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올해도 밤하늘 찾아오시네…성탄절 이브부터 전세계 생중계

산타 올해도 밤하늘 찾아오시네…성탄절 이브부터 전세계 생중계

북미항공사령부 69년째 산타 추적 임무…24일 밤부터 지도위 실시간 중계
북극서 썰매타고 이륙해 수십억개 선물…작년엔 부산·서울 지나 평양 방문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전쟁과 질병으로 얼룩졌던 올해 지구촌에도 성탄절 하루만큼은 사랑과 축복을 나눠주려는 산타클로스가 전세계 밤하늘을 돌며 썰매를 타고 야간 비행에 나선다.

20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가 공동 운영하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한국시간으로 24일 오후 6시부터 산타의 비행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웹사이트 등으로 중계한다고 밝혔다.

산타는 루돌프 여러마리가 끄는 썰매를 타고 북극에서 이륙한 뒤 예년과 마찬가지로 날짜변경선을 따라 태평양 상공으로 남하한 뒤 서쪽으로 이동하며 수십억개의 선물을 뿌릴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스 커닝엄 미 공군 중장은 AP 통신 인터뷰에서 북극에서 이륙하는 산타를 처음 포착하는 곳은 알래스카와 캐나다의 NORAD 레이더이지만 태평양에서부터는 인공위성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겠지만 붉게 빛나는 (순록) 루돌프의 코는 많은 열을 발산한다. 그런 열원(熱原)을 통해 위성들이 산타를 추적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반도의 경우 작년에는 제주와 부산, 서울 등 순으로 이동하며 경복궁 등 한국내 명소를 찍고 평양을 거쳐 중국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우주로도 찾아가 우주비행사들이 머무는 국제우주정거장(ISS) 주변을 맴돌기도 했다고 NORAD는 전했다.

잠재적 적국의 위협으로부터 북미 대륙 상공을 지키는 NORAD는 1956년부터 69년째 산타의 비행 경로를 실시간 추적해 어린이들에게 알려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작은 미·소 냉전이 본격화하고 핵전쟁의 공포가 전 세계를 위협하던 1955년 걸려온 잘못된 전화였다고 한다.

현지 백화점이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한 신문에 게재한 '산타에게 전화걸기' 이벤트 광고의 전화번호가 잘못 기재된 탓에 NORAD의 전신인 대륙방공사령부(CONAD)에 어린이들의 전화가 쇄도했다는 것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당시 긴급사태 전용 '레드폰'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은 해리 W. 슈프 공군대령은 한 어린이가 작은 목소리로 크리스마스에 받고 싶은 선물 목록을 읊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슈프 대령은 "그 아이는 좀 더 말을 이어가다가 숨을 들이쉬고는 '당신은 산타가 아냐'라고 말했다"면서 순간적 기지로 "호, 호, 호! 맞다. 난 산타클로스다. 넌 착한 아이니?"라고 답해야 했다고 1999년 AP 통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털어놨다.

그날부터 며칠간 CONAD에는 미국 곳곳의 어린이들로부터 하루 50통이 넘는 전화가 걸려왔고, CONAD의 한 직원은 재미삼아 북극에 산타와 순록이 끄는 썰매를 그려넣었다.

그리고 같은해 12월 23일 AP 통신은 콜로라도 스프링스발 기사에서 "산타클로스가 CONAD로부터 이번 금요일 미국으로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받았다"면서 산타가 '크리스마스를 안 믿는 이들'로부터의 잠재적 공격으로부터 보호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듬해부터 CONAD와 후신인 NORAD는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산타의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전달해주는 이벤트를 이어오고 있다. 일각에선 이러한 유래의 진위를 의심하기도 하지만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슈프 대령은 2009년 별세했다. 그는 생전 전 세계의 부모들로부터 자녀의 동심을 지켜준데 감사하는 많은 편지를 받았다고 한다.

한편, 영어와 한국어 등 9개 언어로 제공되는 NORAD의 산타 추적 홈페이지(https://www.noradsanta.org)에 따르면 산타가 타는 썰매의 이륙중량은 젤리사탕 7만5천개분이고, 산타의 체중은 260파운드(약 118㎏)다.

추력은 9 RP(reindeer power·鹿力·순록 한 마리가 낼 수 있는 힘)이고 최고속도는 별빛보다 빠르며, 건초와 귀리, 당근을 연료 삼아 6만t의 짐을 싣고 이륙할 수 있다고 NORAD는 전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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