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의사가 주는 것이라면(2)

전문가 칼럼

[레지나칼럼] 의사가 주는 것이라면(2)

그래서 나는 그 자리에서 킹카운티 DCR에 전화를 했다 (Designated Crisis Responders). 아무래도 내 고객 00가 이상하니 당장 정신병원으로 이송해 달라고. 그리고 내 고객을 달래서 다른 방으로 보내려고 해보았으나, 아무리 설득을 해도 다른 방으로 떠나지를 않겠다고 해서 하우징 직원들에게 부탁하여 소방차가 뿌린 물 때문에 젖은 침대를 바꾸어 주고 새 이불과 침구들을 마련해 주었다. 


그 빌딩을 나오려니 하늘에는 어느새 저녁 노을이 지고 있었다.


이날은 점심도, 그리고 저녁도 너무 놀라서 밥을 먹을 수가 없어서 그냥 샤워만 하고 잠에 빠졌었다.

잠을 자고 새벽 일찍 잠이 깨었는데 왠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전화기를 확인해 보니 오마이 오마이 갓!! 전화가 8통이나 와 있다.

레지나, 이모젼시야.

레지나, 이모젼시야.

레지나…


아직 시간은 새벽 5시 15분인데 급하게 하우징에 전화를 걸니, 로테이트하는 하우징 담당자가 울먹이면서 대답을 한다.

"레지나, 놀라지 마?"

"그래! 뭔데 그래?"


하우징 케이스워커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있잖아! 네 고객 00가 6층에서 바닥으로 뛰어내려서 메딕 차가 실어 갔는데 어찌 될는지 모르겠어!"

"아니, 어제 저녁에 잘 설득해서 잠을 자라고 말하고 나왔는데… 그리고 DCR이 오지도 않은 거야?"


"우리 카운셀러들이 환자 고객의 상태가 의심이 들거나 난동을 부릴 경우, 우리의 리포트를 바탕으로 DCR들이 당연히 환자를 정신병원으로 데려가기로 되어 있다."

"뭐야! 그럼 DCR이 오지도 않은 거야?"


그리고 지금 내 고객은 어디에 있느냐고 확인해 보니 하버뷰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한다.

그로부터 3개월간 내 고객은 그냥 죽은 사람처럼 깨어나지 않았단다.

그리고 내 고객이 병원으로 이송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팬데믹이 터지는 통에 나는 내 고객을 만나러 가볼 수도 없었고,


어쩌다 병원에 전화를 하여도 담당 의사와의 통화는 하늘에 별 따기였다.

병원의 거의 모든 직원들은 코로나 환자들에게 매달려야 했으며, 코로나로 인해 병원의 모든 직원들의 일손이 바쁘니 전화 통화가 거의 불가능했다.


난 이때 거의 잠을 설쳤다.

아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아니, 잠이 오지를 않았다.


아하! 내 고객 00가 이대로 죽으면 어쩌나?

아하! 내 고객 00를 내가 좀 더 살펴보고 좀 더 오래 DCR이 오기까지 기다렸어야 했는데….


후회와 책임감, 죄인 같은 심정이 되어 잠을 이루지 못했다.


더구나 내 고객 00는 이 세상에 연고자라고는 아무도 없었다.


예전 내 고객이 젊었을 때 스페인에서 해군으로 복무하던 중에 만난 여자와 사이에 딸 하나에 아들 둘을 낳았다는데, 내 고객이 정신병이 시작되면서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자기 나라로 떠나 버렸단다.


어머니와 여동생이 어딘가에 있다고 해서 내가 인터넷으로 온 세상을 다 뒤져 보았는데 가족은 나타나지 않았다.

나의 무력감과 허망함, 내 고객이 죽으면 어쩌나? 걱정 그리고 불안감. 또한 내 고객이 6층에서 떨어진 사유와 원인을 찾아보는 단계에서 나는 여기저기 많이 불려 다니면서 내가 고객과 마지막에 나눈 대화의 내용은 무엇이었나?

또는 내가 얼마나 일 처리를 제대로 했는가? 등등 거의 한 달을 매일 조사를 받아야 하면서

나는 잠도 못 자고 먹지도 못하고 몸이 힘들어지기 시작하면서 온몸이 가렵고 몸에 힘이 없고 잠을 설치고는 했다.


너무 몸이 안 좋아서 찾아간 병원에서는 나에게 피검사를 해 보자고 하였고, 피검사를 마친 다음 날 담당 의사가 나에게 전화가 왔다.

결과는 급성 당뇨 같은데 조금 더 조사해 봐야 하겠고, 또한 신장도 안 좋아서 현재에는 당을 내릴 약을 무조건 먹어야만 된단다.

