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칼럼] 남편과 런던과 파리 여행 추억일지

전문가 칼럼

[나은혜칼럼] 남편과 런던과 파리 여행 추억일지

 아들이 자기가 런던에 있을 때에 아버지도 런던과 파리를 관광하셔야 한다고 상사에게 이야기해서 상사가 부모님 여행 경비까지 다 해결해 주고 초청해서 나는 3개월 만에 다시 남편과 동행해서 런던행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새벽 예배 후에 집에 와서 남은 음식들을 먹고 화초를 다 아래층으로 내려다 놓고 물을 주며 “집을 잘 지켜라”라고 당부를 하고 내 카페에 마지막으로 글을 올리고 9시부터 떠날 준비를 하다. 11시 30분에 공항에 와서 수속을 하고 미네아폴리스로 가는 출구에 앉아서 가지고 온 빵과 물을 먹고 맨 꼴찌로 비행기를 타다. 남편은 성경을 나는 창조문예를 졸면서 다 읽다. 미네아풀리스에 도착하여 런던행 비행기를 타고 늦은 저녁식사를 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자면서 런던에 오다.


  6월 6일(화) 남편과 영국여행 

  런던은 시애틀보다 8시간이 빠르다. 새벽 1시 곤하게 잠이 들어 있을 시각에 런던 Gatwick 공항에 도착하니 런던은 화요일 아침 9시가 되었다. 수속을 하고 10시경에 나오니 예전처럼 택시 기사가 나오지 않아서 어떻게 할까 하고 의자에 앉아 잠깐 궁리하는데 아들이 와서 빅토리아까지 기차로 와서, 지하철로 갈아타고 맨션 하우스역에서 내려 예전의 아파트가 아닌 새로 이사한 다른 아파트로 오다.

 

  아들도 영국에서의 취업비자를 받느라고 그동안 계속 파리에 있다가 어제 와서 아들과 우리가 같이 새집으로 온 셈인데 여러 종류 마실 것과 먹을 것들이 기본적으로 준비되어 있었고 술도 많이 있었는데 그것은 아파트에서 배려해서 사 놓은 것이라고 한다. 24시간 문을 지키는 사람이 있고 회사에는 2분이면 가고 런던박물관(Museum of London)이라는 큰 건물이 있어서 찾기가 쉽고, 이 아파트 이름은 런던하우스다. 


왜 짐을 조금 가지고 오라고 했는데 또 이렇게 많이 가지고 왔느냐고 하며 땀을 뻘뻘 흘리고 짐을 나른다. 집에 거의 다 와서는 약한 가방 하나가 바퀴가 깨지고 쌀을 흘리며 고생을 많이 했는데 와서 보니 참 많이도 가지고 왔다. 김치, 라면, 냉면, 양파 2개, 온갖 넛, 과자 등인데 다른 곳으로 일하러 가게 되면 이 집을 비워놓아야 한다고 한다. 한 달에 6,000불 정도의 세를 내는 호텔 같은 집이라고 하니 김치를 다 먹어야 하는데 걱정이다. 아들은 일하러 들어가고 짐을 정리하고 빨래도 하고 쉬기도 하다. 


아들이 일찍 들어와서 저녁을 먹고 같이 나가서 국회의사당을 지나 테임즈 강을 걷다가 높은 하늘을 둥글게 30분을 천천히 돌며 관광하는 런던 아이(London Eye)를 타려고 갔다가 늦어서 못 타서 섭섭하다. 밤에 웨스트민스터 에비 교회에도 가보고 아들이 이곳들을 내일 어떻게 가라고 아버지에게 설명해주다. 


  갑자기 어떤 건물에서 불꽃을 하늘로 아름답게 쏘아 올리고 있었는데, 오늘이 2006년 6월 6일, 곧 100년에 한 번 돌아오는 666 마귀의 날이라 해서 그런 축제를 한 것 같다고 한다. 지하철을 타고 오다가 화장실에 가려고 하니 도대체 화장실이 없다. 영국은 어찌 지하철에 그렇게 화장실이 없는지? 한국은 지하철에 화장실이 얼마나 잘 되어있느냐고 푸념하다가 할 수 없이 길옆의 술집에 들어갔다 나오다. 급하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마켓에 들러 잔뜩 사서 셋이 들고 조금 걸어서 늦은 밤 집에 들어오다. 컴퓨터 하고 레슬링 보고 이야기하고 12시도 넘어서 잠자리에 들다.


