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칼럼] "웰페어(2) " -시애틀한인커뮤니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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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나칼럼] "웰페어(2) " -시애틀한인커뮤니티칼럼

그러다 보니 늘 배고프고, 늘 춥고, 늘 허기지고, 늘 취해서 시애틀 바닥을 헤매면 비틀거리고 다니다가 아무데나 쓰러져 잔다.


두 달 전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이렇게 방치를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위험하기도 하고 혹시라도 아무 데에 서나 자다가 어떤 이유로든지 죽을 수도 있고 하니)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길거리에서 000를 발견을 했는데 이날은 우리 고객들이 우리 사무실에서 돈을 받아가고 3시간 정도 지난 후인데 이날 나는 직원들과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복잡한 머리를 식히려고 다운타운 거리를 걷는 중인데 이미 취할 대로 취해서 몸을 가누지 못하는 내 고객 000는 약을 한 듯 취한 상태의 험상궂은 남자들에 둘러싸여 아마도 자기 수중에 있는 것은 다 건네주고 함께 취한 듯하였다.


나는 함께 동행하던 동료들에게 부탁을 한 뒤(나하고 함께 정신 줄을 놓고 있는 내 고객 가까이 가기 전 나하고 함께 가줄 것을 부탁하면서) 동료 둘과 나 셋이서 내 고객이 함께 있는 그룹에 접근하여 내 고객을 불러보니 내 고객은 이미 눈은 게슴츠레, 몸은 비틀비틀, 아무튼 말을 시켜보면서 3시간 전에 받은 현금 140불하고 체크로 그로서리 이름으로(한 달에 두 번 정해진 금액을 그로서리 스토어 이름으로 지급하면 본인이 그 체크를 가지고 가서 필요한 것들을 구입하고는 했는데 우리가 발견한 것은 그로서리 이름으로 지급한 체크를 중독자를 이용하는 못된 인간들에게 반값으로 넘겨주고는 필요한 약을 받고는 하였다) 지급한 150불의 행방을 물어보니 3시간 전에 받아간 돈은 이미 남의 손으로 넘어간 뒤였다.


그날 이후 나는 우리 사무실 정신과 의사들과 우리 사무실 재무과와 상의한 후에 매주 월요일마다 지급하던 현금 140불을 5일로 나누어서 하루에 28불씩 지급하고 한 달에 두 번씩 만들어준 그로서리 이름의 체크 150불은 매주 금요일 28불에 50불씩을 더해서 지급하고 나머지 100불은 모았다가 000가 필요한 것들을 구입해 주는 것으로 결정하고서는 매일 우리 사무실로 방문해서 28불씩을 찾아가게 하니까 한꺼번에 돈을 받던 내 고객 00가 난리가 난 것이었다.


나의 계획은 내 고객의 안전을 위해서이기도 하였다.


일단 돈을 받으러 매일 오면 우리는 고객이 살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고 내 고객은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그룹홈에서 받아든 약을 복용하지 않으니까 지속적인 발병하고 망상증세가 심해지니 위험하기도 해서 매일 매일 사무실로 오게 하는 이유를 설명을 해주었는데 돈만 받으면 자유롭던 삶이 별안간 통제를 받게 되면서 본인은 물론이고 내 고객에 붙어서 돈을 뜯어먹는 양아치들도 함께 난리를 친듯하다.


내 고객은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으니까 망상증세가 심해져서 별안간 벌거벗고 길거리로 뛰쳐나가기도 하고, 혼자서 지나가던 행인의 머리채를 잡아끌기도 하고, 한번은 차도로 뛰어들어 다리를 다치기도 하고는 하고 경찰에 붙잡히어 치료보호소에 가서 몇 주 동안 격리되어있다가 나오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본인이 지속적인 치료를 못 하니 나는 어떻게 하면 내 고객에게 한 달에 한 번씩 맞게 할까? 매일 매일 먹는 약을 못 지키니까... 고민하다가 매일 오게 하는 방법으로 돈을 나누어주는 것도 방법이겠다 생각하고 또 돈을 매일 받아가면 우선 배고프니까 먹는 것을 사겠거니 라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했는데 올 때마다 돈 더 달라고 패악을 부리니 우리 직원들 모두에게 못 할 짓이기도 하였다.


