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칼럼] “다시 새해를 맞으며” - 시애틀한인 커뮤니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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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국 칼럼] “다시 새해를 맞으며” - 시애틀한인 커뮤니티칼럼

지난해는 우리 모두에게 불행하고 답답한 한 해였다. 현미경으로나 겨우 볼 수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미물 때문에 만물의 영장이며 하나님의 모습을 닮은 인간이 꼼짝 못 하고 주로 집안에서 300일 이상을 보냈다. 


물론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그런대로 일을 했지만 대부분이 집에서 컴퓨터로 일을 했다. 비누나 합성세제로 손을 자주 씻고 밖에서는 꼭 마스크를 하고 다녔다. 지금도 그렇게 해야 한다. 다행히 백신이 개발되어 주사를 맞으면 된다고 하지만 그것도 100% 믿을 수가 없다고 한다. 자신이 철저하게 예방을 하는 수밖에 없다. 


즉 밖에서는 마스크를 꼭 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6피트 간격), 한 테이블에서 다섯 명 이하로 식사하기, 사회적 모임은 50 미만으로 하기(교회 예배포함), 여행을 절제하기, 특히 영국을 비롯한 유럽 쪽으로는 가지 말기 등등…. 하여간 규제와 통제가 너무 많아서 나는 아예 여행을 포기했다. 


하늘나라 가기 전에 모국 방문을 마지막으로 계획했는데 그만두기로 했다. 이런 규제와 부자유 속에서도 세월은 여전히 흘러서 우리는 새해를 맞는다. 지난해는 내 일생에서 가장 불행하고 부자유스러운 한 해였다. 이것은 비단 나만의 경우는 아니고 우리 모두의 불만이고 또한 불행이다. 그런데 이런 불행을 새해에도 당하고 사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요즘 뉴스에 보면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생겨서 골치를 앓고 있다.



백신으로 변종 코로나가 치료된다고 하는데 과연 그렇게 될지 의문이라고 한다. 어느 미국인 노부부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둘이 한꺼번에 걸려서 같이 손잡고 천국으로 갔다. 어찌 보면 잘된 일이기도 하다. 


노인들이야 세상을 살 만큼 살았으니 가도 괜찮은데 어린이나 젊은이들이 문제이다. 요즘 뉴스를 보면 젊은이와 중년들도 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려 세상을 떠난다. 중세기에 흑사병이 유행하여 유럽 인구의 1/3이 죽었다는데 이 코로나바이러스는 그 흑사병보다 더 지독한 바이러스라고 하니 걱정스럽다. 


물론 그때보다 지금은 의술과 약이 많이 발달되어 치료가 가능하겠지만 하여간 무서운 병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 못된 병이 없는 세상은 참으로 행복하고 좋을 것이다. 그런 행복한 세상에서는 순수한 사람을 만나면 마음이 맑아지고 친해지고 싶어진다. 또 밝은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희망이 샘솟는다.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만나면 엔돌핀이 무럭무럭 자라서 힘이 난다. 그런 사람이 바로 당신이고 나(우리들)였으면 좋겠다. 사람은 공부를 많이 하고 유식할수록 근심과 걱정이 많은 듯하다. 무식하면 오히려 편안할 때가 있다. 아는 것이 병이라는 말도 있다. 


모르고 지나가면 그만인데 뭘 좀 안다고 파고들면 근심과 걱정이 쌓인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도 있지만, 요즘엔 모르는 것이 오히려 더 편하고 좋은 것 같다. 어머니와 딸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나왔다.


예배 후에 교인들이 떠드는 내용은 모두 세상 이야기였다. 실망한 딸은 교인들이 신앙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고 세상 이야기에 정신을 쏟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나는 평생 교회에 다니면서 예수님만 봤는데 너는 딱 하루 교회에 와서 참 많이도 봤구나.” 이 말에 딸(교수)은 무너졌다. 


믿고 섬기는 사람 옆으로 가보면 섬김만 보이고 기도의 사람 옆에 가면 기도의 능력만 보인다. 참사랑은 비누와 같다고 한다. 비누는 사용할 때마다 자기 살이 녹아서 작아지고 드디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러나 그때마다 상대의 더러움은 없어진다. 인간의 삶 중에 희생하는 삶만큼 숭고한 것은 없다고 워너 메이커(미국 백화점 왕)가 말했다.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인간관계는 참으로 아름답다. 사랑이 그렇고 우정이 그렇고 형제간의 우애가 그렇다.


마치 비누처럼 나를 희생하여 상대를 돋보이게 하는 삶! 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사람이고, 가장 행복한 사람은 지금 이 모습 이대로를 감사하면서 사는 사람이다. 


행복은 감사와 정비례한다. 즉 행복은 감사하는 사람의 것이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감사의 분량이 곧 행복의 분량이다.”라고 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가장 많이 소유한 사람이 아니라 가장 많이 감사하는 사람이다. 


행복은 소유와 정비례하지 않는다. 감사가 없으면 지옥과 같고 감사가 없는 가정은 광야와 같다는 말이 있다. 새해에는 여러 가지 골치 아프고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참고 소망과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정진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불행 속에 갇혀 있으면 행복이 들어올 틈이 없다. 새해 아침부터는 마음 문을 활짝 열고 일 년 내내 행복을 받아드리자. 그리고 감사하며 살자. 행복은 우리 마음속에 항상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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