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식당에서도…BTS 테마로 꽉 채운 라스베이거스의 낮과밤

미술관·식당에서도…BTS 테마로 꽉 채운 라스베이거스의 낮과밤

'BTS 더 시티 아리랑'…도시 전역 카페·클럽·모노레일 등과 협업

아르떼, 개관 이래 최다 관객…'아리랑 콤보' 즐기려 고깃집서 2시간 대기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김경윤 특파원 = 2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이날은 방탄소년단(BTS) 월드투어 행사가 없었던 미국의 '메모리얼데이' 공휴일이지만, 전날 뜨거웠던 공연의 잔열이 도시 곳곳에 남은 듯 가는 곳마다 BTS와 아미(Army·BTS 팬)의 흔적이 목격됐다.

카페에서 파는 말차 라테의 붉은 우유 거품 위에는 BTS 정규 5집 '아리랑' 로고가 올려져 있고, 한국식 고깃집에는 '아리랑 콤보'라는 이름의 고기 세트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다.

몰입형 미술관에는 정규 5집 '아리랑'의 수록곡인 '2.0'의 뮤직비디오가 4면에서 쏟아지듯 상영되고, 모노레일에는 '왓 이즈 유어 아리랑'이라는 문구가 랩핑됐다. BTS 클럽에서는 BTS 노래로만 하룻밤을 꼬박 채웠다.

모두 BTS 월드투어와 연계한 도시형 프로젝트 '더 시티 아리랑 라스베이거스'의 일부였다.

BTS 협업 전시를 진행 중인 아르떼 뮤지엄 라스베이거스는 아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No.29', '바디 투 바디', '스윔', '2.0', '인투 더 선' 등 '아리랑' 앨범 수록곡을 주제로 구현한 전시를 보러 사람이 몰리면서 이날 2023년 개관한 이래 일일 최대 관람객을 경신했다.

BTS 협업 전시가 진행되는 '아리랑 가든'에서는 아미들이 한자리에 멈춰서서 15분 분량의 영상을 보고 또 보기를 반복했다.

매슈 박 아르떼 박물관 총괄 매니저는 "평소 관람객의 4∼5배가 왔다"며 "공간 내 최대 수용인원이 750명인데 계속 그 이상의 방문객이 와서 밖에서 대기했다가 한 명이 나가면 한 명을 들여보내는 식으로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카페와 식당에도 기본 1∼2시간은 기다려야 하는 긴 줄이 늘어섰다.

한국식 고기구이를 파는 한식당에서는 대기만 최소 2시간이 걸린다는 경고에도 가게 안팎에 아미들이 하염없이 기다리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식당에 들어서면 '아리랑 깃발'이 꽂힌 생고기와 함께 '아리랑 콤보'가 등장한다. 평범한 고기구이와 떡볶이, 소면 조합이지만 BTS 멤버가 찾아왔던 식당이라는 점 때문에 아미들은 기꺼이 기다림을 감수했다.

이처럼 도시 곳곳에서 행사가 진행되면서, 길거리에서도 아미(Army·BTS 팬)들을 손쉽게 만날 수 있었다.

BTS 관련 물품을 걸치거나 들고 있기만 해도 곳곳에서 소리 없이 아미가 등장해 작은 선물을 주고 떠난다.

플로리다주(州) 잭슨빌에서 온 에이미와 데브라는 BTS 에코백을 메고 있던 기자에게 수줍게 다가서서 주머니 하나를 건넸다.

BTS 아미의 상징색인 보라색 꾸러미 안에는 사탕과 손으로 엮은 팔찌, 멤버 슈가(민윤기) 스티커, 아리랑 로고 열쇠고리 등이 담겨 있었다.

아무런 대가 없이 같은 아미라는 이유로 선물을 주고, 기쁨을 나누는 특유의 팬 문화다.

밤이면 BTS의 영향력은 한층 더 선명해진다.

라스베이거스는 이달 23일과 24, 27, 28일 저녁 11시부터 자정까지 '랜드마크 아리랑 레드 일루미네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주요 경관을 '아리랑' 상징색인 빨간색으로 물들인다.

라스베이거스의 명물 공연장인 스피어에는 BTS 광고가 띄워졌고, 에펠탑, 피라미드, 관람차 등 대형 조형물에는 붉은 조명이 더해졌다.

또 공연 후 애프터파티를 여는 클럽에서는 BTS 노래만 밤새도록 틀며 아미들이 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전날 공연 말미에 뷔가 "자려고 하는데 불꽃놀이 소리에 잠이 깼다. (호텔) 커튼을 열어보니 온통 BTS더라. 라스베이거스가 이렇게 반겨주는구나 싶었다"고 한 발언이 한눈에 이해되는 광경이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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