내가 매일 이 친구를 만나는 것도 아니고(나는 일주일에 한 번만 상담치료를 하면 되는데) 매일 매일 그날 담당하는 카운슬러가 돌아가면서 약속 없이 방문하는 고객들을 상대하는데 내 고객 000가 올 때면 모두 머리가 아파서 못 견딜 상황이었다.


쉽게 일하자면 그냥 본인이 원하는 돈 다 주고 다치면 병원 보내고 돈 다 써서 배고프다고 하면 음식 주는데 알려주고 옷이 필요하다면 헌 옷 구해서 주면 되는데 어디 사람 사는 게 그런가?


정신 놓았다면 치료받게 해주고 이들을 보호해주어서 제대로 사람다운 삶을 살 수가 있도록 도와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본업의 자세가 아닌가?


생각은 좋은데 이일이 너무 어렵고 또한, 동료들에게도 피해가 되니 나 역시도 괴롭힘에 또한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에 지금은 참으로 힘든 시기인 것이다.


내가 지난해 일하면서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는 케이스중에 한 케이스는?


지난해 한 해 동안 하버뷰병원에 92번을 입·퇴원 하던 내 고객(본인이 정부 돈을 직접 받았음)을 정신과 의사들의 서류작성에 도움을 받아서 페이(돈을 받아 주는 사람이나 그룹)를 우리 사무실로 돌리고 이 고객을 매일매일 사무실로 오게 해서는 약을 먹게 하고 매일 매일 우리 직원들을 만나고 가니 망상증세가 완화되어서 현재는 많이 좋아져서 어느 정도 대화가 되는 있는 상황이 되었다.


이 친구가 발병이 나면 길가는 행인들을 공연히 치고 만지며 아무에게나 침 뱉고 누가 있든 없든 아무 데서나 방뇨하고 더 심하면 찻길이나 위험한 곳에 올라가 춤추고는 하였다.


내가 신발을 몇 번이나 장만해주어도 그 추운 날 맨발로 비 철철 맞고 다니고 눈에는 속눈썹 3개 정도 붙이고 얼굴에는 온갖 색상으로 화장인지 변장을 한 것인지 무섭기조차 한데 본인은 자기들이 제정신이 아니니 남이 무서워하든 말든 별 상관없는데 이 고객을 설득시키는 데는 일 년이 꼬박 걸렸다.


그것도 본인이 받은 웰페어를 매번 잃어버리니 카드를 만들어 직접 받게 해주니 이제는 카드를 잃어버리고서는 본인이 설정한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해 돈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는 모습을 보면서 몇 달을 이 고객을 설득하여 우리가 페이가 되어서 너의 돈을 꼭 찾게 해줄거야라고 말해주며 물론 우리 사무실 정신과 의사 소견서에는 본인은 돈을 간수할 수 없는상황이라고 법정에서 판사에게 보고한 후 받아낸 결과였다. 


반강제이지만 고객들의 삶에 베네핏으로는 최고의 결과가 된 셈이다.


지금 4달째 이 고객은 우리 사무실로 매일 출근한다. 그리고 약을 받아먹고 돈을 받아가는 데 안전도 확인할 수 있으니 고객의 몸과 정신상태가 많이 좋아지고 있는 중이다.


물론 이 과정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그동안 너무 힘들게 들볶아서 이 고객 그냥 놔둘껄! 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차피 나에게 맡겨진 한 사람의 삶이 더 나아져서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면 이일처럼 보람되고 행복한 마음이 드는 일이 있을까? 싶어서이다.


월급 받고 그냥 시간 때울 수도 있고 대충 힘든 일은 재껴버려도 될 수 있지만 나는 내 인생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으로 삶을 살아가고픈 것이다.


누가 보지 않아도 나하고의 약속을 지켜가기 위함이다. 최선을 다해 열심으로 삶을 살아가고프기 때문이다.


내게 맡겨지지 않은 일들은 내가 안 해도 괜찮지만, 이들은 어렵고 힘들고 아픈 사람들이다. 내게 맡겨진 삶이다.


이들의 삶은 알아주기가 쉽지 않은 삶들인 것이다.


이들의 외로운 삶에 이들이 어려울 때 찾아가고 싶은 곳, 생각나는 곳 그곳이, 그 사람들이 우리가 되어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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