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김의 감성과 지성] 부동산으로 대박 터진 나라–알래스카와 북극해 항로

전문가 칼럼

[엘리엇 김의 감성과 지성] 부동산으로 대박 터진 나라–알래스카와 북극해 항로

미국 이야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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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성재단 이사장 엘리엇 김



부동산으로 대박 터진 나라–알래스카와 북극해 항로


북극해 항로(Northern Sea Route)는 알래스카-러시아 쪽의 북동항로와 알래스카-캐나다 쪽의 북서항로(Northwest Passage)로 구분합니다.

북극항로로 인해 러시아의 베링 지역과 알래스카 사이에 있는 베링 해협을 통과해야 하는 부분에 있어 앞으로 그 중요도가 매우 높아졌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알래스카에 대한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습니다.


러시아-미국 사이의 베링 해협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북극항로 또한 양국의 협조를 받지 않을 수 없는 곳입니다. 러시아 역시 베링 해협 통과 문제 때문에 미국과의 협력이 절실합니다.


러시아 땅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베링 해협 가운데의 다이오미드(Diomede) 제도는 미국 땅입니다. 당시 러시아가 미국에 알래스카를 넘겨주었을 때 베링 해협 중에서도 가장 협소한 지점의 딱 중간에 있는 다이오미드 제도와 그 아래 세인트 로렌스 섬까지 함께 포함되었는데, 이것이 지금의 미국 입장에서는 “신의 한 수”가 된 것입니다.


가장 좁은 지점의 폭이 51마일(약 81km)인 베링 해협은 러시아 추코트카와 알래스카를 나눕니다.

지난 10월 16일에도 러시아의 푸틴 측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곳에 ‘푸틴-트럼프 해저터널’을 뚫자고 제안한 바 있으며, 과거 냉전시대에도 구소련은 이곳에 ‘케네디-흐루시쵸프 세계 평화의 다리’를 건설하자는 비슷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하였습니다.


북극항로 개척의 전초기지는 북극해 입구에 위치한 베링 해협 연안의 Nome, 놈입니다.

미국 연방정부는 놈에 러시아와 중국 선박에 대응할 수 있는 해군 군함과 최대 4,0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대형 크루즈 여객선도 접안, 정박할 수 있는 규모의 대형 부두 개발 확장사업 예산 6억 달러 규모를 우선 확보하였습니다.


7년 안에 운영될 것으로 계획하는 이 항만 확장 공사는 베링 해와 북극해 사이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됩니다.

부산에서 유럽의 로테르담이나 미국의 뉴욕에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항로는 무엇일까요?

정답은 북극해를 가로지르는 북극항로입니다.


부산에서 유럽 쪽으로 가려면 러시아 쪽의 북동항로로 가면 되고, 뉴욕 쪽으로 가려면 북서항로로 가면 됩니다.

과거에는 부산항에서 네덜란드를 가려면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에 위치한 희망봉을 돌아서 가야 했습니다. 무려 2만 8천 킬로미터의 거리입니다.

1869년 11월 17일,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가 개통되면서 부산-네덜란드가 2만 킬로미터로 8천 킬로미터가 단축되었습니다.


부산에서 베링 해협을 통과하여 유럽으로 가는 북극항로는 7천 킬로미터로 단축됩니다.

즉, 항해 기간도 열흘 정도 줄일 수 있고, 그만큼 연료도 절감됩니다.

부산-뉴욕도 파나마 운하를 이용하는 현재 항로보다 5천 킬로미터 정도 짧아지고, 항해 기간도 6일 정도 단축됩니다.


또 다른 장점도 있습니다.

해적들이 버글거리는 기니만을 중심으로 한 서아프리카, 소말리아 아덴만, 말라카 싱가포르 해협, 필리핀, 인도 연안을 포함한 벵골만 등과는 달리 해적들의 위험이 없어져 수에즈 운하 통과나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통과 시보다 보험료가 훨씬 낮아지게 됩니다.

전 세계 최고의 막강한 해군력을 자랑하는 미 해군과 세계적으로 해적들에게 잔혹하기로 소문난 러시아 해군이 항로를 든든히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아래로는 동해를 통과해 나오는 항로엔 막강한 일본 해상자위대가 지키고 있지요.


