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무슬림 정치인에 '테러리스트' 비난…이슬람 혐오 논란 확산

美무슬림 정치인에 '테러리스트' 비난…이슬람 혐오 논란 확산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공격적 발언 잇따라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무슬림 후보들을 겨냥한 강경 발언이 잇따르면서 이슬람 혐오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인 토미 튜버빌 상원의원(앨라배마)은 최근 미시간주(州) 민주당 연방상원의원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압둘 엘사예드 후보에 대해 "급진적 이슬람주의자"라고 규정했다.

튜버빌 의원은 "민주당이 테러리스트를 워싱턴으로 보내기로 했다"며 "그는 미국을 파괴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엘사예드 후보를 '지하디스트'라고 지칭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공화·텍사스)은 엘사예드 후보와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을 함께 거론하면서 "유대인과 기독교인, 자본주의와 미국을 증오하는 이슬람주의자들"이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일부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발언 수위는 더 높다.

낸시 메이스 하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미국에서 공직을 맡은 모든 무슬림은 트로이의 목마이며 국가안보와 공화국에 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앤디 오글스 하원의원(테네시)은 "무슬림은 미국 사회에 속하지 않는다"고 썼다.

미국 내 반무슬림 정서를 조사하는 사회정책이해연구소(ISPU)의 사허 셀로드 국장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9·11 이후보다도 심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각종 지표에서도 미국 사회의 반(反)무슬림 정서가 강화됐다는 결과가 나타난다.

ISPU가 일반인의 반무슬림 고정관념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이슬람포비아 지수'는 2022년 25에서 지난해 33으로 상승했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는 미국 성인의 51%가 이슬람이 다른 종교보다 폭력을 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9·11 테러 발생 6개월 뒤 같은 질문에 대한 응답률은 25%였다.

반무슬림 정서가 강화되는 가운데 무슬림 정치인들의 약진도 두드러지고 있다.

현재 미 연방의회에는 무슬림 의원 4명이 있다. 2001년에는 무슬림 연방의원이 한 명도 없었다.

또한 뉴욕에선 맘다니가 최초 무슬림 시장으로 취임했다.

엘사예드 후보가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미국 역사상 첫 무슬림 연방상원의원이 된다.

다만 엘사예드 후보나 맘다니 시장을 향한 모든 비판을 이슬람 혐오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엘사예드 후보는 지난 3월 디트로이트 교외의 유대교 회당 총격 사건과 관련해 레바논계 범인의 가족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상처받은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고 발언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또한 맘다니 뉴욕시장도 유대인 단체가 폭력을 선동하는 표현이라고 비판해온 '인티파다를 세계화하라'는 구호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하게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판받았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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