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칼럼] 한국인‧미국인(4)

전문가 칼럼

[정병국칼럼] 한국인‧미국인(4)

미국인들은 언제 사랑이 끝나고 헤어질지 모르지만 사귀는 동 안에는 "love you"라는 말을 수없이 많이 한다. 말로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나타낸다. 안아 주고 입 맞추고 손을 잡는다. 옆에 누가 있든 없든 상관하지 않고 사랑한다. 미국에 처음 와 서 공원이나 음식점에 갔을 때 미국인들이 부둥켜 안고 키스하며 패팅하는 것을 보았다. 내 얼굴이 화끈거렸다. 질서가 문란하고 점잖지 못한 민족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미국에서 오래 살면서 느낀 것은 이들이 상당히 솔직하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사랑은 나눌수록 커진다고 했으니 우리도 많이 사랑해야 한다. 오늘부터 아내에게, 딸에게, 아들에게, 부모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도록 권한다. 아흡째, 한국인은 ‘자기 극복은 생존의 비결’이라고 믿고 있고 또 그렇게 배웠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자기 주장은 성공의 비결이요, 열쇠‘라고 생각한다. 


우리들은 적을 이기는 것은 할 수 있어도 자신을 이기는 일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난관을 이기고 념어가는 것이 삶의 길이고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자신을 극복하기보다는 자기 주장을 내세우며 살아간다. 여간해서는 굽히지 않는다. 자기 주장대로 밀고 나간다. 


주장대로 하다가 실패해도 다시 시작한다. 그러면 성공한다고 믿는다. 모든 일에 자신감을 가지고 밀고 나가는 것이 미국인임에 반해 우리 한국인은 너무 머뭇거린다. 앞뒤를 너무 재고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자신을 너무 미약한 존재로 여긴다.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생각하기도 한다. 사실은 내가 존재함으로써 이 세상이 존재하는 건데... 자신을 극복하는 길만이 참된 삶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떳떳하게 우리의 주장을 내세우면서 살아야 한다. 일대일로 보면 한국인이 미국인보다 월등하다. 머리도 더 좋고 생각도 건전하다. 어깨를 펴고 그들과 겨뤄볼 만하다. 큰 소리로 우리의 주장을 말해 보자. 위풍당당하게 한국인임을 보여 주자. 마지막 열 번째로 한국인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욕심을 점차 줄이라고 배웠다. 그러나 미국인은 살아가면서 욕심을 점차 내라고 배웠다. 


의욕이 없으면, 즉 무엇을 하고자 하는 욕심이 없으면 세상을 다 산 것이나 다름없다. 욕심을 꿈과 희망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지만 인간에게는 꿈과 희망-욕심-이 있어야 한다. 꿈이 없는 인간은 시시하다. 즉 욕심이 없는 사람은 힘도 없다. 욕심은 때로 죄를 불러온다. 죄의 값은 사망이라고 성경에서 말한다. 욕심을 무리하게 부리면 죄가 된다. 


그러나 일에 대한 욕심, 공부에 대한 욕심, 믿음에 대한 욕심은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가만 히 앉아서 일도 하지 않고 일확천금을 꿈꾸는 것은 나쁘지만 일을 열심히 하여 얻은 수확은 황금처럼 빛나고 귀하다 인간의 욕심은 한이 없어서 때로는 큰 죄를 저지르거나 큰 사고를 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욕심은 삶의 활력소가 된다. 움직이기 싫어하고 욕심도 없으면 아무런 발전이 없다. 


인간은 어느 정도의 욕심과 꿈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꿈이 없는 인간은 매력이 없고 죽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한국인이 정적인 반면 미국인은 동적이다. 우리 한국인이 매사에 소극적인 반면 미국인은 적극적이다. 한국인이 심미적이고 감성적인 데 반해 미국인은 외향적이고 행동적이다. 한국인이 남을 생각하는 데 반해 미국인은 내가 먼저이다. 즉 나를 먼저 앉혀 놓고 남을 따진다. 우리 한국인이 양보적이라고 한다면 미국인은 먼저 나간다. 


생각과 행동의 차이, 철학의 차이는 있다. 그러나 어느 것이 좋고 어느 것이 나쁘다고 정의할 수는 없다. 삶의 스타일이 다르고 모든 조건과 역사적, 철학적 배경이 다르다. 둘이 융화되어 하나의 좋은 공동체가 형성된다면 멋있는 사회가 될 것이다. 충돌하기보다는 융화하며, 대화로 풀어나간다면 한국인과 미국인이 각기 장점을 살리면서 좋은 사회를 형성할 수 있다. 대우받기보다는 대우해 주고,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는 세상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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