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칼럼] "아들의 자동차 선물" -시애틀한인종교칼럼

전문가 칼럼

[나은혜칼럼] "아들의 자동차 선물" -시애틀한인종교칼럼

아들이 세금을 환불 받았는데 뉴욕 자기가 다니는 교회에 건축헌금을 하고 5000불을 엄마 자동차 사라고 보냈다는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지난번 큰딸 기족이 집에 휴가차 놀러 왔다가 나의 고물 캐딜락이 길에서 서기도 하는 것을 보고 뉴욕 아들에게 이야기를 했던 모양이었다. 


남편은 캐딜락이 개스만 충분히 넣으면 잘 달리고 문제가 없다고 새 차를 살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그 차는 아주 오래된 헌차를 산 것으로 앞으로 자꾸 고장이 나면 돈이 들어갈 것이니 아들이 돈까지 보내왔는데 이번에는 꼭 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미국에서 23년을 살면서 교회에서 남편에게 새 차를 사 준 것 말고는 나의 차를 새것을 산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는 꼭 새 차를 사고 싶은 마음이 들고 ‘10년 이상을 타게 되면 다시 또 운전할 수가 있을까?’를 생각해 보게 되며 어쩌면 내 생애 마지막 차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미국에서 세 자녀와 살면서 개척교회를 목회하며 언제나 헌차를 타고 다녔는데 골목길에서 고속도로에서 차가 갑자기 시동이 꺼져서 아슬아슬했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어떤 때는 큰 스쿨버스가 뒤에서 달려오는데 시동이 꺼져서 조마조마했고 고속도로에서 큰 트럭이 달려올 때에 시동이 꺼져서 옆에 서기도 했는데 옆에 공간이 없었더라면 어찌할 뻔했을지 모르겠다. 


손님을 모시고 높은 눈산에 갔다가 내려오다가 시동이 꺼졌는데 스르르 굴러서 안전한 나무 밑에 멈추어 서 주었다. 반대편은 천 길 낭떠러지였다.


  우리들의 지난날 가정예배 기도 제목은 “차가 고장 나지 않게 해주시고 길에서 서지 않게 해주세요.”라는 것이었는데 고물차라 길에서 섰고 그러나 다행히 사고 나지 않고 때마다 천사들을 보내주시고 도와주셨다. 


아들이 뉴욕에서 변호사로 첫 월급을 받으면서부터 아버지 차를 사드린다고 했는데 교회에서 낡은 남편 차를 새로 사 주셨다. 


그 후로는 엄마 차를 사드린다고 해서 그때 대학을 갓 졸업한 막내딸의 차가 별로 좋지 않아서 기아 ‘옵티마 수동’ 새 차를 막내딸에게 사주었다. 


그리고 오빠가 뉴욕으로 막내를 불러서 막내딸하고 같이 그 차에 짐을 잔뜩 싣고 서부 끝에서 동부 끝, 뉴욕으로 몇 날 며칠을 걸려 달려갔다. 


그런데 뉴욕 아들의 아파트는 지하철 옆에 있었고 차를 길가에 세워놓아야 하는데 시간따라 요일따라 차를 파킹하고 움직여야 하니 차라리 차를 팔아야 하겠다고 하는데 새 차를 싸게 팔지 말고 둘이 그냥 가지고 있으라고 했다. 


잘못 파킹하여 벌금도 물고 토잉도 당해 가면서 애물단지가 되었다. 엄마 차를 사라고 하니까 왜 수동으로, 막내에게 사주었느냐고 투덜대면서도 한 달에 1000불씩 다 갚았다. 


그리고 다시 차를 사라고 이렇게 돈을 보내온 것이다. 


사 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 . 뉴욕 로스쿨을 다닐 때 집에서 한 푼도 보내주지 않았고 저 혼자 물가가 비싼 곳에서 고생하며 알뜰하게 살았고 3년 공부하여 이제 Law Firm에 취직한 지 얼마 안 되었다. 


