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열모칼럼] "부담 주는 “늙은이”, 존경받는 “어른” -시애틀한인문학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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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열모칼럼] "부담 주는 “늙은이”, 존경받는 “어른” -시애틀한인문학칼럼

같은 노인이라도 만나고 싶은 “어른”이 있는 반면에 어떤 노인은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늙은이”가 있다. 오늘날 100세 시대가 현실로 우리 앞이 성큼 다가왔다. 


세계 보건기구(WHO)의 발표에 의하면 인간의 기대수명(Life Expectancy)은 점차 길어지는 추세라고 하니 100세 되는 노인 인구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다가오는 100세 시대가 늙어가는 우리 노인에게 과연 축복이 될는지 고난이 될는지 예측하기 어려워진다.  


그 까닭은 100세까지 건강하고 품위 있게 살면서 존경받는 “어른”으로 대접받는다면 축복이 되겠지만 병고에 시달리거나 노망을 부려 추한 모습으로 살면서 가족이나 사회에 부담 주는 “늙은이”가 된다면 100세 시대가 축복이 아니라 고난이 될 것이다.  

 

그런데 100세까지 존경받는 “어른”으로 생존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고 여겨진다. 그것은 우리가 늙어갈수록 심신이 쇠약해져서 질병에 걸리게 되고, 사회 활동도 여의치 않아 소외감과 고독감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더욱이 오늘의 노인들은 조용한 농경사회를 살다가 복잡한 현대사회에 적응하기도 쉽지 않은데 근년에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생활화되면서 하루아침에 문맹자(컴맹)가 되어 손자 손녀의 도움을 받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지난날 대가족 시대에는 가부장적(家父長的) 권위로 추장 노릇을 했는데 오늘의 핵가족 시대에서는 어린이들에게 밀려나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가 되었다.

  

사람은 본시 늙을수록 심신이 약해져서 매사가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일상생활이 부정적으로 보여 사소한 일에도 짜증 내며 잔소리를 하게 되고, 아름다운 꽃마저 곱게 보이지 않아 남에게 부담 주는 “늙은이”가 된다. 


이와 반대로 아무리 어려운 일에 직면해도 긍정적으로 여기고 너그럽게 대처한다면 존경받는 “어른”이 될 것이다.

  

똑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여기는 노인과 부정적으로 여기는 노인은 전적으로 상반된 반응을 나타낸다.  


긍정적 노인은 모든 사물이 좋게 보이기 때문에 얼굴 표정이 밝아져 남에게 좋은 인상을 나타내 친구도 많이 생긴다. 긍정적 노인은 또한 즐거운 마음이 앞서 의욕이 솟아나 건강이 따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상생활을 하게 되니 활기가 넘쳐 존경받는 “어른”이 된다.


이와 반대로 부정적인 노인은 매사가 밉게 보여 짜증만 나기 때문에 항상 화난 표정을 나타내 친구도 없어 외톨이 된다.  이렇게 되고 보니 괴로운 일만 생겨 건강도 나빠져서 부담 주는 “늙은이”가 된다.

   

부담 주는 “늙은이”는 남을 배려하기보다 오직 자기 욕심만 채우고, 사소한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와 반대로 존경받는 “어른”은 대접받으려 하지 않고 남에게 소리 없이 베풀려고 힘쓴다. 특히 기부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우리 사회에서 비록 적은 액수라 할지라도 기부에 동참한다면 진실로 멋진 “어른”이 될 것이다.

   

“늙을수록 입은 다물고, 지갑은 열라”는 우리 속담대로 하고 싶은 말이 아무리 많아도 자제하는 반면 돈이 궁해도 꼭 필요한 경우에는 아낌없이 쓴다면 아무리 늙어도 존경받는 “어른”이 될 것이다. 존경받는 “어른”은 특히 욕심을 자제한다. 


사람은 본시 늙을수록 욕심이 심해진다고 해서 이를 노욕(老慾)이라 하고, 노욕이 심해지면 추해진다고 해서 이를 노추(老醜)라고 한답니다. 노인들이 쉽게 사기당하는 까닭은 이러한 노욕 때문이다 

   

존경받는 “어른”은 겸허한 마음으로 자기주장보다 남의 의견을 경청하며, 자기 자랑보다 남의 장점을 찾아 칭찬을 하게 된다. 존경받는 “어른”은 또한 설치지 않고 온유하며, 불평이나 잔소리도 하지 않고 경쟁 사회에서도 꼬 이기려 하지 않고 때로는 저주는 아량도 보이며, 약자에게는 부드럽고 강자에게는 단호하게 대처한다.  존경받는 “어른”은 또한 젊은이들의 의사를 존중하며 그들로부터 오히려 배우려고 한다. 

  

이와 같이 “늙은이”와 “어른”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에 지나지 않고, 오직 일상생활을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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