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학원]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 범죄에 대응하기" -시애틀한인교육칼럼

전문가 칼럼

[민명기학원]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 범죄에 대응하기" -시애틀한인교육칼럼

요즘 자녀들이 집을 떠나 멀리 타지에 있는 한인 동포 부모님들을 포함한 아시아계 부모님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생각 나실 때마다 자녀들에게 전화를 해, 안부를 묻는다. 이를 들은 자녀들은 걱정말라며 안심시키려 하지만, 걱정이 되시는 부모님들은 무슨 일이 생길 지 모르니 만사에 조심하고 집에서 되도록이면 나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신다. 


우리 자녀들은 오히려 고향집의 부모님들이 걱정되어 안하던 전화를 해오고, 이런 좋지 않은 일이 있으니 자녀의 효심을 알겠다며 일견 대견해 하시는 부모님들도 있다. 


요즘 코비드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숫자가 조금씩 줄어 드는 경향이어서 정상적인 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조금씩 높여가는 상황과는 반대로,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적인 폭력이 늘어나는 것을 보며 참 세상은 편할 날이 없구나 푸념을 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다.

  

NBC 뉴스가 인용한 캘스테이트 샌 버나디노 대학의 연구소인 ‘증오와 극단주의 연구 센터’의 분석에 의하면, 작년에 이러한 종류의 증오 범죄는 전년에 비해 약 7%가 줄었는데, 유독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 범죄는 150%가 늘었다고 한다. 


우리가 추측하는 것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촉발된 이 아시아계에 대한 악감정은 작년에 피크를 이루며 금년에도 멈추질 않는다. 


이러한 아시아계에 대한 범죄 행위는 특히 대도시 지역에서 빈번한데, 뉴욕에서는 2019년에 3이 발생했으나 2020년에 28건으로 증가했고,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작년에 15건(2019년에 7), 보스톤에서는 14건(6)이 발생했다. 


시애틀에서도 지난 2월 차이나 타운을 지나가던 일본계 커플이 한 흑인 청년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사건 등이 방송을 통해 소개된 바 있었다. 


급기야 지난 주에는 애틀란타의 스파에서 한 20대 백인 청년이 6명의 아시안 여성을 살해한 대규모 살인 사건으로 이러한 범죄들이 전면으로 부상하고,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범죄 행위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의 표현은 사실 이미 예견되어 온 것이다. 


1960년대에 흑인들의 인권 신장을 위한 요구가 거세게 표출되자,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아시아계 이민자들을 미국에서 순하게 잘 적응하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모범 소수인종으로 칭찬하며, 의식적으로 흑인들과 차별화했다. 


이러한 순응적이고 불만을 좀처럼 표출하지 않는 아시아 이민자들을 모범화하는 태도는 흑인들에게는 질시의 대상이 되도록 하는데 기여했고, 아시아계는 이러한 호칭을 순수하게 받아 들여 자부심을 느끼며 만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태도는 아시아계가 흑인 사회를 경시하도록 만드는데 일조를 했고, 1992년의 로스엔젤레스 폭동도 그 연장선 상에서 발생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 한인계 역시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아시아계를 대하는 태도는 곱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 


한 폭동 피해자는 “로스앤젤레스 경찰들이 코리아 타운을 지켜 줄 생각은 하지 않고, 백인들이 사는 부자 동네의 경호에 집중하는 것을 보며, 우리는 모범 시민이라기 보다는 이등 시민이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붙인 ‘모범 소수 인종(Model Minority)’이라는 태그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정치력을 신장하고, 당연히 받아야할 대우를 요구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이제는 흑인 커뮤니티를 무시하거나 경원시할 것이 아니라 그들과도 연대하여 소수계의 목소리들을 모아 강력히 평등과 자유를 주장하며 우리가 받을만한 대우를 충분히 받아야 할 것이다.


최근 흑인 사회도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흑인 인권 운동의 대부인 알 샤프턴 목사는 지난 18일 뉴욕에서 행한 인터뷰에서 “흑인 공동체도 아시아계와 연대해 증오 범죄를 규탄하는데 힘을 모으겠다. 


우리 (흑인들도) 증오가 무엇인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아시안 커뮤니티는 혼자여서는 안 된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을(증오 범죄에 대한 항의를) 속삭일 것이 아니라 크고 분명하게 외쳐야 한다”라고 하며, 같이 힘을 모으기를 주장했다.


요즘 많은 고교 주니어들이 필자를 찾아 어떤 과외활동이나 커뮤니티 서비스가 대학 입학 사정관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지 묻는 경우가 많다. 


필자의 대답은, “커뮤니티 서비스는 대입 사정관에게 좋게 보이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이나 커뮤니티 안의 이웃들을 위해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하는 것이다. 


우리 아시안 커뮤니티를 보호하고 우리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의 안전과 번영을 위해 주변의 친구들과 힘을 모아 이러한 혐오/증오 범죄의 악행을 널리 알리고, 규탄하고 뿌리 뽑는 운동을 일으키는 것이 어떻겠니? 우리 자신의 일이니 당연히 우리가, 네가 해야 되는 것 아니겠니? (www.ewaybellev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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