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소셜서비스 사무실(1)

전문가 칼럼

[레지나칼럼] 소셜서비스 사무실(1)

아침 8시부터 서둘러서 이곳 사회복지 사무실에 도착을 하니 8시 45분이다.  

사무실 앞에 주차하고 사무실 입구로 걸어가 보니, 문 입구에는 벌써부터 20여 명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전에도 몇 번씩 사회복지 사무실에 방문하여 환자 고객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서 길게 기다려야 하는 사회복지 사무실 상황은 익히 알고 있지만, 오늘도 아무래도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나는 아침 일찍 왔기에 그래도 한두 시간이면 볼일을 보고 내 사무실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머릿속에서는 벌써 오늘 예약된 환자 고객들에게 전화를 돌리거나 이들이 사는 쉘터에 전화를 해서 오늘은 만날 수 없다고 이야기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이들에게는 우리가 매주 우리를 바깥세상과 소통하는 통로이기도 한데, 우리가 어떤 이유로든 예약을 취소하면 이들은 거의 절망적이기도 하다. 일주일 동안 살면서 부딪쳐야 했던 일들, 상처받은 일들, 속상한 일들, 어쩌면 신나는 일들까지도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는 이들에게 예약을 취소하기는 정말 싫은데…  

결국 이미 오늘 만나기로 했던 4명의 환자 고객들에게는 엄청난 실망이 따를 것이다.  


어쩔 수 없으니 전화가 있는 고객들에게 전화를 돌리는데 역시!  

이들은 엄청나게 낙심을 한다.  전화가 없는 고객들에게는 이들이 머무는 쉘터나 저소득층 아파트 매니저들에게 전화를 해 양해를 구하며 내가 오늘은 시간을 낼 수 없어서 오늘 미팅을 취소 부탁한다고 한다.  

정신줄을 놓은 고객들의 반응을 예견하는 케이스 매니저들이 싫은 소리를 한다.  


“레지나, 이런 일은 전하고 싶지 않은데… 아마도 그들이 우리에게 엄청 화를 낼 거야!”라고 말한다.  

사회복지 사무실 문 밖에서 기다리며 앞에 줄지어 있는 사람들을 세어보니 22명이 내 앞에 서 있다.  

3월도 마지막 주인데 아직 봄을 기대하기에는 흐린 하늘에서 빗줄기가 내린다.  


내 앞에서 기다리는 휠체어를 타고 기다리는 여자에게 비를 맞지 말고 사무실 처마 아래서 기다리라고 권하고 휠체어를 밀어주니 너무나 고맙다며 감사해하며 자기 이야기를 시작한다.  

캘리포니아에서 살다가 6개월 전 이곳 시애틀로 살러 왔는데 이렇게 비가 오는 줄 몰랐다며, 

살던 캘리포니아 지역으로 다시 가고 싶은데 나이는 점점 들어가고 해서 아들이 있는 이곳으로 왔는데 후회가 막심하다며…  


일이 바쁜 아들은 자기를 이곳 사회복지 사무실 앞에 내려놓고 일 마치면 전화하라고 말하고 떠났단다.  

거주지 바꾸고 연금 받는 것 신청하러 왔다며, 여자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관절염으로 무릎과 엉덩이 관절에 통증이 있어서 수술을 했는데 수술이 잘못되어서 휠체어를 타게 되었다며,  

다음 수술까지 휠체어를 타고 몸을 추스려야 한다고 말하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무릎이 아픈 상태라 여자의 아픈 상태에 동정이 간다.  

내가 이곳에 먼저 와서 기다리다가 내 고객이 곧 하우징 케이스 워커와 곧 오기로 했는데 아직 도착을 안 한 것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질환 환자 고객들의 대부분은 참을성 인내가 부족하기에 기다리다가 그냥 있다가 사라지면 오늘 기다리며 도움을 받으려는 계획은 완전히 수포로 돌아간다.  


이렇게까지 내가 나설 일은 아니었다.  

나는 정신적인 상담만 하고 환자 고객의 상태를 기록하고 의사와 상의해서 약 처방을 도와주면 되는데, 내가 9년째 만나는 나의 환자 고객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입을 안 연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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