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남북전쟁 참전 흑인여성운동가, 160년만에 장군계급 추서

美남북전쟁 참전 흑인여성운동가, 160년만에 장군계급 추서

해리엇 터브먼, '재향군인의 날' 맞아 메릴랜드주 방위군 준장 임명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미국 흑인 여성운동가로 남북전쟁에도 참전한 해리엇 터브먼이 11일(현지시간)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뒤늦게 장군 계급으로 추서됐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메릴랜드주는 이날 도체스터 카운티에 있는 해리엇 터브먼 언더그라운드 레일웨이 주립공원에서 수십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터브먼을 주 방위군 준장으로 사후 임명했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주 주지사는 터브먼의 고향인 메릴랜드주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에 좋은 날이라면서 터브만은 미국이라는 이야기를 만든 위대한 작가 중 한명이라고 칭송했다.

이날 행사엔 터브먼의 후손인 티나 와이어트가 참석했다. 그는 터브먼은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참전용사이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해 싸울 수 있도록 자신의 모든 권리를 포기한 이타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메릴랜드주에서 노예로 태어난 터브먼은 1849년 농장에서 탈출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로 갔다.

그는 노예 해방을 목표로 조직된 비밀결사대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Underground Railroad)를 설립, 미 남부와 북부를 오가며 흑인 노예들의 탈출을 도왔다.

또한 남북전쟁에도 북군으로 참전해 간호사와 스파이 등으로 활동했으며 전시 군사행동을 지휘한 최초의 여성으로도 존경받고 있다. 


터브먼은 전쟁 이후에도 여성과 흑인 인권운동에 헌신했다.

역사의 아이콘으로서 터브먼의 위상은 지난 몇 년간 계속 높아졌다.

필라델피아시는 내년에 4.3m 높이의 터브먼 동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최근 흑인 예술가를 제작자로 선정했다.

시카고의 한 초등학교는 지난 2022년 인종차별적 견해를 가진 종전 교명을 터브먼의 이름을 따 변경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조폐국이 "사회정의에 투신한 터브먼의 이야기가 담긴 동전"이라며 '2024 터브먼 기념주화' 3종을 발행했다.

다만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16년 재무부가 터브먼을 20달러 지폐 앞면을 새로 장식할 인물로 터브먼을 선정했지만, 8년 넘게 표류 상태다.

k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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