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학원] 미국 대학 입학 사정은 보다 투명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 칼럼

[민명기학원] 미국 대학 입학 사정은 보다 투명할 필요가 있다?

 세상을 살다 보면, 다른 사람이나 자기 자신에게 요구하기는 쉽지만 그 요구를 실천에 옮기는 것은 아주 힘들거나 불가능한 일들이 꽤 많다. “너는 왜 항상 학교 갔다 오면 숙제를 먼저 하고 게임을 하든가 하지 게임을 하다가 잠들기 전에 마지못해 ChatGPT로 대충 숙제를 하니?”, 


“아니 당신은 내가 저녁 준비할 때 인터넷만 보지 말고 좀 도와주면 안 돼요?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되는지 정말 답답하네!”, “성도 여러분, 주일에 교회에 와서 예배드릴 때만 크리스천이 되지 말고, 주중에도 일상 속에서 크리스천의 삶을 살면 좋지 않을까요?”


 대학의 입학 제도에 대해 그 투명성이 보장되어 있지 않다는 주장 역시 위의 요구들과 그 궤를 같이하는 요구이다. 아시다시피, 미국 대학들이 합격자를 사정할 때 특정 시험의 점수나 고교 성적 이외의 숫자로 환산되기 쉽지 않은 다른 요건들—특별활동, 봉사, 수상 경력, 특기 여부, 동문 여부 등—을 사정에서 사용해 객관적인 예상을 벗어나는 결과를 낳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국에서 미국에 오신 지 얼마 되지 않으신 어느 부모님이 잔뜩 볼멘소리로 물으신다. “아니 한국에서는 수능 점수가 높으면 대충 어느 대학의 어느 학과에 합격이 가능하다는 가늠이라도 되는데, 여기는 아닌 것 같아요. 미국은 좀 더 투명하고 객관적인 제도를 제공할 줄 알았는데 실망이네요.”


 이러한 불만이나 우려는 다른 나라나 문화를 가진 분들만의 것이 아니다. 지난 5월 중순에 권위 있는 교육 잡지인 대학 연감의 잘 알려진 칼럼니스트인 에릭 후버는 그의 “왜 투명성이 대학 입시에서 흰 고래인가: 대학들은 모든 것을 설명해 줄 수는 없지만 조금 더 설명을 해 줄 수는 있다”라는 기사에서 같은 점을 지적한다. 


물론 여기에서 흰 고래는 허먼 멜빌의 소설 Moby-Dick(한국에서는 하얀 고래를 의미하는 백경으로 번역)의 주인공이며, 포획이 불가능한 거대한 흰 고래를 나타낸다.

 위의 글에서 지적한 것처럼, 트럼프 행정부는 얼마 전 입학 경쟁이 치열한 모든 미국 대학들은 “ACTS, Admissions and Consumer Transparency Supplement”라고 부르는 새로운 설문에 답해 정부에 제출하도록 명령한 바 있다. 


즉, 입학 사정에서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대학들이 입시에 관한 자료들을 대폭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이다. 이러한 투명성에 대한 요구는 대학 밖에서만 주장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4월 예일대학교의 교수 위원회 역시 입시에 대한 대중들의 믿음을 회복하기 위한 몇 가지 사항을 추천했다. 이에 따르면, 입시에서 주관적인 판단이 없을 수는 없지만 과연 그 결정이 투명하게 행사되었는지가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몇 년 전 하버드대학교의 소수계 학생들을 우대하는 입시 정책의 부당함을 제소해 미국 대학 입시에서의 소수계 우대 정책을 폐기시킨 ‘공정한 입시를 위한 학생들’이라는 단체의 대표인 에드워드 블럼과 인디애나주 공화당 상원의원인 토드 영은 미국 대학 입시에서 동문 우대나 기부금 입학자 우대를 금지하거나, 적어도 그런 학생들을 얼마나 합격시키는지 그 숫자를 발표해 적어도 그 투명성을 제고하도록 요구하는 주장을 제기했다.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제기되는 이러한 주장들은 일관성이 있고 일리가 있는 주장들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 과정을 살펴볼 때 요구하기는 쉬우나 실천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임도 분명하다. 특히 대학들의 입학을 담당하는 입학 담당자들이나 교육계 관계자들이 지적하는 입학 사정의 난점들에 따르면 그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


 예를 들어 조지아텍의 입학처장인 릭 클라크의 지적처럼, 대학의 입학처는 학교에 예산을 만들어 내고 학교가 필요로 하는 많은 필요들을 충족시키려고 전력을 다하는 상당히 복잡한 비즈니스를 실천하는 집단이다. 즉 입학처는 서비스 단체가 아니고 대학의 이익을 위해 일하도록 만들어진 단체이다. 태생부터 친절하거나 학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거나 투명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으니 객관적인 자료의 공개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오리건주립대학교의 부총장으로 오랫동안 일한 보켄스타드의 설명처럼, 대학들이 투명성 제고를 위해 많은 입학 관련 자료들을 공개한다고 해서, 위에 언급한 이유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그 자료들이 왜 어떤 대학이 철수 대신 영희를 합격시켰는지에 대한 어떤 혜안이나 의미 있는 어드바이스를 주지는 않는다고 한다.


 아무리 대학들이 정부의 요구대로 정보를 공개한다고 해도, 그 설문에는 운동선수, 동문 자녀나 기부금 입학자 등의 정보는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결격 사유가 있는 자료가 된다. 설사 이러한 정보들이 포함된다고 해도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은 친구나 그 대학에 다니는 지인 등의 사항들에 더 비중을 많이 두는 경향이 있으니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아내의 저녁 준비를 돕는 것과는 조금 더 복잡한 일로 보이지 않는가. (www.ewaybellevue.com)


0 Comments
제목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