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자동차 연비 기준 대폭 완화…2031년 목표 50.4→34.9마일

트럼프 행정부, 자동차 연비 기준 대폭 완화…2031년 목표 50.4→34.9마일

▶ 연방 교통부, 28일 연비 기준 최종 규칙 발표…2031년 목표 갤런당 50.4마일→34.9마일
▶ 교통부 "신차 가격 평균 1,300달러 인하"…자동차 업계 "올바른 결정" 환영
▶ 환경단체 "사실상 규제 폐지"…연방 당국도 연료 소비·배출 증가 인정

 

[사진=AI생성이미지]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연비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사진=AI생성이미지]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연비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강화된 자동차 연비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 2031년 연비 목표 50.4마일→34.9마일…연비 크레디트 거래도 폐지

연방 교통부는 28일(월) 2031년식까지 적용되는 승용차·경트럭의 기업평균연비(CAFE) 기준을 대폭 낮춘 최종 규칙을 발표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기준은 2031년식까지 차량 평균 연비를 갤런당 50.4마일(리터당 약 21.4㎞)로 끌어올리도록 했다. 새 기준은 이를 갤런당 34.9마일(리터당 약 14.8㎞)로 낮췄다.

교통부가 '자유는 저렴한 자동차를 의미한다(Freedom Means Affordable Cars)'라는 이름을 붙인 이 규칙은 892쪽 분량이다. 2022년식부터 2031년식까지 10개 연식의 기준을 한꺼번에 다시 정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체들은 연비를 해마다 2%씩 높여야 했던 기존 규정 대신, 연간 최대 1%씩만 개선하면 된다.

새 규칙은 2028년식부터 자동차 업체들끼리 연비 크레디트를 사고파는 제도도 없앤다. 그동안 연비 기준을 맞추지 못한 업체는 전기차 제조사 등 연비가 좋은 업체에서 크레디트를 사들여 기준 미달분을 메울 수 있었다. 새 규칙은 연방 관보에 게재된 뒤 60일 후 발효된다.

로이터 통신 등은 바이든 행정부가 2024년 자동차 업체들에 전기차 생산을 압박하기 위해 연비 기준을 강화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뒤집고 휘발유차 등 내연기관차를 더 쉽게 팔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 교통부 "신차값 1,300달러 인하"…업계 "올바른 결정" 환영

교통부는 이번 규제 완화로 신차 평균 가격이 1,300달러가량 낮아지고, 앞으로 5년간 1,380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신차 구매를 권했다.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덕분에 미국 가정이 원하지 않는 값비싼 전기차를 생산하도록 강제한 불법적인 명령을 마침내 끝냈다"고 말했다. 조너선 모리슨 도로교통안전국(NHTSA) 국장도 "신차일수록 더 안전한 차"라며, 이번 규칙이 차량 가격 부담과 에너지 절약 목표 사이의 균형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터무니없는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지하는 새 연비 기준을 승인했다"고 올렸다. 그는 이번 조치로 차량을 살 때 수천 달러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동차 업계는 환영했다. 존 보젤라 미국자동차혁신연합(AAI) 회장은 "법률과 현재 시장 상황에 더 잘 맞추기 위한 올바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AAI는 바이든 행정부의 연비 규제가 시장 현실과 고객 수요에 보조를 맞추지 못한 채 사실상 전기차 전환을 강제했다고 비판해 왔다.

◈ 환경단체 "사실상 규제 폐지"…연료 소비·배출 증가 불가피

연비 기준 완화는 신차 가격을 낮출 수 있지만, 휘발유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로교통안전국 스스로도 규칙 분석에서 이번 조치로 2050년까지 휘발유와 경유가 약 1,220억 갤런 더 소비될 것으로 추산했다. 또 34.9마일은 시험 기준 수치로, 실제 도로 주행 연비는 이보다 20~30%가량 낮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2024년 기준 평균 연비가 이미 갤런당 35.4마일에 이르러, 새 기준은 사실상 규제를 없앤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

시에라클럽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제조사들에 대기 오염의 프리패스를 주고, 일반 가정에는 기름값과 오염에 따른 건강 비용 청구서를 떠넘기고 있다"며 법적 대응 등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생물다양성센터의 댄 베커 기후교통캠페인 책임자는 "청정기술의 실현 가능성과 이미 도로를 달리는 수백만 대의 고연비 차량을 무시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무모한 규제 완화의 대가는 결국 소비자가 치르고, 트럼프의 우군인 석유·자동차 대기업들만 단기적인 이익을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시애틀코리안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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