그래도 연말에 보너스를 타서 아버지 책 출판비용과 중국 선교지에 복사기도 사라고 돈을 주고 교회에 헌금도 많이 하였다. 


자기 교회에도 십일조와 건축헌금도 많이 하고 선교사님들도 돕는다고 한다.


  아들과 딸이 사는 아파트는 브루클린에 있는 낡은 아파트로 살살 걸어도 삐걱거리고 무엇보다 샤워장이 너무 엉망이라 나는 불편해서 샤워를 못하겠다. 


남편이 하다가 쇠기둥이 떨어져서 줄을 찾아 엮어 놓기도 했는데 아빠가 참 잘 고쳐 놓았다고 딸이 좋아했다. 


아마 예전에도 그렇게 떨어졌었나 보다. 부엌 천장도, 샤워장 천장도 무너졌었고 딸은 바빠서 청소도 잘 못하고 사다 놓은 음식, 과자에서 벌레가 나오고, 나보고 오라고 하지만 그곳에 가서 잠시도 살기가 어렵다. 


뉴욕 근처에 그런 아파트가 수없이 많고 그래도 턱없이 비싸고 젊은 사람들이 그런 곳에서 그렇게 차도 없이 살고 있는 것을 보며 그래도 뉴욕이 좋다고 몰려드는 것을 어찌하랴. 


그렇게 고생하는 아들과 딸이 참 불쌍하다. 딸은 곧 프랑스로 가기 원하는데 그러면 그 차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걱정이 된다. 


아들은 지하철을 타고 다니고 늦으면 회사에서 차로 집에까지 데려다주기도 하고 택시 타는 것이 더 편하고 차에 신경 쓸 만큼 한가하지 않다고 하는 것이다. 뉴욕은 한국 서울같이 차가 없어도 살기에 불편하지 않은 것이다. 


아들이 빨리 결혼하고 차고가 있는 좋은 집에 살아야 할 텐데 하는 것이 나의 기도 제목이 되었다. 이렇게 차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고 살아왔는데 아들이 엄마에게 효도하는 것을 받아 주리라. 


10년 개런티를 주는 기아에서 제일 좋은 차를 사리라. 그리고 너를 자랑하고 기도해 주리라. 주님, 우리 아들 너무 예쁘지요. 


30, 60, 100배로 복을 내려주셔서 주님의 영광이 밝히 나타나게 해주소서. 너무나 감사하고 감격하여 저절로 간절한 기도가 나온다. (2005년 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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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빠가 동생을 뉴욕으로 불러서 차에 짐을 잔뜩 싣고 뉴욕으로 가면서 뉴욕이 너무나 무서운 곳이라는 생각으로 불안했는데 아들이 뉴욕 맨하턴 엠파이어 빌딩 옆에 경비가 24시간 지키는 아파트에 살게 되고 낮에는 걸어서 맨하턴 거리를 걸어 다니면서 한식집도 많고 사람이 많아서 온갖 나라 사람들이 저마다 자기 취향대로 옷을 입고 너무 자유롭고 안전한 마음이 들었다. 


뉴욕은 세계 사람들이 관광도 많이 와서 항상 사람들로 넘치고 활기가 있고 그래서 더 설레기도 하는 것 같다. 


아들 덕분에 남편과 뉴욕 메리옷 고급 호텔에 투숙하면서 엠파이어 빌딩도 가보고 뉴욕거리를 관광차를 타고 돌기도 하고 자유의 여인상에도 가고 맨하턴 거리를 걷고 부르클린 다리도 걸어보기도 했다. 


공부할 때에는 낡은 아파트에서 고생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좋은 집에서 살고 최고급 호텔에 숙박하면서 출장을 다니고 부모에게도 세계여행을 많이 시켜주고 호사를 시켜준 아들은 일생을 가난 속에서 살아온 목회자 부모에게 주님께서 상으로 주신 최고의 선물로 너무나 감격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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