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혜칼럼] 런던여행 추억일지(7)

전문가 칼럼

[나은혜칼럼] 런던여행 추억일지(7)

 아침에 양파와 간 소고기를 넣고 김치찌개를 끓여 맛있게 식사를 막 끝냈는데 웬 여자가 문을 두드려서 아들이 나가더니 청소하러 왔다고 한다. 오늘은 그만두고 다음 목요일에 와서 해달라고 하고 수건이나 더 달라고 하니 하얀 수건을 가지고 왔다. 


  회사에서 아들에게 휴가를 주었다고 해서 상사인 미국인 파트너 마크 버그맨이 너무 고마웠는데 크리스천이 아니라고 한다. 


집을 나와 걸어서 근처에 있는 Museum of London에 갔는데 영국 런던의 옛 모습과 오늘의 모습을 자세히 보여주고 있었고 교복(사립학교?)을 입은 귀여운 어린이들이 교사들의 인솔하에 설명을 듣고 공부하고 있었고 입장료는 공짜다. 


로마가 미개한 영국을 목욕을 잘하도록 위생교육과 문화교육을 시켰다고 한 것이 있어서 솔직한 영국이 오히려 멋있고 지금의 로마는 그 찬란했던 과거만 못한 것을 보니 역사의 흥망성쇠가 재미있다. 


그곳을 나와 아들이 먼저 약을 사야 한다고 약방에 가서 알러지 약과 코에 넣는 약을 사서 지하철에서 남편과 둘이 코에 약을 넣고 흡사 마약을 하는 모양으로 수선을 피웠다. 아들은 집에 있으면 괜찮은데 나오면 알러지로 고생한다고 눈과 코에 잔디에서 나오는 가루가 안 들어가야 한다고 코를 손으로 막고 다닌다. 


  집도 창문을 절대 열지 말라고 하는데 김치찌개를 하면서 우리 방 창문을 몰래 열어놓았더니 언제 알고 닫는다. 이곳은 8층이고 잔디도 별로 없는데 수선이다. 


나는 집에서 일어나기만 하면 창문부터 여는데 참으로 답답하다. 비 오는 날에만 문을 열어놓는다고 하는데 비가 오면 문을 닫아야 하는데 알러지가 참 무서운가 보다. 


  지하철을 갈아타고 번화한 거리인 Trafalgar Square에 가서 거리에서 사람들이 노래, 마술 같은 것도 하고 많은 상점들이 즐비한 곳을 구경하고 거대한 미술관 National Gallery에 가서 입장료는 공짜지만 도네이숀을 하고 들어갔다. 


아들은Audio Tour라고, 이어폰이 달린 녹음기를 렌트해서 그림의 번호를 누르면 그 그림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 것을 받아서 중요한 그림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설명해 주면서 그림을 감상하는데 유명한 그림들이 너무도 많았다. 


미켈란젤로, 반 고호, 라파엘, 세잔느, 모네, 렘브란트 등 유명한 화가들이 어떻게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그 그림에 대한 화법도 다 설명해 주는데 화가이고 영어에 능통하다면 며칠 동안 와서 공부해도 좋을 것이었다. 


우리는 배가 고파서 특별히 미술관에서 지정해준 그림만 보고 나왔다. 옛날에 딸하고 갔던 한국 식당을 물어 찾아가서 순두부, 된장찌개, 돌솥비빔밥을 맛있게 먹었다. 근처 ‘명품(名品)’이라고 써진 가게에 가서 제일 작은 봉지쌀을 샀는데 6파운드로 12불쯤이었다. 


된장과 두부는 없어서 못 사고 테임즈 강으로 와서 전부터 타고 싶었던 테임즈 강 하늘 높이 도는 “런던 아이”를 30분 동안 탔다. 어른은 13파운드이고 60세 이상은 10파운드이고 급행료로 돈을 배로 더 내면 오래 기다리지 않고 더 빨리 타기도 한다. 


사방이 유리로 된 타원형의 방 한가운데에 긴 나무 의자가 있고 아주 천천히 둥글게 하늘 높이 올라갔다가 내려오면 30분이고 내려오면 곧 다른 사람이 타는데 한꺼번에 20명도 더 타니 돈을 굉장히 많이 벌고 있다. 


그런 유리방이 둥글게 아주 많고 그곳에 올라가면 런던 시내와 테임즈 강과 다리들을 다 볼 수가 있는 아름다운 전망대다. 남편과 아들은 알러지로 고생이 심하고 남편은 너무나 피곤한지 코피까지 흘리고 있다.

 

  아들이 나보고 “엄마 피곤하지 않으세요?” “아니, 괜찮다.” 남편이 “네 엄마는 철의 여인이다.”라고 말했다. 간밤에 잠이 안 와 거의 잠을 설쳤지만 이렇게 좋은 관광을 어찌 피곤 때문에 망치랴. “런던 아이”가 끝나고 내려와서 지하철을 타고 "세인트 폴 교회"를 지나 집으로 오는데 어차피 유명한 교회를 구경해야 하니 들어가자고 하다. 


찰스 왕자와 다이아나가 행복하게 결혼식을 한 그 멋진 교회인데 남편이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잠깐 돌아보고 나오다. 


많은 버스들이 다 이곳 세인트 폴 교회를 통과하고 있었고 버스를 타고 이곳에서 내리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들도 딸처럼 버스는 통 타지 않고 지하철만 타는데 지하철은 오르내려야 하고 걷는 길이 많았다. 


마켓에서 마실 것과 과일을 사 가지고 가는데 아이스크림은 없다고 한다. 냉동식품은 안 파는 곳으로 큰 마켓인데 참 이상한 마켓이라는 생각이 든다. 늦은 밤 집으로 들어와서 너무나 피곤하여 목욕하고 그냥 잠자리에 들었다.


0 Comments
제목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