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축복이었을까?(1)
00는 늘 등에 메고 다니는 100파운드는 됨직한, 군대에서 군인들이 짊어지고 다니는 방수가 될 듯한 검은색의 백팩을 등에 짊어지더니 곧 홈굿 스토어에서 파는 플라스틱 쇼핑백 10개 정도를 겹쳐 넣어 만든 쇼핑백 4개를 한 개씩 손에 들기를 시작하는데, 내가 보기에도 쇼핑백 하나하나가 너무 무거워 보여 좀 어떻게 해 보고 싶은데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00는 가방 한 개 들기에도 좀 벅찬 듯 힘이 들어 보이고 몇 주 전부터 무릎이 아프다고 얘기를 한 일이 있어 나는 00가 좀 걱정이 되어 00 무릎 아픈 것 이곳 하버뷰 병원에서 진료를 받자고 해도 “미쎄스 채, 아엠 오케이!”라면서 거절을 한다.
00에게 내 수술 받은 무릎을 보여 주며 너도 이렇게 무거운 것 계속 들다가는 나처럼 이런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어라고 얘기해 주니 00는 여전히 “미쎄스 채, 잇스 오케이!”란다.
언젠가는 00의 의사와 상관없이 00의 진료 약속을 해 놓았더니 정색을 한 00가 무척 화가 났었다.
그러면서 설명을 한다.
병원에 가면 의사나 간호원들이 자기 몸에 이상한 장치를 해 놓아서 자기의 정보를 다 빼간다고… 절대로 가면 안 된다고.
우리 사무실과 하버뷰 병원은 같은 빌딩 내에 있어서 우리 환자 고객들이 오면 곧장 진료를 받게 되어 있어서 편리하다.
00는 4개의 무거운 쇼핑백을 한꺼번에 들기가 불편한지 가방 한 개씩 조금씩 가야 할 길 쪽으로 가져다 놓고 다른 백을 또다시 먼저 갔다 놓은 백 옆에 갔다 놓고 또다시 다른 백을 그 자리로 가져다 놓는 그런 방법으로 가방 4개를 들고 다니고 있었다.
가방 하나의 무게가 족히 100파운드는 넘어 보인다.
언젠가 내가 무거워 보이는 쇼핑백을 들어 보고 쇼핑백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느냐, 좀 보여 줄 수가 있겠느냐고 하니 “그래, 그럼!”
00가 보여 준 쇼핑백에는 온갖 집안에 필요한 살림살이가 들어 있었고 그릇, 무거운 무쇠 프라이팬, 냄비, 스푼, 포크 그 외에 집 안에서 필요한 물건들이 들어 있는 쇼핑백, 다른 쇼핑백에는 온갖 식품 통조림들과 마실 물병들, 백 안에 물병만 20개 정도가 들어 있고, 다른 쇼핑백 안에는 며칠 전 구매한 듯한 야채가 다 시들어 냄새까지도 나는데 봉투에 담겨져 있고, 다른 백 안에는 사탕 봉지들과 다양한 종류의 과자 등 마치 잡화점을 열어도 될 만한 먹거리들이 잔뜩, 아니 꽉 차여 있었다.
나는 00를 쳐다보며 정말 이렇게 다 가지고 다녀야 하느냐고 물어보고, 네가 이렇게 가지고 다니다가 물건이 상해 버린 것을 먹을 수도 있고 또 너의 허리와 무릎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무거운 쇼핑백이라 걱정이 된다고 하니, 00는 느긋한 미소를 띠우며 말을 한다.
“미쎄스 채, 아엠 오케이!”
나의 염려스런 질문에 같은 대답으로 마무리하는 00를 설득할 길이 없어 상담을 마치고(일주일간의 삶의 행적을 묻고 안전한지 체크업해 보고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묻고 어디를 가든 내 사무실에 연락을 하라고 얘기를 해 주고 00가 갖고 다니는 전화기가 잘 되는지 확인을 해 주고) 내 사무실을 떠나려는 00를 도와주는 일이 우리 사무실 입구의 문을 붙잡고 00가 그 무거운 쇼핑백 4개를 밖으로 내어가는 일이었다.