거의 모든 사람들의 몸에 당의 상태는 보통 5.9 정도가 정상인데 7점을 넘고 있고, 몸이 가렵고 몸이 피곤한 것이 당뇨 때문일 거라고 한다.


그동안 내 고객 일 때문에 잠을 못 자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있다 보니 당뇨가 생긴 듯하다고 했다.

참고로 우리 오빠 두 분이 암 종류로 돌아가셨는데 어느 누구도 당뇨가 있었던 분은 없었다.


담당 의사는 나에게 처방전을 주며 당장 약을 먹어야 한다고 했다.

나도 몸이 너무 가렵고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 의사의 처방대로 무조건 약을 먹었다.


그리고 식이요법도 병행하는 법을 택해서 식이요법을 하기 시작했으며 운동도 무조건 하루에 한 시간씩 걷고 30분 정도 수영(이때에는 모든 수영장이 팬데믹으로 문을 닫아서 나중에 문이 열릴 때 수영을 시작했다.)


그렇게 의사의 처방을 받아서 약을 먹기 시작한 지 두 달째, 조금씩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과연 이 약은 나에게 얼마나 도움을 줄까?

그리고 이 약의 효과는?


생각에 고생각이 꼬리를 물다 보면서 고민을 하게 되고 나니 약에 대한 불안감을 자주 느끼면서 의사가 주는 약을 분석해 보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의사들은 왜 무조건 약을 주는 걸까? 원인을 알려주고 그 원인을 제거하는 방법은 없는 걸까?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보고 유명한 연구가들의 논문을 읽어 보면서 배우게 된 것은 당뇨약은 우리의 혈관에 있는 당만 배출을 도와줄 수 있는 것이고, 혈관 밖으로 나온 당들은 몸속에 그대로 남아 있어서 당뇨약을 먹을수록 우리 몸은 당이 쌓여 간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렇다면 의사들은 왜 당뇨약부터 주는 걸까?

그래서 또 인터넷을 찾아 들어가 보니 거의 모든 의사들이나 과학자들은 제약회사의 후원으로 연구비를 지원받고 연구를 하게 되는데, 제약회사가 개발한 약들을 그냥 무시할 수가 없게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렇다면 어떻게 당뇨를 없앨 수 있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고 연구를 해 보기도 하면서 나 자신을 실험대에 올려 놓기로 하였다.

의사에게는 말을 하지 않고 두 달간 매일 먹던 약들을 줄여 나가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식단을 완전히 바꾸었다.


하루에 두 끼로만 식사를 하고 거의 모든 곡식들, 특히 밀가루나 하얀색 곡식들은 거의 다 끊어 버렸다.

나는 어릴 때부터 국수, 라면 울다가도 눈물 딱 그치고 국수를 먹을 정도로 국수를 좋아하였는데

국수를 끊는 것이 너무나 어려웠지만 단칼에 국수와 빵, 그리고 하얀 쌀밥을 끊어 버렸다.


의사를 3달에 한 번씩 만나는데 3달 동안 나 혼자 말없이 약을 끊어 버리고 매일 매일 당을 체크해 보았는데 신기한 것은 약을 먹을 때의 당 수치와 약을 먹지 않을 때의 수치가 거의 똑같이 나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기를 3달, 6달, 9달, 12개월, 이제는 3년이 되어 간다.


나는 당뇨약을 먹지 않고 있으며 식사량을 줄이고 정말로 하얀 쌀밥이 너무 먹고 싶으면 주먹만큼의 사이즈로 어쩌다 한 끼를 먹으며 당을 내리는데 저해되는 음식은 피하고 있다.

설탕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내가 캔디를 먹은 적이 3년 전이고, 내가 탄산음료를 마셔 본 지가 3년 전이다.

좋아하는 아이스크림도 먹어 본 지가 3년 전이다.

식단은 건강식으로 아침은 부지런히 준비하여


메뉴로는 삶은 계란 1개와 오이도마토 샐러드, 그리고 두부 부침 1/3, 사과 반쪽

점심은 네 숟갈 정도의 잡곡밥과 야채 샐러드, 싱싱한 제철 과일, 손가락 3개 크기의 소고기 스테이크나 생선구이


저녁으로는 야채 주스 한 잔과 반 공기 오트밀.

거의 비슷한 메뉴로 이렇게 식사를 하고 3달마다 병원에 가서 당 검사를 하는데 의사가 조금은 놀랍다고 한다.


그리고는 나에게 한마디 해 준다.

"사실 약을 안 먹을 수 있으면 그것이 제일 좋은 치료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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