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 이야기]

전문가 칼럼

[장례 이야기] <장례 이야기2>


우리는 누구나 언젠가는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불편해하고, 그로 인해 남겨진 가족들은 중요한 결정들을 갑작스럽게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죽음과 장례에 대한 대화를 미리 나누는 것은 사랑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삶을 더욱 의미 있게 준비하는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가족과 부담 없이 이러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요?


1. 적절한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시작하기

죽음에 대한 대화를 갑자기 꺼내면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 모임이나 차분한 시간에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유명인의 부고 소식을 듣거나, 친구나 친척의 장례를 다녀온 후 "우리도 이런 부분을 미리 생각해 보면 어떨까?"라고 조심스럽게 운을 띄울 수 있습니다.


혹은 영화나 책 속에서 관련된 주제가 나올 때, "이 장면을 보니 내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맞이하고 싶은지 생각하게 되네"라며 가볍게 화두를 던질 수도 있습니다. 가족들은 처음에는 놀라거나 부담스러워할 수 있지만, 오히려 일상의 한 부분처럼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2. ‘죽음’보다 ‘삶’에 초점을 맞추기

이야기의 초점을 ‘죽음’ 자체보다는 ‘삶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싶은지’에 맞추는 것이 대화를 더 편안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을 지키면서 편안한 환경에서 지내고 싶어" 혹은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가족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장례가 치러졌으면 좋겠어"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대화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어떤 이는 “나는 내 장례식이 슬픈 분위기가 아니라, 내 인생을 기념하는 축제처럼 진행됐으면 좋겠어. 다 같이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재미있던 추억을 나누는 자리가 됐으면 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믿음이나 신앙을 바탕으로 죽음을 어떤 마음으로 받아드릴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무엇이 가장 살아가면서 힘이 되고 기쁨이 되었는지를 나누는 것도 남은 이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 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가족들도 죽음이 아닌 고인의 삶의 빛난 순간들을 함께 기리며 기념할 수 있습니다. 

  

3. 가족의 생각을 존중하며 경청하기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한 사람만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전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가 함께 대화하며 결정해야 바람직 합니다. 부모님, 배우자, 자녀 등 가족 구성원들이 각자 어떻게 생각하는지 경청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설사 서로의 의견이 다르더라도 화를 내거나 고집을 부리지 말고 부드럽게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서로의 입장과 감정을 공유함으로써 마음의 평안과 가족의 단단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4. 공식적인 문서 작성도 고려하기

구두로 나눈 이야기만으로는 나중에 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유언장,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장례 계획서 등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러한 문서를 작성하는 것은 단순히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남겨진 가족들이 당황하지 않고 고인의 뜻을 존중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전문 변호사를 통해서 작성하고 준비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지만 워싱턴 주에서는 본인이 스스로 작성한 간단한 유언장에 본인과 수혜자가 아닌 두 명의 증인이 함께 공증인(Notary Public) 앞에서 서명을 한 경우, 법원은 증인의 증언을 요구하지 않고도 유효한 유언장으로 받아들입니다. 


결론

죽음과 장례에 대한 대화는 어렵고 무거운 주제일 수 있지만, 이를 피하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미리 준비하고 대화를 나누면, 남겨진 가족들에게는 큰 위로와 도움이 되고, 본인도 더 편안한 마음으로 매듭진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편안하게 이야기하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배려의 시작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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