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학원] SAT 시험을 봐, 말아?, 왜?
이 교육 칼럼의 애독자께서 이 글을 읽으시는 주말은 벌써 6월의 첫 주말일 것이다. 곧 10주나 되는 긴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이 중요한 시기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를 심각하게 고민하셔야 할 시기다. 이러한 고민에 조언을 드리는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고교 상급반 학생들에게 여름방학 10주는 진학할 학교의 이름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점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올가을에 고교 10, 11, 12학년이 되는 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이 시기에 할 수 있는 준비 중 하나가 대입 학력시험인 ACT/SAT 시험 대비다. 이제 곧 현재 학년의 마지막인 봄 학기가 거의 끝나가니, 마지막까지 최고의 성적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학교 성적이 대입 사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 대입 준비에서 중요할 뿐만 아니라, 여름에 준비를 통해 바꿀 수 있는 요소가 바로 대입 에세이와 최근 그 중요성이 점점 이전의 영광을 되찾아가고 있는 SAT/ACT 시험 점수임을 모든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3주 전에는 ‘언제 이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좋은지’를 소개했다. 요약하면, 보통 10학년에서 11학년으로 올라가는 여름방학이 최적기이며, 학생의 개별적 특성에 따라 9, 10학년이나 12학년이 되는 여름도 적절하다고 설명드렸다.
2주 전에는 올해부터 새롭게 바뀐 SAT를 소개해 드렸는데, 이제는 디지털 시험이며 수험생의 능력에 따라 다른 문제를 풀게 되는 어댑티브 테스트(adaptive test)이고, 시험 시간이 예전의 3시간에서 3분의 2 정도로 짧아졌다는 점이 핵심이다. 지난주에는 왜 미국의 명문대학들이 이 시험을 입학 요건으로 다시 필수로 요구하고 있는지를 다루었는데, 요약하면 팬데믹으로 인해 마지못해 선택 사항으로 돌렸던 대학들이 이제 본래의 제자리로 돌아간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제자리를 찾아간다’고 표현하면, 이 시험의 결과에 대한 상반된 견해 중 한 편을 드는 것으로 비칠 수 있지만, 올해 들어 많은 명문대학들이 이러한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다시 원래의 위치로 돌아간다는 뜻이니 너무 오해하지 마시기 바란다.
미국 입시에서 가장 첨예하게 대두되는 쟁점의 뿌리를 살펴보면, 레거시 제도나 인종 문제처럼 많은 경우 소수계에 대한 배려의 방식과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교육 정의의 문제에 대한 이해 차이다. 특히 작년에 연방 대법원이 대학 입시에서 인종을 고려하는 것이 합법이 아니라고 판결하면서, 소수계의 명문대 입학이 실질적으로 제한받게 된 것은 사실이다.
대학 입시가 계층 상승의 사다리 역할을 하여, 소수계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이 현재의 한계를 뛰어넘도록 도와야 한다는 자유주의적 주장에 제동이 걸린 이후로, 소수계를 고려하는 새로운 지표들을 모색하려는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
표준 시험으로 좁혀 본 이 쟁점에 대한 두 가지 입장은 다음과 같다. 첫째, 표준 시험 점수는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 불공정한 지표이므로, 이를 입학 사정에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특히 인종이 더 이상 고려 대상이 아닌 상황에서 이 시험 점수는 소수계의 명문대 입학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이 시험 점수는 고교 성적에 비해 학생이 대학에서 어려움 없이 학업을 수행할 가능성과 큰 연관을 보여주지 않는다. 즉,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가정의 학생들은 이 시험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사교육 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어 그렇지 못한 학생들보다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고, 이는 곧 시험의 불공정성을 의미한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백인이나 아시아계 학생들에 비해 흑인이나 히스패닉계 학생들의 점수가 유의미하게 낮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게다가, 한 학생이 대학에 입학해 우수한 성과를 낼 가능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는 고교 성적이며, 표준 시험 점수는 전통적으로 큰 상관관계가 없다고 여겨져 왔다.
둘째 입장은 이와 크게 다르다. 2년 전부터 이어지고 있는 명문대학들의 시험 점수에 대한 입장 변화(선택에서 필수로 전환)는 이 주장을 바탕으로 한다. 시험 점수가 경제적으로 부유한 계층 학생들에게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원인’이 아니라 ‘증상’이라는 것이다.
시험 점수를 선택 사항으로 만들면, 오히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이 시험 응시를 회피하게 되어, 자신의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는 도구를 잃게 된다. 즉, 이 시험 점수는 입학 사정에서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며,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하더라도 그 점수를 경제적 난관을 극복한 배경과 함께 해석할 경우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아이비리그 8개 대학과 스탠포드, 듀크, 시카고, MIT 등의 입시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이 시험 점수는 학생의 고교 성적보다 대학 내 학업 성취도와 직장에서의 성과와 훨씬 더 강한 상관관계를 보여준다고 한다.
필자의 의견으로는 앞으로 이 두 번째 입장이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조만간 대학에 지원할 학생들은 SAT/ACT 시험 대비에 주의를 기울이고, 이번 여름을 그 준비에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www.ewaybellevu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