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 교육칼럼] 이번 방학엔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시죠 - 시애틀한인로컬교육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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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명기 교육칼럼] 이번 방학엔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시죠 - 시애틀한인로컬교육칼럼

독자들께서 이 신문을 펴시는 주말이 지나면, 미국의 건국 대통령으로 일컫는 조지 워싱턴의 생일을 기념하는 ‘President Day’ 공휴일을 맞고 이어 대부분의 학교들은 미드 윈터 브레이크를 갖는다. 이 기간 동안 아이들이 학교를 안가니 또 어찌 돌봐야 하나 걱정이 많으실 것이다. 혹시 특별한 계획이 아직 없으시다면,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영화상과 감독상 등 네 부문의 오스카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Parasite)을 가족과 함께 관람하시면 어떠실지. R등급(17세 이하는 부모님이나 가디언과 동행해야만 가능)이니 규정상으로는 부모님과 함께라야 어차피 볼 수 있기도 하고, 한국인의 긍지를 심어줄만도한 영화이니 생각해 보시라. 물론 내용 중에 약간 어린 아이들의 눈을 가려줄 장면이 있기는 한데 (잔인한 살해 장면과 부부의 정사 장면), 그곳에서는 적당히 팝콘에 시선을 끌게 하시면 된다.


     이런 가족 시간을 보내는 것은 훌륭하나 너무 지나치면 곤란한데, 특히 고등 학교 시니어들의 경우가 그렇다. 미국 고등학교 시니어들의 일부는 이맘 때쯤이면 대학에 원서를 일찍 제출해 이미 12월 중순경에 합격 편지를 받았거나 (Early Admissions), 또는 롤링 어드미션 (Rolling Admissions, 원서를 내는 순서에 따라 사정하여 결과를 수시로 통보하는) 제도를 사용하는 대학에 원서를 제출해 이미 합격 여부를 이때 쯤에는 통보 받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합격이 된 학생들은 더 이상 고등 학생으로서 이룰 목표가 없어지고 할 일이 없는 것으로 느껴져 학업에 재미를 잃고 느슨해 지는 현상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와는 달리, 정시 모집 (Regular Admissions)에 원서를 낸 학생들은 합격 여부에 대한 불안감으로 학교 생활에 집중하지 못하고 좌불안석하는 마음 상태에서 학업에 소홀한 경향을 보여 수업에 늦는다든지 아예 학교를 빠진다든지 하는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향 또는 증상을 시니어라이티스 (Senioritis)라고 부르는데, 시니어들이 겪는 질병이라는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다시말해, 시니어 (고삼)에다가 류마티스의 어미인 –티스를 붙여 한국식으로 말하면 ‘고삼병’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모든 질병에는 증세의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심한 경우 죽음에 이를 수도 있는 것처럼, 이 시니어 라이티스라는 질병에도 심한 경우에는 죽음에 비견할만한 심각한 결과가 뒤따른다. 많은 대학들의 경우, 이러한 증세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저조한 학업 성적에 대한 징계로 이미 합격시킨 학생들의 합격을 취소하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미국 대학들은 해당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에게 최종 학교 성적표를 7월 1일까지 제출하도록 요구하는데, 이 성적표에 D나 F와 같은 성적이 있으면 합격을 취소하는 경우가 많다.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전력을 다 해 보낸 몇 년의 세월과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합격 철회 결정은 보통 대학이 새 학기를 시작하기 일, 이 주전인 8월이나 9월경에 학생에게 통보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다른 학교에 진학을 시도할 기회가 남지않은 학생들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이 된다. 학생의 입장에서는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다.


     나쁜 성적뿐 아니라, 원서 제출시에 원서에 기록한 시니어 2학기 계획과 다른 쉬운 과목을 수강한 경우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대학의 입학 원서에는 시니어 첫 학기에 듣는 과목뿐 아니라 두번째 학기에 들을 과목까지도 쓰는 난이 있다. 이것은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주니어까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시니어 때는 쉬운 과목들만 들으며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을 향한 경고라고도 볼 수 있다. 즉, 지원자가 고등학교를 마치는 순간까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야 성공할 수 있는 도전적인 과목들과 씨름하는 학생들을 우대한다는 사인을 대학측이 지원자들에게 분명히 보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많은 대학들은 시니어 첫 학기 성적이 나오는 1월말에서 2월초에 Mid-year Report를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한 우물을 지국스럽게 판 봉 감독의 쾌거처럼, 우리 자녀들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www.ewaybellev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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