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칼럼] “아끼지 말고 살자”

전문가 칼럼

[정병국칼럼] “아끼지 말고 살자”

사람마다 아끼고 안 쓰며 잘 보관해 두는 것들이 있다. 좋은 옷이나 신발(구두)을 잘 모셔두고 있는데 어쩌다 오랜만에 꺼내보면 좀이 먹었거나 곰팡이가 생겨 그냥 버리게 된다. 


어떤 부자가 죽은 뒤에 그의 보관품들을 보니까 정말 귀하고 값진 것들이 수두룩한데 한 번 써보지도 못하고 입어보지도 못하고 그냥 갔다. 그 후손들이 그것을 놓고 싸움질을 하다가 형제간에 우애마저 깨졌다. 어떤 형제자매는 재산 싸움을 하다가 살아생전 서로 만나지도 않고 세상을 떠나는 경우도 있다. 


지나치게 아끼는 것은 일종의 욕심 때문이기도 하다. 누가 탐을 낼까 봐 혹은 도둑을 맞을까 봐 깊숙이 감춰두고 살다가 입어보지도 못하고, 써보지도 못하고 그냥 세상을 떠나기도 한다. 참으로 허망하고 안타까운 노릇이다. 


가족이나 친척에게, 혹은 친지에게 주었다면 고맙다는 인사라도 받았을 텐데.... 또 어디에 기증을 하면 독지가라고 신문에라도 날 텐데.... 오늘 내 칼럼에서는 귀한 물건들을 아끼지 말고 쓰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어떤 사람은 귀한 것을 많이 가지고 있고 돈도 꽤 많은데 돈을 쓰는 것을 별로 보지 못하고 세상을 일찍 떠났다고 한다. 인생의 한평생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60이요, 강건하면 70이라고 했다. 


요즘에는 평균수명이 늘어서 80을 살고 가도 오래 살았다고 하지 않지만.... 우리가 어렸을 적에도 환진갑을 살면 오래 사는 것이라고 잔치를 했다. 지금은 7순 잔치도 사라지고 8순 잔치도 별로 하지 않는다. 


사람이 오래 한세상을 살면서 귀한 옷이나 물건들을 모두 사용하고 가는 것이 현명하다. 어느 할머니가 미국에서 혼자 아파트 독방에서 살다가 세상을 떠났는데 그분의 요 밑에는 미화 100불짜리가 300장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할머니는 살아생전 여행도 한 번 하지 않고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살다가 홀연히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누구에게 줄 사람도 없는데.... 그냥 돈을 모으는 재미에 그렇게 했을까? 이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가끔 일어난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할 수 있을 때 무엇이든지 해야 한다. 세상 살이는 모두 때가 있다. 좋은 것을 아낄 때가 있고 사용할 때가 있다. 옷장 속에 들어있는 새 옷과 예쁜 옷은 입을 수 있을 때 꺼내입어야 한다. 


잔칫날이나 결혼식에 갈 때 입을 것이라고 아끼지 말고 입어야 한다. 옷이란 철이 지나고 유행이 지나면 헌 옷처럼 된다. 마음과 생각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가슴 속에 들어있는 사랑스러운 마음, 그리운 마음,.. 정말로 좋은 사람 생기면 준다고 아까지 말아야 한다. 그러다가 마음의 물기가 마르면 어느새 노인이 된다. 


좋은 옷 있으면 생각날 때 입고 좋은 음식 있으면 먹고 싶을 때 먹도록 해야 한다. 더구나 좋은 사람 있으면 마음속에 숨겨두지 말고 마음껏 좋아하고 그리워하고 사랑해야 한다. 앞뒤 가리고 체면 차리다 보면 시간은 흘러가고 인생은 늙어간다. 


(나태주의 “사랑은 언제나 서툴다” 중에서 일부 발췌) 인생이 고독한 존재라고 철학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혼자 있으면 누구나 고독하고 외롭다. 그리고 이것은 철학이 아니라 우리네 삶의 현실이다. 내가 못났다고 자책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도 이 세상의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이다. 거짓말을 전혀 하지 않고 살기는 아주 어렵다. 그러나 남을 속이는 것은 자기 몸의 종기를 키우며 사는 것과 같다. 그리고 게으르면 안 된다. 게으름과 나태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파멸시킨다. 


얼굴을 항상 밝게 펴고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살아야 한다. 인생의 성공과 실패는 얼굴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첫인상이 아주 중요하고 이것이 어쩌면 인생의 운명을 좌우하기도 한다. 잘생긴 얼굴보다는 못난 얼굴에 환한 웃음이 깃든 것이 보기에 더 좋다. 


첫인상이 좋으면 우선 긍정적인 생각이 들고 사귀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그러나 첫인상이 좋지 않으면 호감이 가지 않고 다시는 그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은 것이 우리들의 일반적인 생각이고 판단이다. 그래서 첫인상이 참으로 중요하고 출세의 잣대가 되기도 한다. 


회사 입사 시험에 합격하고 마지막 인터뷰에서 인상이 좋지 않으면 최종적으로 합격하기 어렵다. 넉넉한 마음과 보기 좋은 미소는 인생살이에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출세에도 영향을 미친다. 너그러움과 웃음을 아끼지 말고 살자. 


만나는 사람들에게 넉넉한 웃음과 미소를 보이라. 그러면 우선 자신이 자랑스럽고 여유 있는 품격을 갖추게 된다. 


이것은 사람이 한세상을 살아나가는 데 자신감이 생기고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본인이 가진 것이 많지 않더라도 아끼지 않고 들어내 보이면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한세상을 함께 잘 살아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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