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억배럴 비축유 풀까…"중국은 14억배럴 원유 보유"


트럼프, 4억배럴 비축유 풀까…"중국은 14억배럴 원유 보유"

"전략비축유 방출, 유류세 유예 등 검토"
휘발윳값 급등에 중간선거 빨간불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으로 치솟은 유가를 안정시키고자 전략 비축유 방출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9일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던 국제 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의 조기 종식 가능성을 언급한 뒤 10일 80달러대로 내려간 상태다.

유가 급등 여파로 미국 내 소매 휘발윳값은 2024년 8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으며, 이에 따른 가계 부담과 물가 상승 압박은 중간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부담을 주고 있다.

유가에 발목 잡힌 트럼프의 '카드'는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G7(주요 7개국) 회원국들과 함께 전략 비축유를 공동 방출하는 방안을 비롯해 연방 유류세 징수를 중단하거나 미 재무부가 원유 선물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방안 등을 살펴보고 있다.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에너지 정책팀은 '장대한 분노' 작전(대이란 공습 작전)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에너지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탄탄한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고, 계속 실효성 있는 대책을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택할 가능성이 큰 방안으로 전략 비축유 방출을 꼽는다.

미국을 포함한 G7 재무장관들은 유가가 폭등한 9일 성명을 내고,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안정화를 위해 전략 비축유의 공동 방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방출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라고 했다.

다른 옵션인 유류세 징수 중단은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 데다 세수 손실이 크고, 원유 선물 시장에 정부가 개입하는 방안의 경우 실제 가격 변동성을 잘 통제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전략 비축유는 1970년대 석유 파동 이후 도입된 제도로, 현재 최대 비축 용량의 약 60%인 4억1천500만배럴의 원유가 확보되어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의 글로벌 에너지 정책 센터에 따르면 중국의 전략 비축량은 이보다 훨씬 많은 14억배럴로 추산된다.

미국의 전략 비축유 법을 보면 대통령은 미국의 안보·경제 위기 상황에 따라 재량껏 비축유 유통을 결정할 수 있다.

지금껏 미국이 전략 비축유를 푼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전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2021년 코로나 봉쇄 직후 유가가 급등하자 국가 간 공조 차원에서 5천만배럴을 방출했고, 2011년 리비아 반정부 시위로 원유 공급망이 흔들리자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3천만배럴을 방출한 바 있다. 


전략 비축유 방출, 유가 잡을까백악관 내부에는 전략 비축유 방출을 망설이는 기류도 만만찮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우선 정치적 부담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전략 비축유 방출을 두고 지난 몇년간 비난을 퍼부었는데, 이번에 자신들이 방출을 결정하면 이에 따른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물류 문제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 때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는 과정에서 관련 시설이 손상돼 보수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비축유의 추가 출고나 재확충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쓴 전략 비축유 재고를 다시 '가득' 채워놓을 것이라고 공언하지만, 추가 비축도 현실적 난관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68달러대였던 작년 초의 기준으로도 추가 비축 비용이 200억달러(약 29조원)에 달하는데 미 의회가 승인한 정부의 원유 구매 예산은 이같은 비용의 1%도 못 되는 1억7천100만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번 유가 급등을 촉발한 직접적 원인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다. 페르시아만 입구에 자리한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수송로이자 전략적 요충지다.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반격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섰고 이 여파로 유조선들의 운항이 어려워졌고 수출길이 막힌 중동 산유국들이 감산에 나서면서 공급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컨설팅 업체 라피단 에너지 그룹의 밥 맥널리 회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현존하는 그 어떤 정책 수단으로도 이 정도 규모의 수급 차질을 메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결국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재개 외에는 그 어떤 대안도 없다고 본다"고 했다.

ta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0 Comments
제목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