마침 내가 만나야 할 고객이 도착하지를 않아서 00를 도와서 문을 붙잡아 주고 우리 사무실 건물을 나간 00를 잠시 따라가다 보니 00는 우리 사무실 뒷빌딩 쪽 전봇대가 있는 곳으로 모든 짐을 옮겨 가더니 쇼핑백 네 개를 나란히 옮겨다 놓더니, 별안간 입고 있는 치마를 올리고 그 안에 입은 형형색색의 바지를 내리더니 길바닥에 주저앉아 볼일을 보기를 시작한다.
나는 처음 보는 00의 돌발적인 행동에 놀라 “아니, 00, 너 지금 우리 사무실에서 나하고 45분간 있었을 때는 화장실로 가지 않고 지금 뭐 하는 거야? 왜 우리 사무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지 않은 거지?”
나의 질문에 00는 싱긋이 웃으면서 “미쎄스 채, 나는 이곳이 편해.”
00가 볼일을 보는 동안 나는 혹시라도 주위에 사람이 지나갈까 봐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살피는데, 우리 사무실을 지키는 안전요원 가드 중 친하게 지내는 프랭크가 이 광경을 보더니 천천히 내게로 다가온다.
그리고는 걱정스런 얼굴을 하는 나를 보더니 “레지나, 걱정하지 마. 00 이런 적이 한두 번 아니야!”
그러면서 나에게 설명을 해 준다.
“나도 처음에는 00에게 건물 안에 화장실을 사용하라고 권하여 보았지만 절대로 막무가내야! 정말 미치겠다.”
볼일을 보고 난 00는 여러 개의 쇼핑백 중 한 개의 쇼핑백에서 물티슈를 몇 장 꺼내더니 쓰윽 하고 닦아 내고는 몇 장의 물티슈를 더 꺼내더니 이제는 입고 있던 치마를 위로 젖히더니 몸의 구석구석을 물티슈로 닦기 시작을 했다.
지나가는 사람이 있든 없든 00는 마치 물줄기로 샤워를 하듯 온몸의 구석구석을 닦기 시작을 했다.
물티슈 한 박스 이상은 다 쓴 듯(쇼핑백 안에는 물티슈 박스가 10개는 있는 것 같다) 다 사용한 물티슈로는 방금 볼일 본 자기의 흔적 위를 살짝 덮어 놓고는, 00는 다시 쇼핑백 4개를 한 개씩 들고는 10미터쯤 갖다 놓고 다음 쇼핑백, 그리고 다음 쇼핑백을 옮기는 것이다.
저렇게 가려면 아마 집에까지 가려면 하루는 족히 걸리겠다 싶은데, 내가 사무실로 잠깐 들어갔다 다시 밖으로 나와 보니 00는 건너편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몇 달 전 00가 3주째 사무실을 찾아오지 않아서 00가 살고 있는 그룹 홈에 찾아갔었다.
그룹 홈 입구에서 나의 사무실 배지를 보여 주고 하우징 케이스 워커에게 내가 찾아온 목적을 이야기를 하니, 하우징 입구에 있던 직원은 나에게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곧 그 하우징(그룹 홈)에서 00를 담당하는 하우징 케이스 워커를 만나게 해 주었다.
나를 데리고 자기의 사무실로 간 하우징 케이스 워커는 지금 00가 0000병원에 입원 중이란다.
“아니, 무슨 일로?” 나의 질문에, 00가 며칠 전 시애틀 다운타운에서 100불짜리 수십 장을 가지고 서서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나누어 주다가 00가 돈이 많은 줄 알고서 이 돈을 뺏으려는 중독자들 몇 명에게 온몸을 구타당하고 갖고 있던 돈도 다 빼앗기고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다고 했다. <다음 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