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패닉 바잉 끝났다…미국 자동차 판매 둔화 조짐
판매가도 줄줄이 인상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2분기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미국 내 판매량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관세 패닉 바잉' 현상이 사라지면서 지난달 들어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는 2분기 판매량이 7%가량 늘어 미국 시장 1위 자리를 지켰다.
같은 기간 포드는 할인 프로그램 등에 힘입어 판매량이 14.2% 늘었고 도요타자동차 북미법인도 판매량이 7.2% 증가했다.
2분기 자동차 판매 증가는 미국 소비자들이 관세로 자동차 가격이 오르기 전에 서둘러 구매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찰리 체스브로는 "4월과 5월에 판매를 촉진했던 선행 수요가 이제 대부분 충족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몇 달 동안 소비자 수요가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들어 수요 둔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기아 미국법인의 경우 6월 현지 판매량이 6만3천849대로 작년 동월(6만5천929대)보다 3% 줄었다. 일본 자동차 업체 스바루도 6월 인도량이 16% 감소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랜디 파커 현대차 북미법인 최고경영자(CEO)는 "하반기는 어려울 것이다. 역풍이 많이 불고 있다"면서 "금리는 여전히 매우 높고 정치적 소용돌이도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현대차 미국법인의 6월 현지 판매량은 6만9천702대로 작년 동월(6만7천631대)보다 3% 증가했다.
가격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도요타가 이달 1일부터 미국에서 자동차 판매 가격을 평균 270달러(약 37만원) 인상한다고 보도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지난달 18일 미국 내 판매 가격을 평균 2.1% 인상했고, 스바루도 6월에 생산한 차량부터 가격을 올렸다.
포드는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가격을 이미 인상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4월 3일부터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비축해둔 '비관세' 재고 차량으로 버텨왔지만 이마저도 소진되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수십억달러의 관세 비용을 감당하면서 이미 높은 자동차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k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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