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커뮤니티 {1}

전문가 칼럼

[레지나칼럼] 커뮤니티 {1}

What is community?


지난 20여 년간 노숙자들을 돕는 프로그램에서 일을 했다.

물론 노숙자뿐만은 아니지만 정신지체자나 중독자들도 포함해서였다.

시애틀 내에 그 많은 노숙자들 가운데 또는 도로 코너에서 돈을 구걸하고 있는 중독자들을 지켜보고 있으면 마음이 아프다.

특별히 추운 겨울,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시애틀의 날씨에 도로 코너에서 우산 없이 팬홀더(돈을 구걸하는 사람들)를 보면 너무 속상하다.

결코 남의 일로 보이지 않는 것은 아마도 내가 일하는 일들이 이 사람들의 갱생을 도와주고 상담을 통하여 약을 처방받게 해주고 직업 알선을 해주는 일을 하면서 이들과 함께 쌓아온 관심, 사랑과 연민의 마음일 것이다.


10여 년 동안 길거리에서 살던 00에게 정말로 어렵게 저소득층 아파트를 구해서 입주를 시켰었다.

시애틀의 저소득층 아파트 사정이 부족하기 때문에 10여 년간 길거리를 배회하며 한 번도 따뜻하고 아늑하고 청결한 곳에서 잠을 자보지 못한 00에게 아파트를 구해주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쉽지가 않았다.


보통 저소득층 아파트를 신청하려면 적어도 3년 이상, 7년 정도를 기다려야만 된다는 하우징 스페셜리스트의 설명을 듣고도 00를 바라보면 도저히 기다릴 수만은 없어서 시애틀 하우징, 킹카운티 하우징, 캐톨릭 커뮤니티 하우징 등등 하우징 인포메이션을 찾아 정말로 발로 뛰었다.

어쩌면 이 일은 내 담당이 아니라 내가 이렇게 뛰어다니지 않아도 하우징 케이스워커들이 담당해 주면 된다.


나를 4년째 만나고 있는 00를 만나면서 4년 초에 하우징 스페셜 팀에게 부탁을 했었다.

지금 00의 나이가 50이 넘고 몸도 잘 움직이지 못하니 우선순위로 빠른 시간 내로 안전한 곳으로 입주를 시켜달라고…

4년째의 어느 날 00가 길바닥에서 고열로 쓰러졌다.


병원에 입원을 해서 폐렴 치료를 받고 퇴원을 하는데 입주할 곳이 없어서 임시 쉘터에 3주간 머무르게 되었다.

3주간 임시 쉘터에서 머무르다가 이제 나가야 하는데 저소득층 아파트가 없어서 00는 다시 거리로 나가 살게 되었다.

00는 매주 내 사무실을 찾아왔다.


그리고는 횡설수설거리면서 자기의 거리의 삶을 이야기하고 나는 그 정신없는 이야기를 다 들어준 후 우리 사무실 의사의 처방을 받아 00가 복용하여야 할 정신병 치료약을 건넸다.

00가 내 사무실에 오면 제일 좋아하는 것이 작은 컵의 “신라면”이었다.

나의 환자 고객들은 내가 한국 사람인 것을 알고 나에게 말했었다.

미국 라면은 싱거워서 못 먹겠다고, 그런데 한국 컵라면은 맛이 죽여준다나.


그 이후로 나는 친구 몇 명과 함께 “컵라면 콘서트”라는 음악회를 열어(참여하는 음악가들의 무료 봉사로) 콘서트에 구경 오는 사람들이 도네이션한 돈으로 컵라면 살 돈도 마련해 우리 사무실을 찾는 정신줄 놓은 고객들과 중독자, 노숙자들에게 컵라면을 따뜻하게 뜨거운 물에 부어서 주면 이들의 풀렸던 눈이 감사의 눈으로 바뀌면서 맛있게 먹곤 했다.


그 이후로도 나는 컵라면을 구입해 두었다.

컵라면을 구입하여 내 사무실에 두고는 배고픈, 나의 힘들고 지친 고객들에게 한 끼 식사로 대접하곤 했다.

00의 몸이 점점 쇠약해져 갔다.


바라만 보아도 쓰러질 것 같아 보이는 00를 바라만 보기에는 내가 너무 불편했다.

잠을 청하려면 00의 허약하고 힘들어 보이며 휘청거리는 모습이 보여서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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