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칼럼] 브라질 리오/ 예수님의 상/ 코파카바나 비치(6)

전문가 칼럼

[나은혜칼럼] 브라질 리오/ 예수님의 상/ 코파카바나 비치(6)

아침 식사를 하고 아들이 예수님 상을 보러 빨리 가야 한다고 서두르는데, 남편은 아들이 몇 번이나 가자고 해도 어제 다 보았다고 하며 안 가겠다고 해서 아들과 둘이 우버를 타고 1시간쯤 아름다운 해변을 달려 예수님 상을 보러 갔다. 사람들이 넘치게 많이 와서 직원들이 기계를 가지고 다니며 표를 팔아 빠르게 입장할 수 있었고, 다행히 오늘 날씨도 참 좋았다.


빨간 큰 기차를 타고 높은 산을 올라가는데 사람들이 참 많이도 타고 있었고, 서서 가겠느냐며 더 태우기도 했다. 기차로 30분쯤 계속 올라가다가 내려서, 노인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고 아들은 층계를 200개쯤 걸어서 올라가겠다고 해서 그냥 가게 두고 우리는 산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 높은 산꼭대기에 어떻게 저렇게 우람하고 큰 예수님 상을 세울 수 있었을까? 신기했다. 어렵게 세웠기에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달려와 보려고 하지 않는가! 나도 예전부터 한 번 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아들 덕분에 꿈을 이룰 수 있었다. 구름이 동상 아래에 있어서 해가 밝게 비치지 않으면 구름에 가려 아무것도 볼 수 없는데, 오늘은 너무 밝게 예수님 상을 볼 수 있어서 사진도 많이 찍었다.


산을 내려와서 아들이 리오에 아름답고 유명한 비치가 있는데 가자고 했지만, 오늘 4시까지 호텔을 비워줘야 하고 떠나야 해서 그냥 가자고 하고 우버 택시를 불러 타고 1시에 호텔로 돌아왔다. 식당에서 나는 스테이크를, 남편은 햄버거를 시키고 밥도 나와서 맛있게 식사했다.


아들이 바닷가를 걷고 5시에 들어와서 체크아웃을 했다. 저녁 식사를 라운지에서 할 수 있는 티켓을 갖고 와서 7층 라운지에 가서 배가 고프지 않아도 저녁을 또 들고, 해가 지는 황혼이 너무 아름다워 라운지 테라스에 나가 사진을 찍었다.


식사를 마치고 택시를 타고 1시간쯤 달려 리오 공항에 도착해 밤 9시 비행기를 타려고 했는데, 내 여권이 3월 25일로 만기가 되어 오늘이 27일이라 미국에 입국할 수 없다고 했다. 남편은 4월 24일이 만기였는데도 입국에 문제 없었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문제가 크게 생겼다.


리오 시내에 있는 미국 영사관에 가서 여권 연기 신청을 해야 한다고 했고, 아들은 회사에 가야 한다고 해서 그냥 가라고 했다. 유 선교사에게 전화하니 이곳 성결교회 장로님이 계시고 아는 사람이 있다고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우리의 전화로는 연결이 되지 않아서 아들의 전화로 하려고 하니, 아들이 하루 더 있겠다고 해서 아들과 함께 우버를 타고 시내의 영사관 근처 호텔에 들렀는데, 예전에 비해 초라한 집이었다. 


궁전에서 오막살이로 온 기분이었지만 이불은 너무 하얗고 깨끗했다. 나는 걱정이 많아 기도하는데 남편은 참 잘도 잤다. 새벽이 되어 아들이 나에게 영사관에 가자고 해서, 남편은 자게 두고 아들과 둘이 미국 영사관을 찾아갔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아들에게 사람들이 다가와 스마트폰을 가지고는 들어갈 수 없다고 맡기라고 하면서 20불이라고 해서, 아들은 호텔로 내 스마트폰과 본인의 스마트폰을 맡기러 가겠다고 하고 나는 줄을 서서 기다렸다. 아들이 아버지를 모시고 와서 커피숍에서 빵과 커피를 드시게 하고 나에게 왔다.


어떤 그리스 할머니도 미국 여권을 두고 그리스 여권만 가지고 오셔서 미국에 들어가지 못해 임시 여권을 받으러 오셨다. 남편에게 할머니의 스마트폰도 맡기고, 할머니와 함께 영사관 안으로 들어가 여러 가지 서류를 작성하는데 내가 소셜 넘버를 기억하지 못해 아들과 남편이 호텔로 가서 남편의 수첩을 보고 소셜 번호를 확인해 적었다. 임시 여권은 오전 11시경에 나왔다.


그리스 할머니도 여권을 받으셨는데, 구름이 껴서 예수님 상을 볼 수 없었다고 하셨다. 아들은 정오에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긴 뒤, 어제 가고 싶다고 했던 리오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코파카바나 비치에 가자고 해 택시를 타고 갔다. 바닷가에는 호텔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너무 멋졌다.


그곳에 있는 박물관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니 바닷가에 길게 식탁이 놓여 있었고, 사람들이 바다를 즐기며 식사하고 있었다. 우리도 바닷가 식탁에서 멋진 식사를 하며 마음의 여유를 즐길 수 있었던 것은, 오늘 저녁 6시 비행기로 상파울루로 가고 밤 9시 비행기로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는 비행기 표를 아들이 모두 바꿔 놓았다고 해서 너무 안심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들은 출장을 자주 다녀 UA 항공사의 최우수 고객으로 등록되어 있어 여러 혜택을 누리고 있었고, 이번에도 그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그곳 박물관에 들어가 구경도 하고, 하얗게 요란하게 치는 파도를 보며 브라질 국기가 펄럭이는 언덕 위에 올라가 사진도 찍었다.


어제 아들이 오고 싶다던 리오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코파카바나 비치에 오게 된 것도 너무 감사했고, 아들은 아버지를 닮지 않고 여행을 좋아하는 나를 닮았나 보다. 나는 좋은 호텔에서 이런 호사스러운 세계여행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아들을 하나님께서 내게 상으로 주신 것이라고 생각하며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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