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채 칼럼] "자, 치료해보자구!(1)" - 시애틀한인소셜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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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나채 칼럼] "자, 치료해보자구!(1)" - 시애틀한인소셜칼럼

전화를 받으니 봇물 터지듯 쏟아지기 시작하는 욕들

Son of bitch, Fucking …. Dumbo, SOB….Crazy, SOB Fu00ing …..

한참을 욕을 하는 것을 가만히 다 들었다.


실컷 욕을 하던 000가 오랫동안 욕을 퍼붓더니 전화를 끊어버린다.


아니 뭐야? 


물론 내 고객이 늘 입에 욕을 달고 사니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아니, 그래도 새해 첫 일하는 날인데 좀 그렇네! 라고 생각하며 황당한 모습으로 앉아있자. 

한참을 전화를 받으며 심각해져 있던 내 얼굴을 본 옆의 동료가 나에게 묻는다.

Regina What’s up? 레지나 무슨 일이야?

 

나는 음! 아침부터 아니, 새해 첫 일하는 날부터 욕을 한 바가지나 먹어서 오늘 점심은 안 먹어도 될듯한데! 라고 웃어 보이니 동료인 엘사는 왜 무슨 일인데? 라고 묻는다.

그래서 엘사에게 설명을 해주려는데 설명해줄 말이 없었다.

 

내 고객 00 시애틀 바닥에서는 너무나 유명한 막가파 여 깡패, 천사도 되기도 하고 완전 사나운 여전사가 되기도 하는 천의 얼굴을 가진 망상증 환자.

 

내 고객 약물 중독자 46살 여자 키는 4피트 조금 넘고 몸무게는 100파운드나 나갈까?


시애틀 다운타운의 악바리 터줏대감 중독자, 노숙자, 이다. 마음씨가 좋아서 자기가 매달 받는 웰페어를 가지고 시애틀 바닥에서 약 먹고 뒹구는 중독자들 다 나누어주니 중독자들 사이에서는 천사, 바보 멍청이 등의 별명을 갖고 있다.


20대 초반에 결혼해서 남편과 두 아이를 낳고 살던 중 남편이 중독자여서 중독자인 남편을 말리려다가 본인도 중독되어서 두 아이들 정부에 뺏기고 남편은 갱들 싸움에 총 맞아 죽고 나니 그 충격으로 정신마저 나가버리고 시애틀 바닥을 헤매며 다닌 지 수년간 아니 2003년도에 우리 사무실프로그램으로 들어왔으니 도대체 우리하고 지낸 지가 몇 년이나 된 거지? 


그리고 도대체 오늘 나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욕을 해댄 이유는 뭐지?


동료 직원 엘사는 내가 오늘 아침부터 욕을 한 바가지를 먹었다니까 레지나 SOB가 무슨 뜻인 줄 알아

“Sun Of Beautiful! “아름다운 태양인 거야! 


너는 아름다운 태양이야! 잘 알지 라며 위로해준다.


그리고는 새해 일 시작 아침부터 좋은 소리 들었으니 축하해! 라며 위로를 해준다.


내 사무실주위에 몰려들었던 동료들인 켈린, 크리스 등등 직원 동료들은 와우! 좋겠네! 새해 아침부터 “아름다운 태양 소리” 듣고라며 모두들 웃어넘기었다. 


그래! 맞아!


우리가 우리 고객들에게 욕 듣는 것들을 생각한다면 우리들은 이들과 일을 할 수가 없으니까 아하! 지금 또 시간이 되었구나! 라며 그냥 덤덤하게 듣고는 넘어가고는 한다.

 

그런데 오늘은 무방비 상태로 전화를 받고 나서 좀 얼떨떨하다.


동료들과 잠시 기분전환 얘기를 나눈 후 하버뷰 병원의 쇼셜워커에게 전화를 거니 쇼셜워커인 00가 나에게 얘기를 해준다. 


레지나, 지금 본인이 치료를 거부하니 네가 빨리 이 친구에 관한 진정서를 작성해서 킹카운티 코트 강제치료 프로그램으로 보내야 돼?


