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급락…달러인덱스 장중 100선 밑으로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가 한국 시간 11일 장중 한때 100선 밑으로 내려갔다.
이날 오후 2시 15분 현재 달러인덱스는 100.20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장 중 한때 99.7로 후퇴하기도 했다. 달러인덱스가 100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23년 7월 18일(종가 99.94) 이후 처음이다.
앞서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달러인덱스가 10일(현지시간) 1.83% 내린 101.02를 나타내며 2022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격적인 무역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월가는 애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달러화 강세를 이끌 것으로 예상했지만 반대 방향의 흐름이 전개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달러화 가치는 7% 이상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를 발표한 지난주에만 2% 이상 하락했다.
달러화 하락은 미국 국채 가격 급락세와 동반 진행되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이 미 국채와 달러화 등 안전자산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런 안전자산으로의 회피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러한 흐름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짚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2월 19일 정점 대비 지난 9일 기준 19% 하락한 사이 달러인덱스는 4.5% 하락했고,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2월 19일 이후 소폭 하락했지만, 이달 2일 이후 약 0.25%포인트 상승했다.
WSJ은 S&P 500 지수가 이 정도 또는 이 이상 하락한 과거 7차례의 경우 달러화는 상승했고, 마지막 7번째 사례인 2022년 1~6월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급격히 인상한 까닭에 국채 금리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WSJ은 경기침체 우려와 이에 따른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 헤지펀드의 디레버리징(차입 청산) 과정 등 기술적 요인 등으로 이러한 '이례적인' 달러화와 미 국채 금리 움직임을 설명하기 어렵다면서 "보다 근본적인 설명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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