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열모칼럼] "8.15世代가 겪은 고난은 祝福이다" -시애틀한인문학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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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열모칼럼] "8.15世代가 겪은 고난은 祝福이다" -시애틀한인문학칼럼

8.15세대는 1945년의 8월 15일에 맞이한 광복의 벅찬 감격을 함께 한 세대이므로 현재 연령이 75세를 넘어선 세대라고 하겠다. 


우리 8.15세대는 인류 역사에서 좀처럼 겪어보지 못한 가장 혹독한 전란이 계속된 20세기의 소용돌이에서 많은 고난을 겪은 세대다. 이 격동기를 살았으니 8.15세대는 자신들이 가장 불행한 세대라고 여긴다. 

 

그러나 이러한 불행을 오늘에 되돌아보면 그 불행이 오히려 축복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까닭을 요약하면 우리 8.15세대는 몇 100년, 또는 몇 1000년에 한 번 있을 수 있는 희귀한 역사의 현장을 목격하기도 하고, 직접 부딪친 삶을 살았다는 사실이다. 

  

 또 하나는 한국이 근대화에 성공해 급속도로 압축 성장했기 때문에 우리 8.15세대는 어린 시절에는 석유 등잔불 밑에서 원시생활 했고, 오늘날에는 컴퓨터를 생활화하는 정보화 시대를 살면서 원시시대와 첨단 과학 시대를 모두 체험하고 있으니 우리 8.15세대는 축복받은 세대임에 틀림없다. 

 

8.15세대가 살아온 지난 20세기는 유달리 많은 사건이 발생했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모두가 20세기였고, 조국을 일제에 빼앗긴 것도 20세기였으며, 그 조국을 되찾은 것도 20세기였다.  


20세기에는 전란도 잦았는데 그 전란의 대부분이 지정학적 요충지인 우리 한반도 주변에서 일어났으니 그 시대를 살아온 8.15세대는 모진 고난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 전쟁이 바로 청일전쟁(1894–1895)이고, 러일전쟁(1904–1905)이며, 만주사변(1931–1932)과 중일전쟁(1937–1945)으로 이어졌고, 결국 미국과의 태평양전쟁(1941–1945)으로 번졌던 것이다.

   

태평양전쟁에서 일본이 패망해서 우리는 8.15광복을 맞이했으나 한반도는 불행하게도 동서냉전의 희생양이 되어 38선을 경계로 남북으로 분단되었고, 연이어 6·25전쟁까지 일어나 국토는 폐허가 되었다.

  

우리 8.15세대는 이와 같이 여러 형태의 전쟁이 일어난 시기에 태어나 성장했으니 항상 고난의 소용돌이에 휩쓸렸기 때문에 분명 불행한 세대다.   


그러나 그 격랑의 시대가 오늘날에는 원망스럽기보다 오히려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그리워진다.  


우리 8.15세대는 이렇게 모진 고난을 겪으면서도 역사에 오래도록 기록될 보람 있는 일도 많이 했다고 자부한다. 


국가 경제가 매우 어려운 시절인 1960년대에 독일에 진출해 광부는 탄광에서 구슬땀을 흘렸고, 간호사는 병원에서 그리운 고향의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고된 일을 견뎌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8.15세대는 월남전에도 참전해 국위를 선양했고, 연이어 중동의 건설현장에도 뛰어들어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였다. 이렇게 확보한 돈으로 경부, 호남 고속도로를 부설하고 포항에 제철소를 건설해 산업화의 기반을 구축했던 것이다.

  

우리 8.15세대는 70년대에 전개한 새마을운동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해냈다. 


새마을운동은 가난한 농촌을 부흥시키고자 초가집을 개량하고 마을 안길을 넓히는 사소한 일로 시작했는데 점차 전국으로 확산되어 결국 민족의 거대한 <의식 개혁 운동>으로 확산되었다.  

 

이리하여 우리 8.15세대는 낙후된 조국을 현대화하는 과업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되새겨 보면서 짙은 자부심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 8.15세대는 이와 같이 산전수전을 겪는 과정에서 천금 같은 <삶의 지혜>를 터득했다.    


이 <삶의 지혜>가 있기에 8.15세대는 아무리 어려운 일에 직면해도 슬기롭게 대처하며 스스로 행복을 만들면서 즐겁게 살고자 노력한다. 8.15세대는 행복의 참뜻이 무엇인지 일상생활에서 체험했다. 

 

행복은 억만장자의 호화스러운 생활이나 천하를 호령하는 막강한 권력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고 오로지 마음가짐 하나로 만들어 간다는 사실을 터득했다.


이리하여 8.15세대는 지난날에 겪은 고난에서 축적한 경륜으로 행복을 만들면서 여생을 즐기고 있으니 분명 축복받은 세대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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