지금으로부터 3시간 안에 서류작성을 해주어야만 우리도 네 고객 00를 붙잡아놓을 수가 있는 거야! 


본인이 치료를 거부하는데 우리가네 고객을 더 이상 붙잡아놓을 수는 없으니까!


나는 서류작성을 위해서 내고객차트를 열어보면서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메모해가며 컴퓨터를 열어서 법적인 서류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2003년부터 우리 사무실 고객, 약물 중독자(사용하는 약들은 코케인, 헤로인 메스 등등) 우리 사무실이 내 고객의 법정보호인 이라 내 고객이 받는 웰페어를 받게 되면 내 고객은 매주 우리 사무실로 찾아와 한주에 141불씩 받아가는데 사는 아파트는 없고 우리 프로그램의 하우징 코너의 쉘터에 자기 방은 없이 넓은 홀에 침대만 있는 곳에서 지낸다.


지금은 코비드로 인하여 한 사람이 넓게 자리를 잡고 있지만, 그전에는 쉘터가 그야말로 콩나물시루처럼 고객들로 빼곡히 찼었다.


내고객 00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시애틀 바닥을 누비고 다니는데 우산은 없고 어떤 때는 온몸이 물에 젖어서 흐느적거리고 다니니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파서 몇 년 전부터 우리 프로그램의 하우징을 구해주었는데도 절대로 안 들어간단다.

 

너희가 나를 가두어놓고 뭘 하려느냐면서 욕이란 욕을 다해대고 심하면 아무거나 집어서 던지기도 하고..

이 친구를 조금 순하게 만드는 방법 중의 한 가지는 손톱 소재 하는데 데려가 주는 것

두 번째 금발의 가발을 구해서 주는 것


세 번째 글쎄!

거의 모든 시간은 약물에 중독되어서 아니, 정신질환 때문에 입에 온갖 욕을 담고 살아가고 있고 아무리 좋은 옷을 입혀주어도 몇 시간 후면 벌거벗고 돌아다니니…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언젠가는 너무나도 추운 날 거의 아무것도 안 입고 나타났기에 따뜻한 옷 챙겨 입히고 모자 씌워 보내며 따뜻한 양말과 신발도 신겨서 보낸 게 어제인데 오늘은 비가 철철 내리는데 자기 옷과 신발은 어디다 버리고 아니 빼앗기고 어디서 얻었는지 커다란 남자 속 팬티하고 맨발 차림으로 나타났다.


윗도리만 티셔츠 하나 걸치고 벌벌 떨면서 우리 사무실 로비에 나타났었다..


나를 기다리는 동안 혼자서 중얼거리는데 내용을 거의 이해할 수 없는 내용 6천 년 전에 자기가 이 땅에 살다가 다시 우주로 갔다가 다시 왔는데 등등…


내가 가까이 가도 혼자서 중얼거리며 독백을 하느라 정신을 못 차린다.


나는 실컷 독백하게 놔둔후 자그마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내 고객 00를 불렀다.


아무리 불러도 자기 혼자의 독백을 하느라 정신줄을 잃어버린 내 고객은 한참 동안을 대답을 못 한다. 비에 젖어서 빗물이 줄줄 흐르는 머리에는 어디서 주웠는지 망가진 전등갓을 왕관인 것 마냥 뒤집어쓰고는 자기가 공주란다.


잠시 후 중얼거리기를 멈춘 00를 보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 생각에는 너는 지금 치료를 받지 않으면 어쩌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치료를 받자고?

아니나 다를까 지난주처럼 벌떡 일어나더니 옆에 있던 의자를 번쩍 들더니(아니 우리 사무실 의자가 무거워서 쉽게 들 수가 없는데 무서운 힘으로 의자를 번쩍 드는 것을 내 옆에서 지키고 있던 우리 가드들이 내 고객 팔을 붙잡고 내리라고 명령을 하니 내 고객 00가 두 가드의 큰 덩치를 보면서 슬그머니 의자를 내려놓으며 자기는 레지나를 해치려고 그런 게 아니고 레지나 뒤에 있는 검은색 옷 입은 남자를 치려고 했단다.


망상이 보이는 거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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