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 칼럼] 네 편이야!(1) - 시애틀한인 커뮤니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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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나 칼럼] 네 편이야!(1) - 시애틀한인 커뮤니티칼럼

우리 사무실에서 D라인 버스를 타고서는 3가하고 제임스 길에서 감옥이 있는 5가까지 걸어 올라가는데 제임스 길하고 4가 5가 길에 올라가는 길은 조금 가파른 언덕길이라 올라가려면 조금 더 많이 에너지가 필요하다. 

나는 펜데믹이후로 무조건 하루 한 시간 이상은 걸어서 운동을 해서인지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았다.

제임스하고 4가 하고 5가 사이 옆에 작은 나무숲이 있는데 걸어 올라가다 보니 나무숲 아래 눈에 잘 안 띠는 구석 아래 살짝 옆 보이는 곳에 진달래가 때아니게 피어올라 있다. 

12월에 진달래꽃 핀 것을 보니 너무나 신기하여서 바쁜 걸음을 멈추고 진달래 꽃 한 송이를 사진으로 촬영을 해두었다. 

이 길은 그래도 날씨가 좋으면 괜찮은데 비만 조금이라도 올라치면 길이 미끄러워서 높은 구두를 신으면 오르락내리락하는 일이 여간 고역이 아니다.

예전 몇 년 전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예쁘게 단장을 하고 뾰족구두 신고 감옥을 방문하고서 내려오는 길에 가파른 길에서 꼬꾸라져서는 코가 깨진 일이 있은뒤로는 나는 일하면서 절대로 높은 구두를 신지 않게 되었다. 

아무튼, 높은 구두를 신어본 것이 언제였던지 가물가물하다.

직업상 뛰어다닐 일이 많으니 운동화에 진바지 차림이 편하니 늘 운동화 차림이거나 낮은 단화를 신고 다닌다. 

감옥 문 앞에 도착하니 모든 창문이란 창문은 다 판대기로 막아놓아서 어디가 들어가는 문인지 창문인지 헷갈린다. 

아마도 시위대 때문인 것 같다. 

이젠 그만 시위 좀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사람들 생업에도 문제가 있고 안정된 삶을 살아야 하는데 라고 생각을 해보며 감옥 문 앞에도 착하니 화살표가 있는 곳의 손잡이를 잡아당겨도 문이 열어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담 옆에 붙어있는 벨을 누르니 시큐리티 경찰관이 나오면서 어쩐 일이냐고 묻다가 내가 마스크를 벗으며 얼굴을 보여주자

이미 구면으로 잘 알고 있는 사이인 경찰은 레지나! 어쩐 일로 또 왔지?

하도 이곳에 자주 들락날락거리니 이미 이곳 직원들은 우리 직원들을 대뜸 알아보며 장난도 친다. 

우리 사무실에서도 우리 직원들이 감옥엘 가야 한다고 하면 이번에는 몇 년형을 받았어! 라며 서로들 물어보며 장난을 친다.

나는 문을 열어주는 경찰의 안내로 옆의 사무실로 들어가 방문일정과 방문하려는 내 고객의 신분을 기록해놓고는 엘리베이터를 타고는 7층 접견실로 가 벽에 있는 마이크로폰에다 내 고객의 신분에 대해 이야기하니 조금만 기다리면 내 고객이 나올 것이란다.

오늘 그래도 다행인 것은 감옥 안이 춥긴 하여도 여름같이 춥지는 않아서 입고간 겨울 재킷을 벗어서 의자에 걸쳐놓고는 3번 면담실에 가서 고객을 기다리기 시작을 했다.

고객을 기다린 지 10분째 랩탑을 꺼내어 기다리는 동안 서류를 정리 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이미 기다리던 시간은 39분이 지났는데도 나의 고객은 나올 생각을 안 하니 나는 면담실 밖의 벽에 마이크로폰에 대고 도대체 내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 건지? 라도 물으니 창문 건너편의 간수가 하는 말은 너희 고객은 지금 11층에 있고 지금 수갑도 발목에 찬 쇠사슬도 풀어야 하니 시간이 좀 더 걸린다고 한다. 

