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쇠고기 등 관세 철폐 조치에 호주·뉴질랜드·인도 '반색'
호주, 대미 육류 최대 수출국…인도는 차·커피·향신료 등 수출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기 위해 쇠고기 등 일부 농축산물의 상호 관세를 철폐하자 호주·뉴질랜드·인도 등 해당 품목 수출국들이 일제히 환영하며 수출 확대 기대감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시간 지난 14일 쇠고기, 커피, 토마토, 바나나·파인애플 등 열대과일, 견과류, 향신료 등 농축산물 200여종에 대한 상호관세를 면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대해 전날 페니 웡 호주 외교부 장관은 "관세 철폐를 환영한다"면서 "이는 호주산 쇠고기 생산업자들에게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호주는 미국산 쇠고기보다 낮은 가격 등을 앞세워 매년 15만∼40만 톤(t)의 쇠고기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44억 호주달러(약 4조2천억원) 어치를 수출해 미국에 육류를 가장 많이 수출한 국가가 됐다.
호주산 쇠고기는 특히 패스트푸드 체인점 등에서 인기가 높다.
이와 관련해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은 호주가 미국산 쇠고기 등 농축산물을 충분히 수입하지 않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호주 정부는 이후 소해면상뇌증(BSE·광우병) 우려로 2003년부터 시행해온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제한을 완화했다.
토드 매클레이 뉴질랜드 통상부 장관도 성명을 내고 "이번 관세 철폐 결정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이라면서 "수개월간 불확실성과 높은 비용에 직면해 온 (뉴질랜드산 농산물) 수출업체들에 환영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뉴질랜드와 미국의 무역 관계가 균형 잡혀 있다면서 다른 뉴질랜드 수출품에 대한 상호관세 철폐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질랜드 정부에 따르면 이번 상호관세 면제 품목의 대미 연간 수출량은 약 22억1천만 뉴질랜드달러(약 1조8천억원)로 이 나라 대미 전체 수출의 약 25%를 차지한다.
인도에서도 농산물 수출업체들이 이번 조치로 혜택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자히 사하이 인도수출기업연합회(FIEO) 사무총장은 로이터에 이번 결정으로 "프리미엄·특수·고부가가치 상품의 (대미 수출)공간이 열렸다"면서 연간 25억∼30억 달러(약 3조7천억∼4조4천억원) 규모의 대미 수출이 상호관세 면제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했다.
인도의 차·커피·향신료·캐슈너트 등 수출업체들은 지난 8월부터 50%로 치솟은 상호관세 부담 때문에 대미 수출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관세 인상 이후 지난 9월 인도의 대미 수출은 54억3천만 달러(약 7조9천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약 12% 줄었다.
하지만 인도의 무역·농산물 수출 정책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가 인도 농가와 해당 품목 수출업체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인도의 무역 협상에도 긍정적인 신호라고 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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