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학원] 매리너스처럼 하루하루 충실하게 준비하기
필자가 이 칼럼을 쓰고 있는 화요일 아침, 로컬 미디어들은 어제 오후에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 결정전 야구 경기 결과로 떠들썩하다. 이 소식을 전하는 출근길 라디오에서는 이제 우리 시애틀 팀이 올해 월드시리즈 진출에 아주 가까워졌다는 소식을 전하며 목소리가 잔뜩 들떠 있다.
사무실에 들어와 본 시애틀 타임즈의 기사도 같은 톤이지만, 좀 더 차분한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Job’s not finished)”를 주제로 한 장문의 기사에는 5번 타자 조시 나일러의 인터뷰가 인상적으로 인용돼 전체 내용을 요약해 준다. 어제 친 홈런과 월드시리즈 전망에 대한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저는 너무 먼 곳을 보고 싶지는 않아요. 그저 하루를 잘 보내길 원해요. 그날 이기면 너무 좋지요. 만약 지면, 왜 졌는지에서 교훈을 얻고 다음 게임으로 나아가면 되니까요.”
2주 후 토요일인 11월 1일, 미국 대부분의 연구 중심 명문 사립대학들은 내년 신입생 선발을 위한 조기전형 원서 접수를 마감한다. 나일러의 차분하고 현재에 충실한 태도를 교훈 삼아, 우리 자녀들도 오늘 하루를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행한다면 원하는 대학에의 원서 제출과 합격도 곧 다가올 것이다.
지원하는 미국 대학을 이해하기 위해 하나하나를 다져가는 의미에서 오늘은 연구 중심 대학을 비롯한 미국 대학의 종류에 대해 소개하니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연구 중심 대학(Research Universities)은 보통 박사과정까지 제공하고, 가르침과 더불어 연구에 집중하는 대학들을 말한다. 우리 지역으로 말하자면 워싱턴대학교(유덥)와 같은 대학이 이에 해당한다. 이렇듯 연구를 중시하다 보니, 작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와 같은 인물을 배출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거의 모든 분야의 전공을 가르치기에 선택의 폭이 넓다는 장점도 있지만, 교수들이 연구에 집중하다 보니 많은 과목을 조교들이 가르치는 경우가 있다는 단점도 있다. 이런 이유로 큰 대학들이 이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아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또 다른 종류의 대학인 리버럴 아츠 칼리지(Liberal Arts Colleges)는 보통 학사과정을 제공하며, 공대나 경영대 등의 실용 전문 과목보다는 인문학이나 자연과학 등 전통적 교양 과목에 집중하고 토론식 수업과 글쓰기를 강조한다.
워싱턴주에는 왈라왈라의 위트먼 칼리지가 이에 속한다. 이러한 대학들 중 많은 곳이 11월 1일이 아닌 11월 15일에 신입생 원서 접수를 마감한다. 이 중에서 랭킹 상위권에 속하고 잘 알려진 대학인 윌리엄스 칼리지, 스와스모어 칼리지, 포모나 칼리지는 15일에 마감하며, 앰허스트 칼리지는 1일에 원서를 마감하지만 15일까지 부대 서류 제출을 허용하니 참고하면 좋다.
이러한 대학들 중에는 공학이나 경영학으로도 유명한 곳이 있는데, 경영 쪽으로는 뱁슨과 벤틀리, 공학 쪽으로는 스와스모어와 하비머드 등이 있다. 그러니 이러한 분야에 관심이 있다고 해서 리버럴 아츠 대학은 나와 맞지 않다고 속단할 필요는 없다. 다음 유형은 종합대학(Comprehensive University)인데, 보통 석사과정까지 제공하며 인문·자연과학에 더해 각종 공학, 비즈니스 등을 가르치는 중형 대학이다.
우리 주의 웨스턴 워싱턴 대학교와 같은 규모의 대학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 대학들은 보통 ‘얼리 액션’이나 ‘얼리 디시전’을 운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어떤 대학에 지원하든 지금쯤 고교 시니어들은 대입 에세이를 쓰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거나 마무리 단계에 있을 것이다. 대입 에세이에 관해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는 “대입 에세이에는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하나요?”이다.
모든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대입 에세이의 주된 목적은 ‘지원자에 대한 사실’을 알리는 일이다. 그러므로 글을 쓰는 지원자가 과묵한 성격의 소유자인데 에세이에서 자신을 지나치게 외향적이고 과장된 인물로 묘사한다면, 본질에 맞는 글이 아님은 분명하다. 또한 지원자가 사회문제에 관심이 없는데 해당 주제에 대해 전문가처럼 묘사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에세이 컨설턴트 해나 세로타는 이렇게 조언한다.
“좋은 에세이를 쓰기 위해서는, 에세이의 주제가 당신이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고 행하는 일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사실일지라도 정신건강 문제나 마약 경험 등은 입학사정관이 글을 읽을 때 “이 학생이 입학 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혹은 이러한 주제를 다룰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주에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