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Quintus Horatius Flaccus)는 삶과 죽음을 아우르는 두 개의 격언을 남겼습니다. 바로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와 카르페 디엠(Carpe Diem)입니다.

메멘토 모리는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으로, 인간은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잊지 말고 겸손하게, 진지하게 인생을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반면 카르페 디엠은 "현재를 붙잡아라"는 의미로,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인생이기에 오늘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는 삶의 태도를 강조합니다. 로마 공화정 시대, 전쟁에서 승리한 개선장군이 시민들의 환호 속에 개선행진을 할 때, 전차에 함께 탄 노비는 장군의 귀에 이 말을 속삭였다고 합니다.

"메멘토 모리, 당신도 결국 죽는 존재임을 기억하라."

"그대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라."

"뒤를 돌아보라, 당신도 결국 흙으로 돌아갈 존재다."

이러한 경고는 아무리 위대한 인간이라도 교만하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라는 로마의 철학적 정신을 보여줍니다.

어느 대기업의 고위 간부가 자신이 겪은 경험을 나눈 이야기입니다. 그 분은 평소대로 정기검진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임파선암에 걸렸다는 엄청난 통보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이 분은 두려운 마음을 극복하고 죽음을 준비하고 인생을 잘 마치기로 결심을 합니다. 그래서 그동안 불편했던 사람들과 만나서 화해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자기 주변을 정리해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도 암이 악화되지 않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 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해 보니 암이 아니라 종양같은 물혹으로 판명되었다고 합니다. 의사가 오진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그는 이 일로인해 죽음의 문턱까지 오가는 체험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이 경험을 통해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고백합니다. 그는 병원에 입원해 있던 동안 ‘이별 연습’이라는 제목의 일기를 썼고, 그 안에 담긴 삶의 철칙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자.

2. 사랑할 수 있을 때, 아낌없이 사랑하자.

3. 감사하는 마음으로 매일을 살아가자.

우리 모두는 언젠가 죽음 앞에 서게 됩니다. 그렇기에 죽음을 기억하며(Memento Mori),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해(Carpe Diem)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가장 의미 있고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요? 

미움보다는 화해를, 긴장보다는 여유를, 그리고 원망보다는 사랑과 감사를 선택할 때, 우리의 삶은 더욱 빛날 것입니다.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 (시편 9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