나’를 설명할 때, 홀 푸드에서 산 김밥을 점심으로 가져가 친구들과 나눠 먹을 때, 하굣길의 버스에서 아직도 빌보드를 달구는 ‘아파트, 아파트’를 기사 아저씨 몰래 ‘입 벙긋’으로 부를 때, 영화관에서 오스카상을 받은 한국 영화를 미국 여자 친구와 함께 볼 때 왠지 모르게 마음이 벅차 오른다고 한다.


2월이 가까워져 오는 이 시점은 미국에서 많은 시상식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이다. 2019년에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프랑스의 칸 영화제를 제패한 여세를 몰아 오스카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비롯한 4개의 상을 거머쥐어 기염을 토했고, 2020년 말에는 우리와 같은 재미동포인 아이작 정 감독의 ‘미나리’가 골든 글로브에서 최우수 외국 영화상을 받았고 이듬해 초에 윤여정이 같은 영화에서의 열연으로 한인 최초의 아카데미 연기상인 여우 조연상을 받아 화제를 모았었다. 


그런데, 최고의 영화상은 오스카, 음악상은 왜 그래미라고 부르고 다른 많은 연예 관련 상들은 어떤 이름이고 왜 그런 이름을 갖게 된 것일까? 이 궁금증을 dictionary.com이 보내 준 기사와 각 상 위원회의 웹사이트 등이 잘 대답해 주고 있어 여기 요약하여 소개하니 읽어 보시고, 오늘 저녁상을 물리신 후에 자녀들과 둘러앉아 자녀들의 상식을 늘리는데 도움을 주시기 바란다. 물론 그들은 이미 조금은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먼저 그래미상은 가장 최근에 생겨난 상으로 National Academy of Recording Arts and Sciences의 후신인 Recording Academy에 의해 수여된다. 이 상은 영화계의 오스카와 텔레비전 분야의 에미에 상응하는 음악계의 상이라고 할 수 있다. 1959년에 시작된 이 상은 상패의 모양이 축음기(Gramaphone)를 나타내는데, 이 축음기가 음악 산업에 끼친 영향을 표현하는 것으로, 그래미상의 이름도 여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오는 2월 2일에 시상하는 이 상은, 작년에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이 상들을 휩쓸었지만, 올해는 비욘세가 강세를 보인다고 한다. 아카데미상은 매년 미국 영화 산업계 거물들의 조직체인 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가 선정하여 시상하는데 일명 ‘오스카상’이라고도 불리운다. 이 상은 1929년에 처음 시작되었고, 다음해부터 라디오에서, 1953년부터는 텔레비전으로 시상식을 중계하기 시작했는데, 영화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초기의 15분짜리 시상식이 이제는 한 시간이 넘는 중요한 시상식으로 성장했다. 


이 상의 상패는 영화 필름의 릴 위에 검을 가지고 서 있는 십자군을 형상화한 것으로 특정한 모델을 사용해 디자인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 상은 영화의 다섯개 중요 부문인 배우, 감독, 프로듀서, 기술 분야와 각본의 5가지 분야에 걸쳐 시상을 한다. 이 상의 별칭인 ‘오스카’의 유래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가장 유력한 것은 마가레트 헤릭이라는 설이다. 


헤릭은 아카데미 상 도서관원이었고 나중에 이 시상 기관의 디렉터가 되었는데, 1931년에 헤릭이 이 상패를 보고 “이건 우리 삼촌 ‘오스카’를 닮았네”라고 말한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토니상도 퍼포밍 예술계 4대 대상인 EGOT(Emmy, Grammy, Osca, Tony) 중의 하나이다. 이 상은 두개의 연극계 단체에서 선정해 시상하는데 1947년부터 시작되었다. 


이 상은 메달을 수여하는데, 한쪽에는 전통적인 코미디 마스크가 다른 쪽 편에는 수상자의 이름, 분야, 극단명, 수상 연도가 쓰여 있다. 원래는 이면에 이 상 시상 단체의 설립자인 안투안느 페리의 형상이 있었는데, 이 사람의 별칭이 ‘토니’였다. 에미상 역시 중요한 예술계의 상이다. 이 상은 텔레비전 분야의 예술가들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이 상은 Academy of Television Arts and Sciences에 의해서 시상되는데, 이 상패가 묘사하는 것은 원자(atom)를 들고 있는 날개 달린 여성을 나타낸다. 이것은 여러 과정을 거쳐 Immy로 불리다가 후에 이 상의 형상이 나타내는 여성상과 맞게 에미(Emmy)로 바뀌어 사용되고 있다. 이 Immy는 텔레비젼 방송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텔레비전 프로덕션에서 사용하는 카메라 튜브인 오르티콘의 별칭이라고 한다.


‘미나리’ 이후 골든 글로브 등 많은 상의 수상 후보들에 오르며 기염을 통하고 있는 재미 동포 스티븐 연처럼, 우리 자녀들도 예술가적 기질을 가진 이들이 많다. 요즘은 우리 자녀들이나 부모님들 모두 꼭 STEM 분야나 정치/사회 분야에만 치중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상을 어릴 때부터 알고 목표를 가지고 꿈꾸며 노력하도록 격려하자. 꿈꾸는 만큼, 아는 만큼, 노력하는 만큼 손에 와 닿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www.ewaybellev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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