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美 민주당 해고 칼바람…"퇴직금도 없어" 노조 반발
"정규직 직원들도 하루 전 해고 통보"…내홍 지속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미국 민주당이 대통령 선거 참패의 여파에서 아직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선거 후 당의 실무 기구인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직원들이 대거 해고 통보를 받는 등 내홍이 이어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DNC 직원 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에서 DNC 지도부가 지난주 정규직 직원들에게 하루 전에 해고를 통보했으며 퇴직금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당에서 대선 후보 선출 및 지원 등의 업무를 맡은 전국위원회에서 선거가 끝나면 직원들이 일을 그만두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선 전 지도부로부터 선거 후에도 계속 일을 할 수 있다는 약속을 받았던 정규직까지 모두 일방적으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해고 통보는 수요일인 지난 13일 밤 이뤄졌으며 통보받은 이들은 이틀 뒤인 그 주 금요일부터 일을 나오지 못하게 됐다.
해고된 직원 중에는 40년간 DNC에서 일한 직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DNC 지도부가 이번 해고 결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또 추가 감원 계획이 있는지 등을 직원들과 공유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에 해고된 직원들이 퇴직금도 받지 못했다며 "DNC의 고위 지도부는 충실한 직원들이 임대료, 의료비, 육아 비용을 위해 분투하도록 방치하기로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고된 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고 해고에 대한 정보를 직원들에게 투명하게 밝히라고 DNC에 요구했다.
다만 DNC 측은 이번 해고가 당과 노조가 합의한 근로 계약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DNC는 성명에서 모든 선거 주기마다 "정치 조직들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규모를 키우고 그 주기가 끝나면 능력 있고 근면한 직원들과 헤어져야 하는 것이 우리 업계의 힘든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DNC는 노조와 합의한 근로 조건을 충족했지만 DNC 가족들이 느끼는 좌절감을 공유하며, 팀의 모든 구성원이 이번 과도기를 지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P는 민주당이 선거 패배 후 당의 정체성을 재정비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맞설 인물을 찾으려 분투하는 와중에 닥친 직원 해고 문제가 당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일과 별개로 앞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캠프가 대선 패배 이후 재정난에 시달리며 여전히 기부금을 요청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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