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콘텐츠 수뇌부 교체…시청 지표 하락 속 기술팀과 책임 공방
▶ 바자리아·댄 린 등 해임 보도…신임 콘텐츠책임자에 피터 라이스
▶ 3분기 매출 12%·순이익 44% 증가에도 주가는 1년 새 약 45% 하락
넷플릭스가 핵심 콘텐츠 임원들을 교체한 가운데 시청 지표 악화의 원인과 사업 운영 권한을 둘러싼 콘텐츠·기술 조직 간 갈등이 드러나고 있다.
실적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콘텐츠 경쟁력과 플랫폼 운영을 둘러싼 내부 이견이 경영 과제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26일 현지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최근 벨라 바자리아 최고콘텐츠책임자(CCO), 댄 린 영화부문 대표, 캐롤리나 가르시아 오리지널 TV 시리즈 디렉터를 해임했다.
CCO 후임은 월트디즈니컴퍼니와 폭스에서 경력을 쌓은 피터 라이스가 맡게 됐다.
2020년 글로벌 TV총괄에 오른 바자리아는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스포츠 중계 등으로 사업을 넓히며 수천만 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한 인물로 평가받았다.
반면 대중성에 치우친 콘텐츠 전략으로 넷플릭스가 대형 할인점 월마트를 닮아간다는 비판도 받았다.
시청 감소 원인 두고 조직 간 이견
올해 들어 고객 한 명이 한 달 동안 시청한 날을 나타내는 유효 재생 일수와 평균 시청 시간이 감소하면서 콘텐츠 전략에 대한 논쟁이 커졌다.
기대작인 ‘초원의 집’과 ‘성난 사람들 2’도 기대한 흥행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콘텐츠 조직은 사용자환경(UI) 개편이나 앱의 노출 방식 때문에 새 시즌이 이용자에게 충분히 소개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프로덕트 조직은 콘텐츠 자체의 질이 떨어진 점을 문제로 지목했다.
이러한 책임 공방의 배경에는 기술 중심의 실리콘밸리 조직과 할리우드 콘텐츠 조직 사이의 오랜 긴장이 있다.
공동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가 회사를 이끌던 시기에는 본사의 기술팀과 콘텐츠 임원들이 권한을 나눠 가졌다.
작품 추천 알고리즘과 콘텐츠 투자를 함께 중시하는 운영 방식은 넷플릭스의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헤이스팅스가 2023년 물러난 뒤에는 기술 분야 출신인 그렉 피터스와 콘텐츠 부문을 이끌던 테드 서랜도스가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
그러나 최근 3년간 회사의 무게 중심은 200억 달러 규모 예산을 관장하는 할리우드 콘텐츠 조직으로 이동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포츠 중계·작품 편성에서도 충돌
복수의 소식통은 2024년 미국프로풋볼(NFL) 크리스마스 경기 중계 계약이 기술·프로덕트 임원과 충분한 상의 없이 콘텐츠 조직 주도로 진행돼 기술진이 당혹감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같은 해 11월 마이크 타이슨과 제이크 폴의 복싱 경기 중계 장애 역시 유사한 조직 운영 문제와 관련됐다는 설명이 나왔다.
기존에 프로덕트팀이 총괄하던 예고편과 섬네일 배치에서도 마케팅팀의 발언권이 커지며 의견 대립이 이어졌다.
영화 부문에서는 2024년 합류한 린 대표의 제작 축소 방침이 경쟁력 있는 작품을 줄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린 대표는 전임 체제의 영화 제작 편수와 예산이 과도하다고 판단해 라인업을 줄였고, 이 과정에서 스티븐 스필버그와 피터 처닌의 제안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묘한 이야기’의 더퍼 형제, ‘결혼 이야기’의 노아 바움백, ‘파이트 클럽’과 ‘조디악’의 데이비드 핀처 등 주요 창작자들이 경쟁사로 옮기거나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점도 부담으로 꼽혔다.
피터스가 추진한 게임 사업이 실패했다는 평가까지 나오면서 내부 갈등은 더 커졌다.
두 공동 CEO는 지난해 프랑스 방송사 TF1과의 제휴, 올해 워너브러더스 인수 문제에서도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적 성장과 엇갈린 주가
넷플릭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28억7,000만 달러, 약 17조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 증가했다.
순이익은 37억 달러로 같은 기간 44% 늘었다.
그러나 보도 시점 주가는 주당 63달러로, 최근 1년 사이 약 45% 하락했다.
매출과 이익이 증가하는 가운데서도 내부 갈등과 콘텐츠 전략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의구심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