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영 S 미술학원] "비판적인 사고는 창의력에 필수" - 시애틀 한인 미술 칼럼
현역 작가로 활발히 활동 중인 친구와 대화를 주고받다가 그 친구의 한마디가 아직도 귓가에 아른거립니다. ‘안되는 아이들 너무 잘 가르치지 마. 어차피 나중에 몇 배로 힘들어한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과 생각이 창의적인 것은 별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은, 그림을 잘 그리면 미술대학을 진학하고 미술을 전공하는 사람은 창의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에서 창의성까지 도달하자면 수많은 과정이 요구되며 그 거리도 그리 가깝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사고력의 힘이 창의성에 있어서 아주 큰 작용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비판적인 사고 (Critical thinking)이 개발되지 않은 사람이 미술을 전공한다는 것은 엄청나게 잘못된 길을 선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의미가 그 친구의 한마디에 내포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보통 ‘손재주가 좋다’라는 표현을 합니다. 손으로 이것저것 만들거나 눈으로 본 것을 손을 사용하여 비슷하게 옮겨 그리는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있습니다. 눈썰미가 뛰어나고 손의 쓰임이 활발하여 그만큼 훈련된 횟수가 많아지면서 묘사력이 발달할 수 있습니다. 어른들의 눈에 비춰지는 아이들의 그런 손재주가 미술 실력 혹은 창의성까지 연결되어 판단되어질 수 있는 오류?가 범해질 수 있습니다.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눈에 익은 대상들을 손으로 잘 그려낸다는 것이 미술 실력이 좋다는 것으로 평가받는 교육 시대를 자라 온 세대에게는 앞서 언급한 그런 기준이 당연하다고 믿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런 손재주가 뛰어난 학생 중에서 몇 가지 분류로 또 나누어진다는 것입니다. 크게 두 가지 분류로 나누자면,
1) 뛰어난 손재주로 인해 묘사력이 뛰어나다, 그림을 잘 그린다 는 등의 칭찬에 얽매여 그런 칭찬들을? 그림만 그리는 아이들
2) 칭찬에 상관없이 반복적인 연습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에 대해 두려움이 없이 받아들여 지는 아이들
1)과 2)의 대조적인 양상에 의해 앞으로 개발되어지는 방향은 극단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타고난 능력이든 이른 나이에 개발된 재주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아이의 성향과 태도에 따라 그 능력이 더 큰 실력으로 자라날지, 평범한 활동에 그칠지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미술전공자로서 자격이라고 한다면 우선 비판적인 생각을 하면서 순간순간의 결정력이 요구되는 분야입니다. 누군가의 칭찬을 바라고 그 칭찬을 먹고 사는? 분야는 아닙니다. 주체적인 추진력과 무엇보다 생각하는 힘이 훈련되어야만 분야에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설정되어지거나 정해진 경로를 따라 열심히만 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닌, 길을 개척하고 만들어내고 생각해내야 하는 과정이기에 비판적인 사고와 뚜렷한 결정력이 훈련되지 않고 그림만 그럴싸하게 잘 그려낸다면 그 앞날은 누구보다 뻔하게 보여지기도 합니다.
이미 정해진 답안지에 알맞게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을 잘 치는 것은 창의성이 아닙니다. ‘맞고 틀리다’라는 주어진 답안에 맞추려기보다 ‘나는 무엇을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어떻게 결정한다’ 하는 본인의 독창력을 내세울 수 있는 것이 창의적인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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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미술학원장, 권선영씨는 한국 홍대 미대와 뉴욕 RIT 미술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파리 등 유럽 생활을 통한 문화 경험과 20년이 넘는 미국 내 학생들 미술 지도를 하면서 현실적인 정보력과 미술교육에 주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