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의 거인' 소니 롤린스 별세…모던재즈 구축한 색소폰 거장

'재즈의 거인' 소니 롤린스 별세…모던재즈 구축한 색소폰 거장

95세로 뉴욕서 타계…그래미 평생공로상 영예도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존 콜트레인과 함께 현대 재즈의 기틀을 마련한 '재즈의 거인' 소니 롤린스가 별세했다. 향년 95세.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롤린스가 뉴욕 우드스톡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사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테너 색소폰 연주자인 롤린스는 1950년대 비밥의 개척자인 찰리 파커에 이어 하드밥 장르를 완성한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동시대 재즈 연주자들이 코드 진행에 맞춰 솔로를 풀어나갈 때 곡의 단순한 멜로디 조각을 뒤집고, 늘리고, 리듬을 바꿔 솔로를 확장해 나가는 독창적인 즉흥 연주 기법을 선보였다.

또한 롤린스는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을 만큼 개성적인 색소폰 음색으로 팬들을 매료했다.

동시대 색소폰 연주자들이 비브라토를 최소화한 가벼운 톤을 선호하던 1940년대 후반 롤린스는 풍성하고 단단한 음색으로 자신을 차별화했다.

그는 60년이 넘는 현역 활동 기간 60장 이상의 공식 앨범을 남겼지만 1956년에 발표한 '색소폰 콜로서스'는 불멸의 재즈 명반으로 평가받는다.

'드럼의 대통령'으로 불렸던 맥스 로치와 함께 녹음한 이 앨범에서 롤린스는 대담한 화성악적 상상력을 통해 완벽한 솔로를 전개하면서 재즈 즉흥 연주를 실시간 작곡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방가르드와 퓨전 등 다양한 스타일을 넘나든 롤린스는 전통에 구애받지 않는 연주자였다.

1960년대에는 피아노를 과감히 제외하고 색소폰과 드럼, 베이스로만 구성된 '피아노 없는 트리오'라는 실험을 통해 재즈의 구조적 자유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재즈의 거장이라는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는 실험을 강행했다.

1985년에는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반주 없이 2시간 동안 즉흥 연주를 펼치는 솔로 콘서트를 열었고, 같은 해 도쿄에서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테너 색소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협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1981년 롤링 스톤스의 앨범 '타투 유'에는 색소폰 세션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롤린스는 평생 궁극의 사운드를 향한 탐구를 지속한 구도자적 면모로도 유명하다.

그는 1959년 "매일 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원하는 연주를 할 능력을 잃어버렸다"며 돌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이웃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뉴욕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 다리 아래에서 홀로 밤새도록 색소폰을 연습한 그는 3년 후 '다리'라는 의미인 '더 브릿지'라는 앨범으로 재즈계에 복귀했다.

찰리 파커나 존 콜트레인 등 요절한 재즈계의 거장들과 달리 장수한 롤린스는 말년에 사회적인 존경을 받았다.

그래미상 2회 수상자인 그는 2004년 그래미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또한 2010년에는 미국 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고, 2011년에는 미국 국가예술훈장과 케네디 센터 공로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그는 2012년 폐섬유증 진단을 받은 후 마지막 무대에 선 뒤 연주를 중단했다.

롤린스는 생전 인터뷰에서 "진짜 연주는 무의식의 영역에서 일어나며, 그 순간에는 진부한 표현이 나오지 않는다"라며 "진짜 연주에 몰입할 때 내 머릿속은 완전히 하얗게 비워진다"라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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