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 교육칼럼] 추수 감사절의 방해꾼들 - 시애틀한인 교육칼럼
11월 중순이 지나고 추수감사절 휴일이 다가오면, 대부분의 가족들은 가족 간의 행복한 시간을 가질 꿈에 부푼다. 헤어져 있던 아들, 딸이 돌아오고, 떨어져 있던 부모님들을 집으로 모시고 오랜만의 가족 시간을 보내는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짠하다.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 모든 가족 모임의 즐거움을 흐트러 놓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인류가 그런 질병에 모든 기쁨을 빼앗기지는 않는다. 줌으로 화상 통화를 통해, 몸은 멀리 있지만, 직접 얼굴 맞대고 못 하는 사랑의 고백처럼, 떨어져 있어서 더욱 가깝게 서로의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지혜가 있는 까닭이다.
또 다른 방해꾼은 대학에 진학하는 자녀가 있는 경우에 등장한다. 추수 감사절 휴일을 지나자마자 다가오는 캘리포니아(UC) 대학들과 남가주(USC) 대학의 장학금 지원자 원서 마감이 그 원흉이다. 칠면조 고기를 먹다가 말고 에세이 생각이 나서 입맛을 버렸다는 고삼 수험생들의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을 정도이다. 어떤 아이들은 이 칠면조 이야기와 대입 에세이를 연관시킬 수 없을까 고민하는 긍정적 재치를 보여 주기도 한다.
이러한 방해꾼들만이라면 그래도 좀 살만하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가 몸을 움츠러들게 하는 데다가 이런저런 걱정들이 수험생들의 마음마저 쪼그라들게 하는데 설상가상으로 대입 인터뷰가 걱정 하나를 더 한다. 조기 전형으로 원서를 접수한 학생들은 이미 인터뷰를 끝낸 학생들이 대부분이지만, 정시 전형으로 원서를 내는 지원자들의 경우에는 내년 초까지 대입 인터뷰 과정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먼저 대학 입학 사정의 한 과정으로서의 인터뷰는 유덥을 포함하는 대부분의 주립 대학들과 많은 수의 사립 대학들의 경우에는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은 아니다. 이들 대학 대학들의 경우 인력과 자금의 부족으로 대부분의 입학 사정 과정에서 지원자를 직접 만나 그 학생의 인성을 파악하는 인터뷰를 행하기에는 힘이 부치기 때문에 입학 원서에 나타난 학생의 자질과 열정을 파악하는데 주력하는 경향이다.
인터뷰를 행하는 학교들의 경우에도 어떤 대학들은 인터뷰의 결과가 입학 사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evaluative) 사정에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학생과 학교 측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informative) 인터뷰의 두 가지로 구분된다. 인터뷰는 또한 대학의 캠퍼스에서 입학 사정관과 하는 인터뷰가 있는가 하면, 지원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해당 학교 졸업생들과 정해진 장소 (보통 커피숍이나 도서관 등)에서 행하는 인터뷰로 구분할 수도 있다.
대입 전문 카운슬러들이 권고하는 인터뷰를 할 때의 주의 사항을 간단히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은데 대부분이 당연한 것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것들이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1) 시간을 지켜라 (인터뷰 시간을 맞추지 못하거나 늦을 경우를 대비해 인터뷰어의 연락처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2) 인터뷰에 적절한 의상을 착용하라. 정장을 할 필요는 없으나 깨끗하게 입도록 한다. 즉 비지니스 캐주얼이라면 적당하다;
3) 부모님을 대동하지 마라. 부모님이 인터뷰를 지켜보는 것은 학생의 자립심을 의심케 하는 일이기에 바람직하지 않다;
4) 여유를 갖고 자신의 진가를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라. 자신감을 갖고 편안한 마음으로 자기의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 이것을 위해 친구나 부모님과 또는 거울 앞에서 사전에 예행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긴장을 이기기 위해 껌을 씹는다든가 손가락을 자주 꺾는다거나 하는 태도는 피해야 한다;
5) 건방진 태도는 피해야 한다. 인터뷰어 앞에서 자신감을 애써 표현하기 위해 너무 자신 있는 또는 거만한 태도를 취하는 것 역시 삼가야 할 사항이다;
6) 인터뷰는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는 시간만은 아니고, 질문을 하는 시간임을 명심하라. 인터뷰의 목적은 지원자와 인터뷰어가 해당 학교에 대해 또는 해당 지원자에 대해 서로 잘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므로, 학교 측에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공손히 질문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어깨를 쫙 펴고 깊은 심호흡을 하고 자신의 자신됨을 솔직히 보여 주면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지나치게 연습을 많이 하고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외우는 것은 좋지 않다. 예상 질문과 실제 질문의 초점이 다를 경우, 외운 것과 즉흥적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것 사이에 혼란이 와서 매끄럽게 답변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 준비에 가장 좋은 비결은 평소에 친구나 부모님, 디베이트 클럽이나 모델 유엔과 같은 단체에서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효과적이고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연습은 삶의 곳곳에서 자신의 의사 표현을 돕는 날달걀에 참기름을 부어 마시는 것과 같은 도움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