항상 불안한 중동 지역 국가들의 정세와 특히 홍해 사태로 인해 요즘 북극항로가 새로운 대안 항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IMF와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가 공동 개발한 PortWatch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의 여파로 예멘 반군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을 공격한 사건 발생 이전에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월별 선박 수가 희망봉 항로 통과 선박 수보다 많았으나, 그 사태 이후 희망봉 항로 이용 선박 수가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극항로에 관한 topic과 관심은 주로 북동항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까지는 얼음이 녹는 여름철 2개월 정도만 운항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인해 몇 년 전부터는 봄부터 가을까지 6~7개월 정도는 어느 정도 운항이 가능해지게 되었습니다.

2030~2035년에는 북극해의 얼음이 더 많이 녹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4계절 운항도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쇄빙선이 얼음을 깨주면서 나가면 그 뒤를 따라가거나, 아예 쇄빙 능력이 있는 배로 가는 것입니다.

북극의 얼음들이 녹으면서 이런 항로들이 생기게 됩니다.


북극항로는 알래스카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과도 대망의 기대 속에 좋은 관계가 있습니다.

북극항로가 열리면 동태평양 쪽의 한국과 일본의 항구들도 최적의 환적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도쿄, 요코하마, 나고야, 오사카, 고베를 포함한 여러 국제 항구들이나 한국의 부산, 울산 등에 환적항을 만들면 여기까지는 일반 화물선으로 온 후 쇄빙선으로 화물을 옮겨 싣고 북극항로로 가게 됩니다.


러시아가 진행하는 야말 프로젝트도 쇄빙 LNG선과 북극해 항로를 이용한 LNG 수송이 핵심인 사업입니다.

쇄빙 LNG선은 얼음을 깰 수 있게 배를 두껍게 하고 전후진을 할 수 있는 강한 엔진과 배 구석구석에 열선을 까는 등 조선비용이 많이 듭니다.

쇄빙 LNG선은 일반 배의 1.5배 건조비용이 나오며, 한국에서는 한화오션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같은 우수한 한국의 조선 기술과 능력을 바탕으로 요즘 나오고 있는 ‘MASGA 프로젝트(MASGA Project) – 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한미 양국이 서로 상생하며 교역을 크게 확장시키려는 캐치프레이즈가 나오게 될 정도입니다.

미국, 캐나다, 핀란드는 2024년 11월 말, 쇄빙선 협력 협정(Icebreaker Collaboration Effort, ICE)이라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이 러시아에 대해 힘을 합쳐 보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1867년, 미국이 알래스카를 러시아로부터 구입한 이후 최근 들어 지구 온난화로 인해 얼음이 녹으며 북극항로가 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항로가 현실화되어 상용화되면 전 세계 해운업계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물류, 유통 혁명이 일어나고 그 판도가 완전히 뒤바뀔 것이며, 베링 해협과 알래스카가 수에즈 운하와 홍해, 호르무즈 해협을 능가하는 21세기 세계 최대의 교역 중심지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인간의 경제생활에 있어서 상품의 생산 원가 절감도 중요하지만, 그 상품의 신속하고도 효율적인 운송을 통한 유통 원가의 절감이야말로 가격 경쟁에 있어서 생명과도 같은 두 개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앞으로 중요해질 북극항로 중 북동항로의 전략적 선점을 위해서 알래스카를 구입하듯이 그린란드를 욕심내고 있습니다. 이것이 그 첫 번째 이유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그린란드에 있는 엄청난 지하자원이고, 특히 희토류 중에서 중희토류(heavy rare earth element)인 디스프로슘의 어마어마한 매장량인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과거 트루먼 대통령도 덴마크에 그린란드 매입 제안을 낸 적이 있을 정도로 미국은 오래전부터 그린란드에 탐을 내고 있던 중입니다.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의욕이 실현 가능한 일인지는 그린란드의 내부 사정과 함께 미국이 국제사회에 어떤 명분이 있는지를 앞으로 합쳐서 두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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