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칼럼] 입국수속(워싱턴)/라운지(10시간) (7)
상파울로에서 아들은 뉴욕으로 가고 우리는 워싱턴으로 해서 시애틀로 가려고 밤 9시 비행기를 탔다. 자리에 앉았는데 남편이 늦게 들어와서 우리의 짐칸이 다 차서 어쩔까 망설이는데 남자승무원이 내 짐을 들어다가 뒤의 빈칸 12번에 넣고 나에게 12번에 넣었다고 가르쳐준다.
기도하면서 자면서 워신턴에 아침 6시경에 와서 안전벨트를 풀자마자 사람들이 다 일어서는데 나는 미안하다고 하면서 사람들을 뚫고 뒤로 달려가서 키가 큰 사람에게 내 짐을 꺼내달라고 부탁을 하고 짐을 꺼내서 그 자리에 서 있다가 나오니 남편은 벌써 나와서 기다린다.
그렇게 짐을 가지고 나오지 않았으면 뒤에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제일 꼴찌로 나올 수밖에 없다. 남편은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니 내가 해야만 한다. 워싱턴에서 입국수속을 하는데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고 수속을 해주는 사람은 세 사람밖에 없어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 우리는 워싱턴에서 10시간을 기다렸다가 시애틀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해서 시간이 넉넉했다.
뒤의 여자분이 7시 30분 비행기인데 놓치면 큰일이라고 줄을 정리하는 여자에게 사정을 호소하는데 말만 많이 하고 안 들어 준다. 사정이 너무 딱해서 내가 이머전시라고 미안하다고 줄을 선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먼저 들어가라고 하고 줄을 높이 들어주었더니 사람들 사이를 뚫고 들어가서 먼저 나갔다.
아마 비행기를 탔을 것 같다. 예전에 내가 그런 경험이 있었는데 급하다고 하니 사람들이 다 비켜주었다.
미국 사람들은 남의 사정을 잘 이해해 준다고 생각한다. 작은 일이지만 내가 남을 도와줄 수가 있어서 기뻤다. 우리는 천천히 들어와서 아들이 준 표를 보여주고 라운지에 들어와서 남편과 책상 하나씩을 차지하고 인터넷으로 일기와 신문사에 보내는 원고와 사진 올리는 일과 카카오톡으로 회원들에게 선교보고도 하고 소식도 전하고 음식도 먹고 저녁 비행기를 탈 때까지 피곤하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고 너무 유용한 시간을 보냈다.
할 일이 많으면 피곤하지 않은 것이다. 할 일이 없으면 무료하고 기다리는 일이 너무 힘들고 지친다. 나는 남편의 설교를 다 요약해서 칼럼으로 쓰는데 노트 다섯 권을 가지고 와서 쓰려고 했는데 자꾸 밀리고 못 쓴다. 언제나 할 일이 너무 많고 시간이 없다. 남편 역시 마찬가지로 우리는 서로 쓸데없는 말을 안 하고 서로 자기 일에 열중한다. 말이 많은 나는 항상 외롭고 그래서 주님께 호소를 많이 하고 글을 쓴다.
나의 그 모습이 오랜 습관이고 기도이고 주님께서 나를 이해해 주시고 너무 사랑해 주시는 것을 나는 체험하고 행복하다. 비행기 탈 시간이 되어서 남편에게 가자고 해도 시간이 남았다고 안 가서 나는 언제나 혼자 먼저 탄다. 캐리언 가방을 남편에게 주고 비행기를 탔는데 아들이 1등석으로 업그레이드를 시켜주어서 맨 앞자리 A1이다. 혼자 타고 남편이 나중에 탔는데 일등석이지만 짐칸이 다 차서 짐을 놓을 데가 없으니 남자 승무원이 뒤 칸에다 실어준다.
라운지에서 먹어서 배가 안 고픈데 또 1등석이라 음식을 주어서 또 먹다. 6시간 비행기를 타고 일반석은 음식을 사 먹어야 한다. 자면서 기도하면서 시간이 3시간이 이곳이 늦어서 이곳에 8시 30분에 도착한다.
남편이 제일 늦게 나오든지 말든지 짐을 어쩔 것인가 하고 보는데 승무원이 기억하고 제일 먼저 짐을 날라다 준다. 역시 남편은 남이 다 잘해 주니 감사하다.
이번의 선교여행은 신학생들과 선교사님들과 성경공부와 세미나를 목적으로 가서 남편이 열심히 긴 시간 강의했고 설교했는데 남편은 사명으로, 보람으로 피곤해하지 않았고 나도 너무나 감사했고 우리는 행복했다. 그리고 나는 예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었던 리오의 예수님상을 보게 되어서 너무 감사했다. 브라질 지리를 잘 몰랐던 나는 모지에서 리오가 비행기를 타고 가는 줄을 몰랐다.
리오가 너무 복잡했고 이제 다시는 리오에 오지 않으리라 마음먹는다. 선교사님은 손님들을 모시고 새벽부터 차로 하루에 다녀오신 적도 있다고 하고 많이 다니셨다고 한다. 처음에는 나도 부탁을 했는데 남편에게 그런 쓸데없는 계획을 세웠다고 해서 취소하고 싶었는데 아들이 같이 호사스러운 여행을 해 주어서 너무 감사했지만 하나님께와 선교사님들, 신학생들께 미안한 마음이다. 모두 얼마나 가난한데 나만 이렇게 호사를 한다는 것이 죄송하다.
그런데 집에 와서 카카오톡으로 문자를 받았는데 과거에 많이 후원하셨던 분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후원을 끊으셨다가 다시 거금을 한국의 천문선교회로 후원하셨는데 내가 생각지도 못한 후원이었다. 내가 거금의 선교사님들의 후원금을 마음속으로 걱정하고 있었는데 주님은 넉넉히 흔들어 넘치게 벌써 보내주시고 너는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고 기도만 하라고 하신다. “나의 일은 내가 다 한다”라고 하늘의 위로와 평안을 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