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비비안나(1)

전문가 칼럼

[레지나칼럼] 비비안나(1)

비비안나는 제 사무실에 들어섰습니다.

비비안나의 온몸은 축 처져 있어서 젖은 옷처럼 늘어져 있는 듯이 보였습니다.

얼굴은 차가운 바람에 노출되어서인지 빨갛다 못해 터질 것 같은 모습입니다.


신고 온 신발은 비에 젖어서 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나는 얼른 일어나 내 두 손으로 비비안나의 얼굴을 감싸 주면서 묻습니다. Weather like this you don’t have to come to my office?


비에 온몸이 젖은 비비안나는 얼마나 추웠는지 나의 품에 살며시 안기면서 오지 않아도 되는 걸 하는 말에 비비안나는 씩 웃으면서 이렇게 말을 합니다.

Because we have an appointment today!


비비안나는 우직할 정도로 성실한 사람입니다.

나하고의 만남이 있은 지가 거의 6년이 다 되어갑니다.

많은 domestic violence homeless(가정폭력 희생자) 사람들을 만나고 상담도 해 보지만 비비안나처럼 자기의 계획을 잘 실천하며 꿋꿋이 나아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처음 비비안나가 우리 프로그램에 와서 내가 비비안나 담당자로 만나게 되면서 비비안나는 왠지 말이 없었습니다. Intake을 하느라고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서 물으면 아무 표정이 없이 묻는 말에 대답을 하는 정도였습니다. 얼굴엔 아무 감정의 표현이 없었고 앉은 자리에서는 미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비비안나의 카운슬러로 만나게 된 지도 두 달이 흘렀을 때입니다.

마침 계획에 없던 우리 프로그램에서 퍼머넌트 타운하우스 2 bed room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마침 비비안나가 입주하게 되는 퍼머넌트 아파트에 살던 00가 마약을 상습 복용하는 바람에 이 아파트에서 강제 퇴거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비비안나는 시애틀 다운타운에 있는 women shelter(여성 보호소)에 있었고 비비안나의 아이인 리키는 청소년 보호소에 있으면서 모자가 함께 살 집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리키는 13살입니다. 동그란 눈에 아주 잘생긴 얼굴과 훤칠한 키의 매력적인 소년입니다.

비비안나가 새집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비비안나가 새로 입주한 타운하우스에는 아무런 가구도 없어서 나는 Good will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레이첼에게 전화를 합니다.

Hello Rachael,

Do you want to be angel again?


레이첼은 내가 이렇게 전화를 하면 언제나 이렇게 대답합니다.

Regina, you are angel, I am the angel’s boss!

우리는 서로 장난을 하며 서로를 높여줍니다.


며칠 후 나는 가까운 지인의 트럭을 빌려서 man program에서 일을 하고 있지 않는 몇 명의 남자 노숙자들에게 부탁을 하여 Good will에 가서 비비안나와 리키가 살기에 필요한 가구들과 집기들을 사 가지고 와서

비비안나가 새로 입주한 방을 꾸며줍니다.


물론 헌가구이지만 그래도 쓸 만한 것들을 모아서 가지고 온 터라 가구가 채워진 방은 무엇인가 꽉 찬 기분이었습니다. 가구가 들어오자 보통 거의 아무 말이 없던 비비안나가 얼굴엔 생기가 돌고 기쁜 얼굴로 나에게 말을 겁니다.


Regina can I have water color paiting?

나는 무슨 말인지 잘못 알아들은 것 같아서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What do you need?

Water color painting?


내가 몇 번을 물어보자 비비안나의 목소리가 다시 작아집니다.

나는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로 다시 묻습니다.

비비안나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얘기를 하다가 고개를 숙이며 Never mind! 하고는 입을 닫습니다.


나는 이제 우리의 만남이 시작인데 처음부터 대화가 안 되면 서로 고생을 할 것이 뻔한 터라 다시 재차 묻습니다. Vivienne, tell me what do you want?

이제 비비안나는 입을 꽉 다물고 아예 얘기를 안 하려고 작정한 사람처럼 꿈쩍도 하지를 않습니다.

나도 더 이상 물어볼 수가 없어서 이날은 그냥 가야겠구나 하고 집을 나서는데 리키가 내 뒤를 따라 나옵니다.


그리고 역시 수줍은 얼굴로 나에게 얘기를 합니다.

My mom love to have water color because she likes painting.

Do you think you can get water color for her?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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