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칼럼] 또 한 해를 보내면서 - 시애틀한인 커뮤니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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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국 칼럼] 또 한 해를 보내면서 - 시애틀한인 커뮤니티칼럼

또 한 해를 보내면서 생각해 보니 내가 살아온 세월이 긴 편이다. 옛날 같으면 장수를 한 것이다. 요즘은 평균 연령이 길어져서 내가 결코 오래 산 것은 아닌데 왠지 삶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지금이라도 주님 곁으로 가고 싶은 심정이다. 


지나온 내 인생이 결코 잘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그리 못 산 것 또한 아니다. 아마 내 인생에서 주님이 안 계셨다면 나는 이 세상을 살아갈 수가 없었을 것이다. 현재 101세의 김형석교수의 기도문을 소개한다. “내 세월 다 하는날 슬픔 없이 가게 하여주소서.


초대 없이 온 이 세상 정 주고 받으며 더불어 살다가 귀천의 그날은 모두 다 버리고 빈손과 빈 마음으로 떠나기를 약속하고 왔나니 내 시간 멈추거든 그림자 사라지듯 그렇게 가게하여 주소서. 한 세상 한 세월 사랑하고 즐겁고 괴로웠던 생애였나니 이 세상 모든 인연을 맺어 온 그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들이 허락 없이 떠나는 그날의 외로움으로 슬프게 지워지지 않게 하여주소서.


다만 어제 밤 잠자리에 들듯 그렇게 가고 보내는 이별이 되게 하여주소서. 아울러 사랑하는 나의 가족들이 슬픔과 외로움을 잊고 이 세상의 삶을 더욱 알고 깨달아 굳건히 살아가는 지혜와 용기를 주소서. 


아름다운 이 세상 마지막 소망을 아름답게 이루고 아름답게 떠나가게 하여주소서.” 이런 소원은 비단 김 교수만의 기도는 아니고 우리 모든 어른들의 기도이기도 할 것이다. 한 세상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데 그 한 세상을 눈물과 아픔으로 살아왔다면 결코 행복한 삶은 아닐 것이다. 사람의 일평생은 누구에게나 굴곡이 있다. 


평탄하고 행복하게만 살아온 인생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인생은 고해라고 했다. 인생은 마치 파도치는 바다 위를 범선처럼 파도를 타고 가는 것과 같다. 어렸을 적에 이발소에 가면 이발소 벽에는 험한 바다에 떠있는 돛단배 그림이 걸려 있었다. 


어렸을 적에는 그 그림의 숨은 뜻을 잘 몰랐다. 세월이 흐르고 어른이 되어 세상살이를 하면서 비로소 그 그림의 뜻이 떠올랐다. “아하! 인생은 그렇게 험한 바다 위에 떠있는 돛단배와 같은 것이구나!” 지금은 시골 이발소에도 그런 촌스런 그림이 걸려있지 않을 것이다. 화사한 여성의 그림이나 멋있는 풍경화가 걸려있을 것이다. 


그런데 세상을 살아오면서 그 돛단배 그림이 자꾸만 생각이 난다. 지금 우리가 그런 험한 바다 위에 떠있는 돛단배가 아닐까?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해야 하는데 혹시 험한 풍랑을 만나지는 않을까? 혹시 배가 고장이 나서 표류하지는 않을까? 아니면 풍랑을 만나 험한 파도를 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지난 한 해 정말로 험한 바다 위를 돛단배를 타고 무사히 건너왔다. 마음을 졸이고 열심히 기도하면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코로나바이러스19이라는 지독한 바이러스때문에 전 세계 사람들이 고통을 겪었다. 


이 병에 걸리면 대개는 목숨을 잃고 살아난다 해도 완전히 정상이 되기는 어렵다고 한다. 이 병으로 수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고 지금도 죽어가고 있다. 다행히 백신이 나와서 이달 말부터 백신주사를 맞는 다고 하는데 더러는 부작용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효력도 100% 장담할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도 90%이상의 효력이 있다고 하니 성공한 것이다. 어찌 되었던 지난 일년은 우리 생애에 가장 어렵고 힘든 시기였다.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50명 미만 모임 등, 자유가 없었다. 이런 규제가 우리 자신과 모두를 위한 것이기에 잘 지켜야 하고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 


2021년 새해엔 떠오르는 붉은 태양과 함께 희망이 우리 모두에게 가득하고 건강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도 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새해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 어른들은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소망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어른은 어른노릇을 제대로 해야 어른이고 또한 어른 대우를 받는다. 젊은이들이 하는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지 말고 그 일들이 잘 되게 코치하며 그들의 의견을 충실하게 받아들이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 


새해에는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고약한 병도 사라지고 평화롭고 화목한 가정과 사회가 되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어른은 어른 노릇을 잘 하고 또한 자신에 대한 책임을 다 할 수 있어야 한다. 젊은이들이 마음껏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그 길을 잘 닦아줘야 한다. 움직일 수 있으면 사회봉사를 하자. 


미국 종합 병원에 가보면 병원 입구에서 안내하는 할머니들을 볼 수 있다. 아직 움직일 수 있으므로 감사한 마음으로 일을 한다는 것이다. 새해에는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있으면 시니어들도 그런 봉사를 자원해서 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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