나는 간수에게 물어보아도 소용없는 일이라 혼자서 아니, 무슨 죄길래 발모까지 쇠사슬로 묶어놓은 거야! 라고 혼자 중얼거리고 있는데 저만치 창문 벽 너머로 내가 기다리고 있는 내 고객 000가 나를 발견한 듯 나를 보자마자 뭐가 그리 서러운 듯 눈시울이 빨개진다. 

간수가 내 고객을 내가 기다리고 있는 면담실 3번에 데려다 놓고는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이냐고 물어서 30분 정도 걸린다니까. 

그럼 30분 후에 데리러 온다며 뒤로 묶여있던 내 고객 손을 풀어주었다.

내 고객은 감옥에 있는 3일 동안 무척이나 힘이 들었던 듯 얼굴도 부쉬쉬 하고 평소에 먹던 약도 먹을 수 없었던 듯 눈이 충혈되어있었는데 그래도 겁에 질린듯한 얼굴로 나를 보더니 울먹이며 말한다. 

레지나, 나는 잘못한 게 하나도 없어!

나는 내가 여기에 왜 와야 했는지 모르겠어!

나는 내 고객 00에게 000 염려하지 말고 기다려 그리고 다시 한번 나에게 설명을 해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물론 나는 여기에 오기 전 감옥에 쇼셜월커가 보낸 이메일과 전화 통화를 통하여 어떤 사유로 내 고객이 감옥에 들어오게 된 지는 알고 있었으나 다시 한번 확인을 해볼 겸 해서 물어보았더니 

내 고객 000가 설명을 하는데 자기가 살고 있는 그룹 홈케이스 매니저에게 자기가 맡겨둔 후드 스탬프카드를 달라고 하니까 새로 들어온 케이스 매니저 한 명이 후드 스탬프를 곱게 창문 밑손 드나드는 곳으로 주지 않고 창문넘어(요즈음 팬데믹 때문에 칸막이를 해 달아서)로 던져서 주는데 후드 스탬프가 바닥에 떨어지니 기분이 나빠져서 왜 후드 스탬프를 던져주느냐고 항의를 하니 케이스 매니저가 밖으로 나와서는 갖기 싫으면 그만두라며 후드 스탬프를 빼앗아서 화가 나서 손을 들어 올리려는데 이미 안에 있던 다른 케이스 매니저가 911을 부르니 3분 만에 경찰관 2명이 와서는 자기에게는 이유를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연행해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경찰들이 내 고객을 멘탈 헬스 병동 감옥에 가두어둔 것이었다.

지난 금요일 날 킹카운티 감옥에 쇼셜워커로 있는 크리스킨에게 이메일로 연락이 왔다.

너희 고객 000가 킹카운티 감옥에 갇혀있는데 내가 만나보니까 000가 문제를 일으킬 것 같지 않아 보인다는 내용과 네가 방문을 해서 어세스먼트를 써준다면 레지나 어세스먼트와 크리스킨의 어세스먼트를 판사에게 보내요. 형을 없애든지 줄여갈 수가 있다는 것이었다.

내 고객 000는 나하고 7년을 만나고 있는데 페레노이라 망상증 환자이기는 하지만 매달 인젝션을 맞고(주사를 맞고 약도 아침저녁으로 복용을 하기 때문에 거의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간혹 나를 만나러 와도 자기가 세계적인 유명한 작곡가라며 자기가 작곡한 곡이 곧 105채널에 나올 것이니 들어보라는 얘기 또는 자기가 노벨 작곡상을 탔다는 망상을 갖고 있기는 하여도 7년간 남에게 해를 끼친 적이 하나도 없는 체격이 커다란 아프리칸 아메리칸 고객이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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