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영S미술학원] 쓸데없음의 미학 -시애틀한인미술칼럼

전문가 칼럼

[권선영S미술학원] 쓸데없음의 미학 -시애틀한인미술칼럼

창의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 어떠한 행동이나 학습 과정 등을 제시하면서 방법론적인 접근으로 다가가고자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어지는 예시가 있거나 검증단계를 거친 경로에 대한 안전성?을 따라가고자 하는 일반적인 접근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연한 자리에서 어느 분의 이야기를 듣고 그녀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접한 순간 바로 이거다 하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녀가 맞닥뜨린 어떤 증상의 치료 적인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있는데 바로, ‘가장 쓸데없는 일이지만 재밌는 일을 해보기’ 였다고 합니다. 


고민을 하다가 생각해낸 것이 ‘비눗방울’! 동네 문구점에서 부담 없는 가격에 언제든지 구할 수 있는 비눗방울재료를 사다가 비눗방울을 불며 띄워서 본인의 전화기 카메라로 찍어보는 과정이었습니다. 


가장 쓸데없는 일이지만 엄청난 집중력과 재미를 경험한 그녀는 매일 공간을 바꿔가면서 비눗방울을 불고 공기 중에 띄워진 비눗방울의 형체를 카메라로 찍어서 온라인 플랫폼에 기록해 두기 시작했습니다. 


배경이 다양해지고 카메라로 포착하는 속도와 각도에 따라 비눗방울의 형체와 색상까지 다채로운 방식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녀의 사진을 본 사람들은 그녀가 그 비눗방울 사진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모르지만, 그녀 개인의 창작물들을 보면서 받은 감상과 감동을 나누기 시작했으며 그녀의 비눗방울 사진들은 다양한 반응과 관심을 받게 되었답니다. 


우리는 어쩌면 ‘쓸데없는 일을 한다는 것’을 다소 두려워합니다. 오히려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그런 지적과 비난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돈이 되지 않는다?


시대는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관심 밖 분야였던 영역들에서 엄청난 수입을 창출하는 창업자들이 생겨나는 세상입니다. 


작년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사태를 겪으면서 세상 사람들이 집안에 고립되었다고 하지만 테크놀로지와 시스템 그리고 문화예술의 발전은 어쩌면 더욱 발전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쓸데 있는? 일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오히려 개인의 관심사와 재미에 집중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면서 그에 따른 시간적/금전적 투자가 자연스러워지면서 각 분야의 새로운 기점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을 해봅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미국에서 미술대학 및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보더라도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비대면학습과정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의 후유증 사례로 많은 반면, 개인 시간의 자유화?로 인해 본인 스스로가 호기심을 가지고 파고들 수 있는 영역을 더 재밌게 접근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경우가 또한 많기 때문입니다. 


창의력은 어떠한 정해진 학습이나 주어진 커리큘럼에 의해 연습 되는 능력이 아닙니다. 스스로의 시도와 경험에 의한 자기 깨우침의 연속이 되어야지 가능해지는 능력입니다.

 

쓸데없는 일에 집중하는 자녀들이 있다고 고민하는 부모님들의 경우, 그 쓸데없음의 기준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해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봅니다. 


아이의 관심과 그에 따른 집중력을 부모의 일률적인 기준으로 차단해 버림으로써 그 아이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재미와 관심을 잃어버린 게 아닌가 점검을 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문의: studioS.artclass@gmail.com / www.studioSfinearts.com

520 112th Ave. NE #200, Bellevue, WA 98004


S 미술학원장, 권선영씨는 한국 홍대 미대와 뉴욕 RIT 미술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파리 등 유럽 생활을 통한 문화 경험과 20년이 넘는 미국 내 학생들 미술 지도를 하면서 현실적인 정보력과 미술교육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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