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활동에 기부했다면서…"머스크재단 최대수혜자는 머스크"


자선활동에 기부했다면서…"머스크재단 최대수혜자는 머스크"

측근 운영 비영리단체에 전체 기부금 80%…머스크 사업과 연관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비영리재단이 이름만 자선재단일 뿐 사실상 머스크의 사익 증진을 위한 도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140억 달러(약 20조5천억 원)의 보유자산으로 미국 10대 비영리단체 중 하나로 꼽히는 머스크재단의 지난해 세금신고서를 분석해 이같이 보도했다.

머스크재단은 지난해 4억7천400만 달러(약 6천965억 원)를 기부했다.

문제는 전체 기부금의 80%에 가까운 3억7천만 달러(약 5천437억 원)가 머스크의 측근이 텍사스에서 운영하는 '더 파운데이션'이라는 비영리단체에 건너갔다는 것이다.

이 비영리단체는 운영자뿐 아니라 활동까지 머스크와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머스크는 텍사스에 자신의 왕국을 건설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텍사스에서 왕성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테슬라와 함께 우주기업 스페이스X, 지하터널 굴착업체 보링컴퍼니의 본사는 텍사스에 위치했다.

또한 테슬라의 대규모 공장 '기가 텍사스'뿐 아니라 다양한 연구시설도 텍사스에 근거를 두고 있다.

머스크재단이 거액을 기부한 더 파운데이션은 텍사스의 머스크 회사들 주변에서 초등학교를 운영하는 재단이다.

사실상 머스크가 운영하는 회사 직원들의 자녀 교육을 위한 역할을 담당하는 단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이 재단은 향후 고등학교와 대학교 설립까지 계획하고 있다.

머스크재단은 2022년 이후 더 파운데이션에 기부한 돈은 총 6억700만 달러(약 8천900억 원)에 달한다.
 

머스크재단이 기부금을 건넨 다른 단체들도 어떤 식으로든 머스크와 연결고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페이스X가 로켓 제작 및 발사시설을 운영하는 텍사스 남부의 비영리 단체나 머스크 아들이 졸업한 로스앤젤레스(LA)의 학교가 머스크재단의 기부금을 받았다.

특히 머스크재단은 머스크의 유대인 혐오 발언이 논란이 되자 유대인 단체에 기부금을 내기도했다.

머스크재단은 다른 억만장자들이 설립한 비영리단체들과 운영방식도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비영리단체의 경우 전문가들이 팀을 구성해 자선활동의 방향을 결정하지만, 머스크재단의 직원은 머스크 본인을 포함해 무급 자원봉사자 3명뿐이었다.

머스크는 지난 2001년 재단을 설립한 뒤 지금까지 테슬라의 주식 1천800만주를 재단에 넘겼다.

한편 머스크는 최근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재단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렵다고 느끼는 부분은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돈을 기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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