  (6/7/06년) 일찍 일어나서 밥을 하고 약하게 불을 줄인다고 해놓고 또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니 11시였다. 아들은 일하러 갔고 남편이 “하마터면 불 날 뻔하였다”고 하며 탄 것은 다 긁어 버리고 먹는다고 하며 내가 안 먹는다고 하니 내 몫까지 다 먹다. 


새 냄비가 타서 까맣게 되었다. 잣죽과 빵을 먹고 빨래한 것들을 다리미질을 하고 나가자고 하니 밥을 금방 먹어서 쉬어야 한다고 하고 알러지 때문에 콧물을 훌쩍이며 레슬링을 보다가 방에 들어가서 잔다. 예전에는 사위가 다리가 아프다고 하면서 집에서 쉬더니 남편은 알러지 때문에 밖에 나가기가 힘든가 보다. 그래도 지난번에는 딸과 같이 와서 지하철 타고 다니며 이곳저곳 샅샅이 잘 본 것 같다. 


  3시 30분이 되자 나가자고 한다. 서둘러 준비하고 집을 나서니 바로 집 앞 정류장에 4번과 56번 버스 두 대가 있어서 그냥 타고 런던 시내를 구경하자고 빨간 버스 이층에 타서 종점에 가서 내려 다른 버스를 또 타니 그곳은 한국 강남 터미널같이 많은 버스들이 모여 있어서 뮤지엄 어브 런던(아들네 아파트)에 가려면 무엇을 타느냐고 물었더니 48번을 타고 가다가 56번으로 갈아타라고 한다. 


그러나 중도에 내리지 않고 계속 종점(London Bridge)까지 갔는데 거의 버스를 2시간을 탔고 너무 트래픽이 심하고 배가 고팠다. 남편은 버스 안에서 졸고 있었다. 이제 버스는 타지 말고 지하철을 타야 하겠다고 하다. 딸은 버스는 하나도 안 타고 지하철만 타서 버스 타고 돌아다니자고 했는데 실컷 탔다. 


종점에서 내려서 맥도널드에 가서 휘시버거와 감자튀김도 다 먹고 런던 브릿지를 건너고, 다시 타워 어브 런던 브리지를 향해 테임즈 강을 끼고 걸어서 가다가 온통 유리로 된 The GLA(Greater London Authority)라는 빌딩에 들어가니 소지품을 다 조사하고 들어갔는데 작은 만델라 여사 동상이 있었고 아래층에는 양손이 없는 장애인 인권운동가 엘리슨 레퍼(Allison Lapper)의 작은 흉상도 있었다. 


9층까지 있는 아름다운 유리 빌딩인데 문을 닫아서 곧 나와야 했다. 밖의 광장에는 무슨 영화를 상영하려는지 젊은이들이 모여 있었고 하얀 스크린이 장치되어 있었다. 앉아서 볼까 하다가 그냥 타워 어브 런던으로 걸어갔다. 런던을 상징하는 다리로 흡사 한국의 독립문 같은 문이 다리 중간에 두 개가 있고 높은 곳 타워에서 강을 내려다보게 되어 꼭대기에 올라가고 싶었는데 시간이 늦어서 못 올라갔다. 


그곳에서 지하철을 타고 집을 찾아오는데 길을 잘 몰라서 여러 번 물어보며 이리저리 헤매다가 집에 오니 8시 30분이 되었다. 내일은 아침 일찍 나가자고 했는데 아들이 9시에 들어와서 저녁을 안 먹었다고 해서 라면과 스프를 끓여 주고 빨래하고 일기 쓰고 또 12시가 넘었다. 그래도 내일은 일찍 나가야 하리라. 잠이 안 와서 일기를 쓰니 2시 30분이다. 이젠 내일 스케줄을 위해 자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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