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관들 "위협 계속 증가"…의회에 경호예산 증액 요청

美대법관들 "위협 계속 증가"…의회에 경호예산 증액 요청

7년만에 의회 청문회 출석…"대법관 1명당 경호 인력 6명 추가해야"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7년 만에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들이 신변 위협이 급증했다면서 예산 증액을 요청했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상·하원 예산소위원회 청문회엔 진보 성향의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과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이 출석했다.

두 대법관은 대법관을 향한 폭력과 협박 위협이 크게 늘었다면서 경호 강화를 위한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럿 대법관은 몇 년 전 방탄조끼를 착용해야 했던 경험을 소개하면서 "당시 12살이던 아들에게 방탄조끼를 왜 입어야 하는지 설명해야 했다"고 말했다.

케이건 대법관은 대법관을 겨냥한 위협이 지난해보다 3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방대법원이 요청한 내년도 예산은 2억2천800만 달러(약 3천390억 원)로 지난해보다 10% 증가했다.

증가분 중 가장 큰 항목은 대법관 개인 경호다.

예산안에는 대법관 자택에 대한 24시간 경호와 함께 대법관 1명당 경호 인력을 6명씩 추가 배치하기 위한 예산이 포함됐다.

또한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대법관들의 업무를 보호하기 위한 개발자 충원과 법원 방문객의 검색 강화를 위한 예산도 포함됐다.

이 같은 예산 증액은 최근 대법관을 겨냥한 협박과 폭력 위협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연방 차원의 낙태 권리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힌 2022년에는 브렛 캐버노 대법관 자택 인근에서 무장한 남성이 암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는 배럿 대법관의 버지니아주 자택에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는 허위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청문회에서는 예산과 경호 문제를 넘어 연방대법원의 최근 판결을 둘러싼 질문도 이어졌다.

특히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2023년 도입된 연방대법원의 윤리 규정을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이 규정은 일부 대법관들이 공짜 여행과 고가의 선물을 받았다는 논란 이후 마련됐다.

대법관이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것은 2019년 이후 7년만에 처음이다.

대법관들은 매년 의회에 출석해 법원 예산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문을 받았지만, 이 같은 관행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단됐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대법원과 의회의 긴장 관계가 이어지면서 예산 청문회 출석은 재개되지 않았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지난 2023년 일부 대법관들의 공짜 여행 논란 당시 의회에 출석해 달라는 요청을 "삼권분립 원칙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거부하기도 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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