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학원] 개정된 SAT 시험 길라잡이
벌써 5월도 중하순으로 접어들고, 한 달이 지나면 우리 워싱턴 주 내의 공립학교들이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물론 사립학교들의 경우에는 6월 초면 긴긴 여름방학을 시작하니 부모님들의 “아니 벌써”라는 외침이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시기이다.
이 시점에서 특히 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께 필자가 드리는 조언이 있다. 자녀가 명문대학에 진학하길 원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지원자의 고교 성적이니 나머지 몇 주 동안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적으로 이번 학기를 마치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AP 시험도 끝났으니, 다른 어떤 생각도 지워버리고 오직 학과 공부에 집중하라는 말이다. 학기가 끝나면, 그다음은 여름방학 동안 할 일들을 생각하는 것인데, 이 계획은 자녀의 학년과 앞으로의 목표에 따라 다르다.
그중의 하나는 올가을에 고교 10, 11학년과 12학년이 되는 학생들에게 공통된 과제로 다시 그 중요성이 강조되어 가는 대입 학력시험인 ACT/SAT 시험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지난주부터 이 대입 표준시험을 언제 보는 것이 좋은지, 새롭게 바뀐 SAT의 구조는 어떤지, 그리고 왜 이 시험이 입시에서 필수로 요구되고 있는지, 어떻게 이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좋은지 등을 다루는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언제 이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좋은지’를 소개했다. 요약하면, 보통 10학년에서 11학년으로 올라가는 여름방학이 최적기이고, 학생의 개별적 특성에 따라 10학년이나 12학년이 되는 여름이라고 설명드렸다. 이어서 이번 칼럼에서는 올해부터 구조가 대폭 바뀐(SAT 시험, ACT 시험은 동일) SAT 시험에 대해 소개한다. 가장 큰 변화는 디지털 시험이다. 지금까지는 연필로 종이 답안지에 답을 표기하는 형식이었는데, 작년 3월부터는 컴퓨터를 사용해 시험을 치르는 디지털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학생들은 자신의 컴퓨터를 가지고 시험장에 가거나, 시험 장소에서 대여해 주는 컴퓨터를 사용해 시험을 보게 된다. 팬데믹을 겪으며 학생들이 좁은 장소에서 밀집해 시험을 보게 되어 발생하는 감염의 우려를 고려해 AP 시험 등을 각 가정에서 치른 경험에서 축적된 정보와, 다른 소규모 시험들에서 쌓인 경험들을 이용해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험으로 변경되었는데, 효용성의 귀추가 주목된다.
두 번째의 큰 변화는 다른 대부분의 표준 학력 고사의 경우처럼 모두가 똑같은 시험을 치르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시험의 초반에 보여주는 문제 풀이 능력에 맞춰 후반의 시험에서는 더 쉽거나 더 어려운 문제들을 자동적으로 제공해 풀도록 고안된 시험(adaptive test)이다. 따라서 더 어려운 문제를 풀어 좋은 결과를 보인 경우, 더 높은 점수를 얻는다.
물론 더 어려운 문제들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보이면, 쉬운 문제에서 좋은 결과를 보인 것보다 낮은 점수를 받을 수도 있다. 수학 능력이 다른 학생들에게 똑같은 문제를 주는 경우, 능력이 월등한 학생들의 월등한 정도를 보이기 어렵고, 학력이 좀 모자라는 학생들의 경우도 그 능력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힘들다는 표준시험의 약점을 보완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그래서 두 가지 다른 모듈을 사용해 첫 번째 모듈의 시험(수학 22문제, 영어 27문제) 후에 수험생의 시험 결과에 따라 다른 두 번째 모듈의 문제(수학 22, 영어 27)가 주어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세 번째 변화는 시험 시간이 많이 짧아졌다는 점이다. 기존의 ACT/SAT 시험은 대략 3시간 정도가 걸리는 긴 시험으로, 학생들이 시험을 마치면 녹초가 될 정도로 진을 빼는 시험이라 많은 학생들의 불만을 자아냈는데, 개정된 시험은 2시간 14분으로 대폭 시험 시간이 감소되었다.
그 결과 수학은 44문제에 70분이 주어져 각 문제당 평균 1분 30초 정도가, 영어는 54문제에 64분이 할당되어 문제당 평균 1분 10초 정도에 풀면 된다. 기억할 것은 영어와 수학 문제 중에서 각 4문제씩은 채점 시에 계산하지 않는 문제들로, 이 시험의 주관사인 칼리지보드가 연구를 위해 집어넣은 문제들이다.
네 번째 변화는 이전 시험의 경우, 영어 분야에서 독해(Reading)와 쓰기(Writing) 분야가 각각 다른 섹션으로 구분되어 시험을 치렀는데, 변경된 시험에서는 그 두 부문이 한 섹션으로 묶여 출제된다.
그리고 예전에는 리딩의 문제들이 보통 주어진 긴 구문들(500~750단어)을 읽고 주어진 문제들에 답하는 방식이었는데, 변경된 시험에서는 짧은 구문(보통 25~150단어 정도)을 주고, 그 구문을 읽은 뒤 그에 관련된 한 가지 질문만을 주고 답하게 하는 패턴을 사용한다. 이 구문들의 내용은 문학, 역사/사회, 인문/예술과 과학에 관한 것이다.
수학의 경우에도 예전에는 계산기를 사용하는 섹션과 계산기 없이 시험을 보는 두 가지의 다른 형태가 있었는데, 변경된 시험에서는 한 섹션이며 모든 문제에 계산기를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변경된 컴퓨터 시험에는 수학 문제 풀이를 위해 내장된 그래핑 계산기가 있어 이를 사용해도 되고, 수험생이 자신의 계산기를 지참해 사용할 수도 있다.
이전처럼, 수학 문제 중에는 4지선다의 객관식이 아니라 답을 직접 써넣는 주관식(student-produced response) 문제 역시 출제되는데, 44문제 중에서 11문제 정도, 즉 25% 정도는 이러한 주관식 문제이며 대수에서 삼각함수까지 출제된다. 다음 주에는 이 변경된 시험을 효과적으로 치르는데 도움이 될 몇 가지 전략과 여름 방학에 이 시험 준비를 위한 방법들에 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해 드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