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목 회계사] 681. 과잉생산과 사치 11 - 시애틀한인 회계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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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목 회계사] 681. 과잉생산과 사치 11 - 시애틀한인 회계칼럼

경제 문제를 생산의 문제, 분배의 문제, 안정의 문제로 구분해서 생각하면, 어떤 경제 문제가 생겨났을 때 그 해결책을 찾기 쉽다. 생산의 문제는 생산 부족의 문제라고 하자. 


분배의 문제는 인구의 일부에게 삶의 기본적 수단이 제공되지 않는 사태라고 하자. 


안정의 문제는, 경기 또는 물가의 변동이 지나치거나 체제 격변의 위험이 높아져서 안심하고 경제활동을 지속 내지 확장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라고 하자. 


과잉생산 자체는 생산의 문제가 아니지만, 과잉생산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세 가지의 문제가 모두 생겨날 수 있다. 


생산이 조금 과잉되면 가격은 크게 추락한다. 공급 물량의 변화에 따라 물가가 얼마나 비이성적으로 움직이는지는 칼럼 425호(대공황과 곡물시장)에 잘 나타나 있다. 


이것은 안정의 문제다. 과잉생산에 대한 가격의 반응이 지나치면 생산을 그만두는 업체는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고, 이것은 생산 부족, 즉 생산의 문제로 이어진다. 대량 실업이 발생하면 극빈층이 늘어나고, 이것은 분배의 문제다. 


과잉생산이 일어나는 것은 시장이 포화된 이후에도 생산자들이 생산을 계속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면 하던 일을 계속하게 된다. 


칼럼 671호(과잉생산과 사치 1)부터 10개의 칼럼을 검토한 바, 과잉생산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방법은 사치품의 발명 뿐이다. 


사치품이 발명되면 그것을 생산하는 방식의 발명이 일어나고, 그에 따라 가격은 내려가서 일용품이 된다. 


그 사치품의 생명은 그보다 나은 것이 발명될 때까지 지속한다. 촛불은 석유등불이 발명될 때까지 존속했고, 석유등불은 전깃불이 발명될 때까지 존속했다. 


밤을 밝히는 불이 점점 값싸고 효과적으로 되자, 사람들은 밤시간이라는 새로운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1)  그 밤에 책을 읽은 사람들은 새로운 사치품을 발명해 냈다.

마르크스는 과잉생산 상태에서 자본가들은 과당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원가를 줄여야 하고, 원가를 줄이는 방법은 인건비 절약 밖에 없다(2)고 했다. 


칼럼 659호(생산자 이득과 공산주의 1)부터 661호까지 3개의 칼럼에서 본 바, 줄친 (2)는 오늘날 관리회계에서 고정비라고 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생긴 착각이었다. 


고정비란, 제품의 판매 수량과 관계 없이 시간의 길이에 비례하는 비용을 말한다. 예를 들면 임차료, 감가상각비, 이자 같은 것인데, 마르크스는 이러한 비용을 생산비에 집어넣지도 않았다. 


마르크스는 인건비와 재료비만을 가지고 생산비를 분석했고, 그 중 인건비는 고정비, 지료비는 변동비로 보았다. 사실 인건비의 대부분은 변동비다. 변동비는 제품의 수량에 비례하는 비용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관리인력의 인건비는 고정비, 공장인력의 인건비는 면동비라고 한다. 생산물의 단위당 고정비는 가동률이 높을수록 작아진다. 필요이상의 공장을 지으면 가동률이 줄어들고, 그에 따라 단위당 고정비가 커진다. 

   

또, 제품이 한번 개발되고 나면 같은 제품의 판매량이 증가해도 개발비는 추가로 지출되지 않는다. 고정비와 달리, 제품 단위당 개발비는 개발된 그 제품이 모든 기간동안 생산되는 양이 많을수록 작아진다. 똑 같은 제품이 오래도록 많이 팔린다는 것은 그 제품이 많은 사람의 호응을 오래 누리도록 잘 개발되었다는 뜻이다. 


좋은 제품을 개발해 놓고도 공장을 너무 작게 지으면 단위당 개발비가 커진다. 개발비와 고정비를 고려하여 적정 규모의 공장을 짓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력이 필요하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인건비를 깎을 것이라는 마르크스의 상상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


저러한 무지로 인하여, 과잉생산에 대한 마르크스의 해법은 생산의 축소 뿐이었다. 칼럼 680호(과잉생산과 사치 10)에서 본 바, 마르크스가 생산 축소로써 추구한 것은 “여유시간” 이었다. 여유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마르크스는 사치품을 배척해야 했다. 그러나, 만일 이 세상이 모두 마르크스를 따랐더라면, 위 줄친 (1)의 시간은 아무도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마르크스가 사치품을 공격하기 시작한 자본론 제1권의 발간(1867)으로부터 3년 후, 록펠러는 스탠더드 오일을 설립했다. 그 회사의 등유는 미국의 밤에 새로운 불을 선사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1880년에는 에디슨이 전등을 발명했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사치품에 대한 견해를 바꾸지 않고 자본론 제2권에서도 사치품 공격을 계속했다. 


마르크스는 그것을 출판하지 않고 1883년에 죽었다. 엥겔스는 1885년에 자본론 제2권을 출판했다. 이어 1893년에는 테슬라가 교류전등의 위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엥겔스는 사치품에 대한 마르크스의 견해에 추호의 의심을 보이지 않은 채 그 이듬 해에 자본론 제3권을 발간했다. 


이들은 미국인이 차치품의 발명을 통하여 밤의 시간을 획득해가는 과정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하다.


마르크스는 사치품을 배척하여 여유시간을 확보하고자 했지만, 정작 우리에게 시간을 가져다준 것은 모두 발명될 때는 사치품이었다. 

마르크스의 경제학은 학문으로 성립할 수 없고, 다만 마르크스의 사회학적 판단을 장식하는 배경으로 작용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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