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에 자화자찬에…트럼프, 심야 160건 '폭풍' SNS


비난에 자화자찬에…트럼프, 심야 160건 '폭풍' SNS

우파진영 게시물 폭풍 공유하며 지지층 결속 노려
"역대 최고 대통령" 자평하며 허위사실로 드러난 내용까지 공유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룻밤 사이에 소셜미디어(SNS)에 160개의 게시물을 올리면서 온라인상에서 폭주했다.

최근 낮 시간대 공식 행사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고령 및 체력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SNS상에서는 피로한 기색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영국 매체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시간으로 7시9분부터 11시 57분까지 자신이 설립한 SNS 트루스소셜에서 160개가 넘는 게시물을 올렸다.

게시물은 한때 1분에 1개 이상 올라오기도 했다. 이날 보여준 속도와 규모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SNS상에서 보여줬던 광폭 행보와도 차원이 다른 수준이었다.

게시물 상당수는 자신의 반대파를 겨냥한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군인들을 향해 '불법적 명령'을 거부하라고 촉구한 마크 켈리 상원의원(민주·애리조나) 등 6명의 야당 의원을 향해 "잘못된 행동을 했고, 그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직접 비난했다.

그는 지지층의 결속을 노린 듯 보수성향 매체 폭스 뉴스나 논객 베니 존슨, 극우성향의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 등 우파 색채가 뚜렷한 인사들의 콘텐츠를 주로 공유했다.

이런 것 중에는 버락 오바마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민주당 내 차기 대권주자 물망에 오르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 작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였던 팀 왈츠 미네소타주지사 등을 겨냥한 것들이 포함됐다.

트럼프 집권 1기 때 하원의장으로 대통령과 거칠게 대립했던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트럼프가 '눈엣가시'로 여기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소말리아 출신 첫 연방 하원의원인 일한 오마르(민주)도 대상에 올랐다.
 

자화자찬성 게시물도 많았다.

바이런 도널즈 하원의원(공화·플로리다)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치켜세우는 영상은 두 번이나 중복 게시됐다. 여기에는 "역대 최고의 대통령"이라는 다른 SNS 이용자의 논평도 붙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명확하지 않거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진 주장도 거침없이 공유했다.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았던 일론 머스크가 2024년에 대선 조작 시도를 막았다거나,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DNI)이 2016년 대선에서 러시아가 트럼프의 당선을 돕기 위해 개입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역할을 폭로할 문건을 갖고 있다는 주장 등이었다.

또 미국 내 수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가 유권자로 등록해 투표했다는 주장과,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이 바이든 대통령의 '오토펜'(Autopen·자동 서명기)을 사용해 주요 인사들의 사면을 처리했다는 주장도 공유했다.

자정께 SNS 활동을 잠시 멈춘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또다시 조지아주 주지사 선거와 테네시주 하원의원 선거에서의 공화당 지지를 촉구하며 SNS 활동을 재개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이 최고다. 그 어떤 것도 따라올 수 없다!!!"는 게시글도 두 차례나 올렸다.

withwit@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0 Comments
제목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